I. 교환 파견 동기
‘후회없이 살자’
제 행동의 원동력인 가치관입니다. 나중에 대학을 졸업하고 인생에 회의감이 들 때, ‘대학 다닐 때 교환학생 한 번 가볼 걸’이라는 생각이 꼭 들 것만 같았습니다. 후회하는 것보다는 걱정되지만 용기 내 교환에 지원하는 것이 가장 후회가 없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현재 인문대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학생때 해외로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도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지만, 학생 신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지금이 아니면 못 할 경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교환 파견을 선택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학 생활에서 제일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개인적으로 ESG와 지속가능한 경영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특히 독일은 이와 관련해 상당히 우수한 국가라고 익히 들어왔고, 베를린 공과대학의 경우 ‘Sustainable Management’학과가 있어서 제 관심사를 잘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외에도 친환경적 환경보호 정책, 재생 에너지 사용 등 독일의 사회적인 인식도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게 되며 교환학생을 통해 꼭 직접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베를린은 예술과 자유의 도시로 유명한 도시이기 때문에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독일의 수도인 만큼 제 식견을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독일의 경우 ESG 경영 선도 국가 중 하나로 꼽히고 사회 제도도 잘 돼 있습니다. 간단한 예시로는 ‘pfand’(판트)가 있습니다. 판트는 보증금 환급 제도인데, 독일에서 페트병이나 유리병 등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구매할 때 제품의 가격+보증금 가격이 함께 결제됩니다. 보증금 가격은 약 몇 백 원 정도인데, 다 쓴 페트병 등을 마트에 있는 판트 기기에 넣으면 보증금 영수증이 나옵니다. 해당 영수증은 판트 기기가 있는 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결제할 때 제시하면 그만큼 가격이 할인됩니다. 생각보다 가격이 쏠쏠해서 제가 살았던 기숙사에서 다른 친구들이 버린 페트병이나 맥주병을 열심히 모으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베를린은 이민자가 많은 도시이기 때문에 영어가 상당히 잘 통하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독일어를 못해도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이며, 시민들 역시 대부분 영어 실력이 상당합니다. 저는 초급독일어 1 수준의 독일어 실력이었고 대부분 영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럼에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만 독일어를 잘한다면 훨씬 재밌는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에서 제가 베를린은 예술의 도시라 칭했는데, 그만큼 재밌는 행사들도 많습니다. 제가 귀국할 때는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열렸었는데, 한국에 돌아오느라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곳 근처에도 가보고 영화제 홍보 포스터도 보고 영화제가 열리는 도시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풍부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1-1. 예약
저는 미리 한국의 주한독일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았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비자는 꼭 한국에서 미리 받아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이자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국제도시입니다. 즉 베를린의 외국인청은 항상 업무가 과다한 상태이며, 외국인청에서 비자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수요도 항상 높습니다. 비자를 받으려면 한국이나 독일이나 온라인으로 ‘테어민’, 즉 예약을 미리 잡아야 하는데, 독일의 경우 학기 초에 테어민을 잡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물론 저와 같이 베를린에서 수학하셨던 다른 교환학생들 중 끝까지 비자를 못 받은 분은 없었지만, 비자 테어민 때문에 학기 초 독일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은 그에 비해 테어민 난이도가 훨씬 쉬운 편이지만 미리미리 일정 체크를 잘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한독일대사관의 비자 예약창의 경우 3달 전에 날짜가 열립니다. 예를 들어 7월 초에 비자 인터뷰를 하고 싶다면 4월 초에 예약창에 들어가야 7월 초 날짜로 쉽게 테어민을 잡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 비자 예약은 딱히 서류를 요구하지는 않고, 개인정보와 메일 주소 정도만 입력해도 쉽게 예약을 잡을 수 있으니, 아직 독일 대학 측에서 입학 허가 서류가 오지 않았더라도 미리 예약을 잡아야 합니다. 비자 발급에는 통상적으로 한 달 정도가 걸리는데, 따라서 9월 초에 출국하실 예정이라면 그 전에는 비자를 받아야 하고, 늦어도 7월 중으로는 비자 예약을 잡아야 하니, 4월부터 일찍 예약을 시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아침 7시에 예약창이 열린다고 해서 저는 4월 초 아침 7시에 7월 초 예약을 잡았습니다. (제 출국일은 9월 초였습니다)
1-2. 서류
서류가 생각보다 많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몇 가지 서류에 대해 언급 드리자면, 우선 영어로 진행된다는 강의계획서가 필요한데, 이는 나중에 교환학생 절차 밟으시면서 사이트 접근 권한을 얻게 되면 쉽게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험 서류와 ‘슈페어콘토’라고 불리는, 폐쇄계좌 서류입니다. ‘슈페어콘토’가 조금 생소하실 것 같은데, 쉽게 말해 교환학생의 재정보증입니다. 보통 비자를 받으려면 계좌에 일정 금액 이상 있다는 재정 보증이 필요한데, 다른 나라의 경우는 이를 통장 계좌 잔고 증명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는 ‘슈페어콘토’를 통해 재정을 보증하는데, 독일 정부에서 지정한 월 최저 생활비를 체류하는 기간만큼 미리 슈페어콘토로 묶어놓는 것입니다. 슈페어콘토에 묶어놓은 돈은 독일에 입국 후 활성화하면 체류기간동안 자신이 넣어놓은 생활비를 달마다 자신의 독일 계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934유로*6개월이었으므로 총 5604유로를 슈페어콘토로 묶어놓았습니다. 800만 원이 넘어가는 돈을 한 번에 송금해야 하고, 이 돈은 자유자재로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산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또한 자신의 계좌에 출금 금액 제한이 걸려있다면 미리 제한을 해제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Expatrio’(엑스파트리오)를 통해 공보험, 여행자보험, 그리고 슈페어콘토 서류를 마련했습니다. 엑스파트리오는 일종의 대행 회사로, 손쉽게 공보험, 여행자보험, 슈페어콘토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대사관에 서류를 가져가실 때 주의해야할 사항은, 보험과 슈페어콘토 서류는 꼭 커버 날짜가 나와있는 것으로 갖고 가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입학 허가서의 경우 기억상 23-2 교환 기준, 4월 중순-말 즈음에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베를린 공과대학의 경우 교환학교 담당자님께서 일처리가 상당히 빠르시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외 서류의 경우는 꼼꼼하게 잘 살펴보시고 준비하신다면, 별 탈 없이 비자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플랫을 따로 구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기숙사에 살았으므로 기숙사에 대해 서술하겠습니다. 기숙사의 경우는 6월 중순 즈음에 교환학교 측에서 메일을 받았습니다. 독일의 경우 독일 대학이 직접 기숙사를 운영하는 경우보다 stw(studierendenWERK) 측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stw berlin은 베를린에 있는 대학의 기숙사와 Mensa라 칭하는 학생 식당을 운영합니다. 베를린 공대의 교환학생은 총 세 개의 기숙사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Siegmunds Hof – Haus 1(이하 지그문트), Hans und Hilde Coppi, 그리고 Hubertusallee입니다.
Hubertusallee는 베를린 공대 본 캠퍼스에서 멀며, 제일 방이 적습니다. 그리고 제일 비쌉니다. 그래서 주변 한국인들 중에서 Hubertusallee에 지원했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Hans und Hilde Coppi는 베를린 공대 본 캠퍼스에서 제일 먼 편(대중교통으로 45분)이지만 가격은 지그문트와 비슷한 편이며, 한 플랫에 세 명 정도의 사람들과 부엌과 화장실을 공유하고, 개인 방이 넓은 편입니다. 지그문트에 비해서는 한국인에게 할당된 방이 적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된다면 조용하고 쾌적한 편이라 만족감이 높은 편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그문트는 제가 살았던 기숙사입니다. 교환학생 전용 기숙사로 베를린 공대 본 캠퍼스에서 걸어서 15분 정도로 상당히 가깝습니다. 또한 기숙사 바로 앞에 s반이 다니는데 s반 노선도 상당히 좋고 공항이 종점인 s9번 노선도 있어서 공항에서 s반타고 기숙사로 오기 편합니다. 다만 개인 방이 작은 편이고, 부엌과 화장실 샤워실 전부 공용인데 한 층에 20명이 넘게 살기 때문에 시끄럽고 위생 상태가 깨끗한 편은 아닙니다. (매일 청소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일정 수준의 위생은 유지합니다) 특히 지그문트의 소음 수준이 심각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방음이 잘 안되는 편인데, 공용 공간에서 파티가 자주 열려 항상 시끄럽습니다. 기숙사 안내 책자에도 조용한 것을 원한다면 지원하지 말라고 설명돼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한국인 교환학생이 10명 넘게 살 정도로 세 기숙사 중 티오가 제일 많고 될 확률도 제일 높습니다. 그리고 다른 국가에서 온 다양한 교환학생들과 교류하고 친해질 기회가 많고 한국인들도 많이 살아서 서로 모여 음식을 해 먹고 재밌게 명절을 보낸 추억이 가득합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제가 교환한 학기의 경우 학생증이 더 이상 학생 교통권으로 쓰이지 못해 이전학기보다 기여금이 훨씬 줄었습니다. 63유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신 학생증이 교통권으로 기능을 못해 매달 49유로 티켓을 정기적으로 결제해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매트리스 커버, 이불과 베개의 경우 기숙사 입주 절차를 밟을 때 슬립 웰 패키지를 살 수 있습니다. 가격은 64유로 정도로 꽤 비싼 편이지만, 무겁게 따로 사 올 필요 없이 바로 하우스마이스터에게 받아서 올라올 수 있습니다. 이불의 두께는 적당한 편입니다.
기숙사 월세는 지그문트 기준 352유로였으며, 매달 초에 나갔습니다. 공보험비는 매달 중순 120유로씩 나갔습니다. 기숙사 보증금은 두 달치 월세이며(약 700유로) 퇴사 후 한 달 정도 후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독일에 입국 후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유심의 경우 정말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알디 유심입니다. Aldi라는 마트에서 유심 스타터팩을 구입하고 활성화하면 됩니다. 저는 조금 특이한 편이었는데, Vodafone사의 e-sim을 사용했습니다. 한국 유심을 굳이 폰에서 뺄 필요가 없고 유심을 잃어버릴 위험도 없으며 간편합니다. E-sim의 경우 Vodafone 사이트에서 한 달에 6기가 선불제(약 10유로) 옵션을 선택했습니다. E-sim을 구매 후 활성화하려면 주변 우체국에서 본인 인증을 진행해야 하는데, 어플을 깔고 주변 우체국에 가서 본인 인증하려고 한다고 하면 잘 진행해 주십니다. Vodafone은 대형 통신사 중 하나이고, 품질도 상당히 좋아서 통신 때문에 문제가 생겼던 적은 한 번도 없으며, 정말 만족하면서 썼습니다. 선불제라 귀국할 때 따로 통신비 해제할 필요도 없습니다. 입독 초반은 매일매일 바쁘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해외 로밍을 한국에서 미리 해놓고 그동안 다른 일 처리하면서 유심 개통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안멜둥(거주지 등록)의 경우도 비자처럼 테어민이 필요한데, 이 역시 미리 한국에서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달 이후 날짜가 풀리는데, 독일 도착 후 2주 이내로 안멜둥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 날짜를 잘 보고 미리 예약하면 좋습니다. 다만 안멜둥은 비자에 비해 취소표를 쉽게 잡을 수 있어서 만약 예약을 깜빡하고 못하셨다면 입독 후 취소표를 잡으면 됩니다. 주로 당일~다음 날 취소표는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간단한 서류 구비 후 예약번호와 함께 방문하면 쉽게 안멜둥을 할 수 있습니다. 독일 관공서 직원의 영어 실력은 천차만별인데, 직원이 영어를 못해도 미리 하고자 하는 말을 번역기 돌려서 준비한다면 잘 응대해주실 것입니다.
현금 환전의 경우 저는 300유로 정도 한국에서 환전해 갖고 갔습니다. 생각보다 유럽이 아직 현금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 현금이 자주 필요하긴 하지만, 그 이상으로 환전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5유로, 10유로의 작은 돈으로 환전을 많이 해가는 것이 좋습니다. 50유로나 100유로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고, ATM에서도 50유로는 많지만 5유로나 10유로짜리는 잘 없어서 작은 돈으로 많이 쪼개 갖고 오시는 편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계좌의 경우, 꼭 유럽 계좌가 필요합니다. 특히 기숙사 월세, 보험비 등은 자동이체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유럽 계좌를 개설해야 합니다. 저는 비비드 계좌를 사용했고,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모네세와 비비드를 제일 많이 썼습니다. N26의 경우 개설하려고 시도했으나 비자가 아닌 꼭 카드로 된 독일 거주허가증이 필요한 것으로 정책이 변경돼 개설하지 못했습니다. 모네세는 아직 비자가 없는 경우 많이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비비드는 비자만 있다면 쉽게 개설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안멜둥 서류를 입증하라고 알림이 오기도 하고, 안멜둥 후 받는 세금 번호를 입증하지 않으면 계좌가 잠기기 때문에 안멜둥 후 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입국 후 안멜둥을 먼저 하고, 계좌를 개설하고 슈페어콘토를 활성화하신다면 생활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 방법은 직관적인 편은 아닙니다. 학교 측에서도 따로 수강신청 방법과 성적표 받는 방법을 설명하기 때문에 크게 어렵진 않지만 한국과 시스템이 달라 헷갈립니다. 그래도 사이트에서 이것저것 클릭하다 보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Moseskonto에서 매 학기 개설되는 강의와 강의계획서를 확인할 수 있는데, 전부 개설되는 것은 아니며 거기에 없는 강의들도 많이 개설됩니다. 저도 들은 과목 중 Moseskonto에 있는 강의도 있고, 없는 강의도 있습니다. 다만 Moseskonto에서 강의계획서를 다운받을 수 있기 때문에 비자를 신청할 때 유용하고, 초기 학업계획서를 짤 때도 유용합니다.
실제로 개설되는 강의는 ISIS의 코스 검색에서 검색할 수 있고, 등록하고 싶은 강의에 참여하기 버튼을 누르면 수강신청 끝입니다. 다만 강의에 따라서는 인원 제한이 걸린 경우도 있고 수강생 폼을 제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저는 Moseskonto에서 원하는 강의를 찾고, 실제로 검색해서 나오면 등록하고, 나오지 않는다면 ISIS 개설강의 리스트에서 하나하나 찾아봤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관심있는 단과대는 단과대1(인문대)과 단과대7(경영대)이기 때문에 그 단과대에서 열리는 강의 중 영어 학부 강의를 찾아봤습니다. 만약 강의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교수님께 메일을 드렸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베를린공대에서 총 세 개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두 개는 경영대 수업이었고, 한 개는 철학과 수업이었습니다. 셋 다 즐겁게 들은 수업들이라 추천합니다.
1. Business Research Methods
경영/사회 조사 방법론과 기본적인 자료 분석 방법, 분석 툴 사용법을 배우는 강의입니다. 난이도가 쉬운 편은 아니지만, 교수님께서 제공해주시는 자료 설명이 상세한 편이며, 궁금한 점이 있으면 교수님께서 잘 설명해 주십니다.
2. Sustainable Entrepreneurship
말 그대로 지속가능한 기업가 정신에 대해 폭 넓게 다루는 강의입니다. 기업가 정신과 지속 가능성이 양립할 수 있는 것인지나 그린 워싱 같은 사례에 대해서도 배우고, 논문 인용 시 어떤 자료를 인용해야 신뢰성이 있는지 등도 함께 배웁니다. 강의 내용이 무거운 편이 아니고 내용이 재밌어서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3. Sources of Knowledge
우리가 얻는 지식이 환원적인지 비환원적인지, 지식의 원천 그 자체로 볼 수 있는지를 토론하는 토론형 강의입니다. 매주 토론 주제와 관련된 논문을 읽고 수업시간에 와서 토론하는 형식입니다. 독일의 철학 토론식 수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는 수업이었으며, 열정적인 학생들의 모습과 교수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인 수업이었습니다. 특히 토론한 내용을 적용시켜 사진 전시회에 가거나 직접 관련 활동/체험을 했는데,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철학 수업이라 쉬운 편은 아니었고, 매주 머리가 아팠지만 수업을 들으며 사고방식이 한층 깊어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수업의 경우 Moseskonto에는 없는, 이번학기에 새로 열린 수업이었습니다. 강의계획서가 없어서 따로 교수님께 요청드렸었습니다. 만약 독일의 현대 철학 수업을 듣고 싶다면 이 강의를 추천합니다.
4. 학습 방법
BRM 수업의 경우 교수님께서 어떤 방식으로 시험을 내는지 알려주시기 때문에, 알려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이전에 서울대에서 들은 수업과 관련 있는 부분은 체크했습니다. SE 수업의 경우 마지막에 3000자 영어 에세이를 내면 되는데, 주제는 자유이기 때문에 수업을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부분을 더 조사해서 냈습니다. 특히 교수님께서 올려주신 저널 랭킹 리스트를 참고해 신뢰도가 높은 저널을 인용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SK 수업의 경우 에세이를 두 개 내면 됐는데, 평소 수업을 들으면서 재밌는 의견을 메모해두고, 이를 발전시켜 에세이를 썼습니다. 평소에 수업을 들으며 인상깊은 내용들을 잘 메모해두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5.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학기 시작 전 독일어 코스는 듣지 않고, 교환 전에 서울대에서 초급 독일어 수업을 듣고 갔습니다. 초급 독일어 수업 정도라면 베를린에서 생활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생활 독일어도 어려운 독일어는 잘 안 쓰기 때문에 초급 독일어 책의 일상 회화를 익혀가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베를린공대 버디 프로그램은 꼭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버디들과 함께 베를린을 돌아다니며 몰랐던 베를린의 역사를 많이 알게 됐고 영어 회화 능력도 개선됐습니다. 다만 학기 시작 전에 하는 독일어 코스에서 많은 교환학생들이 서로 친해지기 때문에 학기 시작 전 독일어 코스는 들으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독일 대학의 경우 그냥 수업에 등록해 듣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증명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드랍 기간이 따로 있지 않고, 언제든지 수업을 취소하고 나갈 수 있습니다. 수업을 들은 것이 증명되려면 시험 등록을 하고 시험을 쳐야 하는데, 이 역시 수업마다 다릅니다. 제 경우 경영대 수업은 MTS에서 기간 내 시험 등록 후 시험을 치거나 에세이를 내야 했고, 철학과 수업은 따로 등록할 필요 없이 교수님께 에세이를 바로 제출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시험 등록에 관해서는 수업마다 다르니 공지사항을 잘 읽거나 교수님께 여쭤보면 됩니다. 성적표의 경우 교환학생은 따로 교수님께 요청해야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시험이나 에세이를 제출한 후 교수님께 메일로 성적표 양식을 보냈습니다. 베를린공대에서 ‘샤인’이라는 교환학생 성적표 양식을 주는데, 여기에 자신의 정보를 채운 후 교수님께 드리면 교수님께서 성적 처리 후 다시 돌려주십니다. 그리고 받은 개별 성적표는 TU 포털에 전부 업로드하면 베를린공대 교환 담당자님께서 모든 과목의 성적이 표시된 성적표로 반환해 주십니다. 담당자님께서 휴가 등의 이유로 자리를 비우신 경우가 아니라면, 빠르게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하루~이틀 정도 걸렸습니다.
또한 프린트의 경우 도서관 2층에서 할 수 있습니다. 동전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잔돈이 조금 필요합니다. 또한 도서관 1층에 있는 카페의 경우 커피와 빵이 저렴합니다. 저는 도서관에 있는 카페에서 종종 버디와 커피를 마셨는데 제법 괜찮았습니다. 크루아상이나 초코 쿠키도 맛있습니다. 다만 점심 시간대에는 사람이 많으니 점심 시간 전이나 후를 추천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 지그문트에 거주할 예정이라면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헤드셋이나 이어폰을 추천합니다. 기본적으로 방음이 잘 안되는 편이기 때문에 밤에 파티가 있다면 건물 전체가 시끄러운 편입니다. 평소에도 친구들이 공용공간에서 노래를 크게 틀어놓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이어폰이나 헤드셋이 있다면 조금 더 편안한 생활이 가능합니다.
- 수저도 갖고오시면 좋습니다. 특히 쇠 젓가락은 아시아 마트에서도 잘 안 팔기 때문에 젓가락을 챙겨오시면 훨씬 편합니다.
- 기본적인 문구류(네임펜, usb 등)는 조금 챙겨오시면 독일 생활 초반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 여행하는 데 필요한 자물쇠나 공병은 미리 챙겨오시면 좋습니다. 특히 공병은 샴푸나 린스, 비누 등을 소분해 여행다닐 때 갖고 다니기 좋습니다. 조그만 자물쇠는 소매치기가 많은 동네를 여행할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멀티어댑터나 usb 타입 휴대폰 충전줄 역시 여행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 휴대폰 도난방지 손목 스트랩이나 도난방지 가방도 있으면 안심이 됩니다. 특히 휴대폰 도난방지 손목 스트랩은 도난방지 목걸이에 비해 훨씬 간편해서 정말 추천합니다. 독일의 경우 치안이 대체로 좋은 편이고, 베를린의 치안도 나쁜 편은 아니지만, 치안이 좋지 않은 곳으로 여행을 갈 때는 도난 방지 물품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현지 물가 수준은 상당히 저렴합니다. 한번 장 보면 10유로 내외에서 해결했던 것 같습니다. 마트 물가는 상당히 저렴하며, 한국보다 장보는 것이 훨씬 부담이 덜합니다. 특히 생필품의 물가가 상당히 저렴했습니다. 샴푸나 린스 같은 것도 한국보다 훨씬 저렴해서 좋은 물건을 부담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인건비가 추가되는 경우(예로 들면 외식물가) 한국보다 훨씬 비싸집니다. 케밥의 경우도 길거리 음식이지만 우리나라 돈으로 만 원 가까이의 가격대이고, 식당에서 음식을 사먹는 비용이 꽤 비쌉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3-1. 식당
베를린에서 식당을 자주 간 편은 아닙니다. 제일 많이 간 식당은 학생 식당인데, 가격은 서울대 학식정도의 가격입니다. 결제는 멘자카드로 가능하며, 멘자카드는 초기에 베를린 공대 학생증을 수령할 때 같이 받습니다. 충전은 학생식당 건물에서 충전기기에 카드를 대고 현금을 넣어 충전하면 됩니다. 맛은 건강한 맛으로, 그리 맛있는 편은 아닙니다. 예전에 버디와 버디의 친구들과 함께 멘자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대화 내용이 맛없다는 내용이 절반이었습니다. 다만 가격이 저렴하고 양이 많으며 비건 메뉴가 잘 구성돼 있습니다.
3-2. 잡화
잡화는 Woolworth라는 곳을 추천합니다. 만약 기숙사의 슬립 웰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았다면 Woolworth에서 간단한 베개나 대형 담요를 구매하면 저렴한 가격에 해결할 수 있고, 나중에 처분도 간편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문구, 장난감, 공책, 부엌 물품 등 정말 가지각색 물건을 파는데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물건 품질도 나쁘지 않습니다.
3-3. 생필품, 식자재
생필품이나 장보는 것은 저는 모두 동물원역에서 해결했습니다. 동물원역은 기숙사 앞 Tiergarten역의 바로 다음 역이라 접근성이 상당히 좋습니다. 동물원역의 DM은 우리나라의 올리브영과 동일한 포지션입니다. 간단한 간식거리부터 샴푸, 린스, 화장품, 영양제 등을 팝니다. 저는 주로 DM에서 샴푸, 린스, 마스크팩, 로션 등을 샀습니다. 특히 DM의 어린이용 구미베어 영양제가 상당히 맛있습니다.
동물원역 지하에는 마트가 하나 있는데, HIT 또는 ULRICH라고 부릅니다. s반에서 내려오면 바로 마트로 연결되는 경로가 있어서 장보고 기숙사 오기 편합니다. 과일이나 채소의 품질은 떨어지는 편이지만 일요일에 영업을 해서 요일에 구애받지 않고 장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조금 더 저렴하고 좋은 품질의 상품을 찾고 싶다면 Moabit에 있는 Kaufland를 추천합니다.
3-4. 병원
저는 독일 생활동안 병원에는 가지 않았는데, 공보험의 보장 범위가 상당히 넓고(독일 외에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보장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싸서 공보험으로 독일에서 가다실 접종을 하는 친구들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독일에서 아플 때 병원은 가지 않았고, DM에서 파는 목감기차를 마셨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저는 여행을 종종 다녔습니다. 특히 베를린의 경우 브란덴부르크 공항이 있고, 브란덴부르크 공항까지 시내에서 49유로 티켓으로 s반, FEX, RE를 타고 갈 수 있어 상당히 편리합니다. 그래서 주로 비행기로 많이 여행을 다녔습니다. 캐리어의 경우 분실 사고가 잦고 추가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주로 배낭여행을 했습니다. 기숙사에서 베를린중앙역도 상당히 가까운 편인데, 기차로 여행을 한다면 중앙역으로 가면 됩니다. 그런데 도이치반은 연착이나 취소가 잦아 기차로는 여행을 잘 하지 않았습니다.
플릭스 버스도 종종 이용했습니다. 유럽은 많은 국가들이 육로로 이어져 있어 버스로 국경을 넘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국으로 여행을 갈 때 플릭스 버스도 이용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국제학생증 할인도 있어서 더욱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 기차, 비행기 모두 미리미리 티켓을 구매해야 최대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가면 꼭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들렸습니다. 유럽의 경우 수업에서 배운 유명한 작품들의 원본을 볼 수 있고 유명한 작품이 아니더라도 의미 있고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독일 학생 비자가 있다면 미술관과 박물관이 무료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환학생 간 김에 여행가면 좋습니다.
독일의 경우 뮤지엄 선데이라고, 매달 첫 번째 일요일은 미술관, 박물관이 무료 개방입니다. 베를린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모여 있는 ‘박물관 섬’이 있는데 버디들과 뮤지엄 선데이를 이용해 다양한 유물을 보고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외에도 학생 할인으로 베를린 필하모니를 볼 수 있으니 꼭 보고 오시기 바랍니다. 저는 필하모니 공연은 못 봤지만 귀국 전 피아노 공연을 보고 왔는데 정말 행복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늦은 시간 s반을 타면 노선 관계없이 이상한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s반은 파업이 아닌 이상 새벽에도 운행을 하고 항상 사람들이 꽤 타고 있지만, 그럼에도 늦은 시간 s반을 타는 것은 위험하니 늦은 시간 혼자 s반을 타는 것은 최대한 지양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베를린이 소매치기가 심한 도시는 아니지만, 같이 베를린 공대에서 수학한 친구들 중 소매치기를 당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항상 소지품 관리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최근 독일이 대마를 합법화했습니다. 합법화 이전에도 대마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이제 합법화된 만큼 마약에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저는 짐을 최소화해서 갖고 간 편입니다. 조그마한 가방 하나, 책가방 하나, 28인치 캐리어 하나가 끝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 대부분은 독일에서도 팔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면 현지에서 구매하면 됩니다. 필요한 것만 추려서 이 정도 양만 갖고 갔는데 정말 충분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서류를 비롯해 필요한 것들만 잘 챙기시면 될 것 같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난생 처음 첫 유럽이었고, 혼자 해외 살이는 처음이라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생각보다 일이 안 풀리는 경우도 많았고, 당혹스러운 일도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런데 차츰 적응을 하며 자신감이 생겼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다채로운 경험을 하며 그 모든 것이 경험이고 추억이 됐습니다. 특히 교환학생 생활을 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고, 나도 몰랐던 나 자신을 많이 알게 됐습니다. 반 년간의 베를린 생활은 한 치의 ‘후회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