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삶의 경계를 넓히고자 교환학생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고학년이 되며 전공과 진로에 있어 고민이 많아졌고 새로운 경험 없이는 같은 고민을 반복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까지 머물렀던 곳과 완전히 다른 공간에서는 어떤 경험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에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교환학생 경험을 추천하는 이유가 궁금했기 때문에, 스스로 그 이유를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체코는 유럽의 중심 부근에 위치해 있어 유럽 내 여러 국가로 이동하기 편합니다. 교환 기간 중 여러 국가를 방문하고 싶었기 때문에 유럽 중심에 있는 오스트리아와 체코 중 파견 지역을 고민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빈 필하모닉과 같은 뛰어난 문화예술로 알려져 있어 처음에는 다양한 경험을 위해 빈을 고려했습니다. 그러나 체코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친구의 조언으로 체코의 프라하를 선택했습니다. 프라하에서도 오페라나 발레 등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전반적인 물가가 빈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기 때문에 생활 면에서 만족스럽다는 조언이었습니다.
프라하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해 본 결과, 다시 파견지역을 선택하더라도 프라하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거리와 다양한 문화 행사를 즐길 수 있으면서도 다른 국가로의 이동이 편하고,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타 유럽 도시에 비해 인구 밀도가 높지 않다는 점도 프라하 생활의 장점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마켓 시즌을 제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길을 거닐 때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파견대학인 Charles University는 체코의 명문대로, 한국에서도 많은 수의 교환학생이 파견됩니다. 비교적 학교와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좋습니다.
프라하 곳곳에 캠퍼스가 지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부 건물은 구시가지의 중심부에 있어 프라하의 아름다운 건축물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제가 파견된 학부는 프라하의 중심부에서 대중교통으로 40분 정도 떨어진 신식 건물로, 다른 학부의 수업 연강이 있는 날에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구글 맵에 대학명과 학부명을 붙여 검색하면 캠퍼스의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한국과 학부/학과의 분류 기준이 달라, 원하는 전공의 소속 학부를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타 유럽 학교의 경우 Faculty of Arts가 인문대학으로 여겨지는데, 카렐대학교는 Faculty of Humanities가 따로 있습니다. 파견을 원하는 전공이 보이지 않는다면, 서울대학교처럼 각 학부마다 개별 사이트가 있으므로 여러 학부의 학과 및 강의 내용을 자세히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타 국가에 교환간 학생들도 프라하를 추천 여행지로 꼽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시 내 대중교통도 잘 되어 있고 낭만적인 분위기의 구시가지가 있습니다.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여행 시 2박으로 충분하다는 후기도 있지만, 매일 같은 곳을 가더라도 매일 색다르게 아름다웠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체코의 비자 신청 절차는 까다롭고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비자 발급을 위해서는 대학의 입학 허가서 원본이 필요하고, 입학 허가서 발급까지도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모든 과정을 미루지 않아야 합니다. 비자 신청 인원이 몰리게 되면 출국 날짜까지 비자 발급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유럽 국가에서 비자 발급 절차를 밟게 되는데, 자칫하면 불법 체류자가 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파견교 노미네이션이 완료되고 나면 3월 초에 어플리케이션 관련 안내가 오는데, 어플리케이션 단계에서 다음과 같은 서류가 필요합니다. 다른 서류는 금방 준비할 수 있지만, 지도교수님의 추천서는 미리 연락 드려 준비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Letter of purpose
- Letter of recommendation by a home faculty member
- Transcript of records
- CV
- Certificate of English proficiency on B2 Level
- Copy of passport
서류를 모두 준비해 메일에 링크된 어플리케이션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게 되면, 약 1-2개월 뒤에 입학허가서 원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서류 준비가 오래 걸려 3월 말에 어플리케이션을 완료했고, 4월 말에 입학허가서와 기숙사 신청 서류를 메일로 받았습니다. 이후 우편을 통해 5월 초에 입학허가서와 기숙사 서류 원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Faculty of Humanities의 경우 특급 국제우편인 DHL로 우편을 무료 발송해주어 원본 서류를 빠르게 한국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단 다른 학부는 우편 비용이 유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입학허가서 원본을 받게 되면 최대한 빠르게 비자 면접을 신청해야 합니다. 한국의 체코 대사관 이메일로 비자 면접 신청 양식을 작성해 보내면, 며칠 뒤 면접 일자가 확정됩니다. 비자 면접일은 신청인이 정할 수 없어 면접일을 더 늦은 날짜로 변경해야 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제가 신청했을 때 면접일자는 면접 신청일로부터 9일 뒤였습니다. 비자 면접 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1.신청서
2.여권 사진 2장
3.여권
4.경제적 지불책 입증 서류
5.거주목적 입증 서류
6.거주지 입증 서류
7.범죄 경력 회보서와 아포스티유 원본 & 번역본
8.해외 여행자 보험증 (비자 수령시 제출해도 무관함)
신청서는 자필로 수정 없이 작성해야 하며, 범죄 경력 회보서와 아포스티유를 발급받고 번역을 받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면접 신청 이후 바로 서류를 준비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경제적 지불책 입증을 하기 위해서 한화 600만원이 들어있는 통장과 통장에 연결된 실물 카드, 통장잔고 입증 서류가 필요합니다. 금액 마련과 카드 발급은 비자 신청 이전에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비자 면접일에 안국역에 위치한 체코 대사관에서 서류를 올바르게 준비해 제출하고 간단한 면접에 답하면 1-2개월 뒤에 비자 수령안내를 메일로 받게 됩니다. 면접은 형식적인 질문으로 짧게 끝났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한국어로 면접을 진행했고, 방문 목적이나 통장 자금 출처 등을 물었습니다.
저는 문서 번호가 다른 범죄경력회보서와 아포스티유를 제출하여 1차로 거절되었고, 면접일을 다시 잡았습니다.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 시기라 빠르게 재면접일이 잡혔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니 꼼꼼히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비자 수령안내를 받은 이후 비자 수령일도 메일을 통해 확정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사관과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 수령이 더 늦어질 수 있습니다.
비자 수령을 위해서는 보험을 필수로 가입해야 하는데, 가입해야 하는 보험의 최소 보장 금액이 정해져 있어 보험 비용으로 56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합니다. 보험서류는 수령 시 제출하면 됩니다. 비자 발급 비용으로는 해외결제가 가능한 카드로 3100코루나(약 20만원)를 결제합니다.
3월 초에 어플리케이션 안내를 받고, 서류 준비와 각종 신청 절차를 마무리해 6월 말에 비자를 수령했습니다. 교환신청부터 비자 수령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준비 서류가 많은 만큼, 몇 단계에서 늦어지면 마음이 더 불안할 수 있습니다.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미리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Charles University는 자체 기숙사가 프라하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Faculty of Humanities에 지원하게 되신다면 높은 확률로 프라하 8구 Faculty of Humanities 건물 옆에 붙어 있는 17.listopadu 라는 기숙사 건물에 배정받게 될 것 같습니다. 기숙사 신청은 어플리케이션 사이트에서 신청 여부를 클릭하게 되는데, 배정은 학부를 고려한 랜덤 배정으로 보입니다.
신청 시 기숙사를 학생이 직접 고를 수 없고, 기숙사 신청 유무만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배정되는 기숙사 종류는 입학허가서를 받을 때 알 수 있습니다. 기숙사 보증금은 출국 전 해외송금을 통해 미리 납부해야 합니다. 보증금은 기숙사 종류와 관계없이 5900코루나 약 36만원 정도로, 첫 달 기숙사비를 포함한 금액입니다.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대학교인 만큼 기숙사가 오래 전에 지어져 대부분의 시설이 낙후되어 있습니다. 프라하 중심부에 거주하면서 신식 시설을 사용하시고 싶으시다면 입학 허가를 받는 동시에 사설 기숙사를 알아보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설 기숙사는 대학 기숙사에 비해 비용 부담이 큰 편이며 개강 몇 개월 전부터 빠르게 마감됩니다.
첫 달 기숙사비를 지불하고 남은 보증금은 퇴거 시 돌려받게 되는데, 저는 기숙사 열쇠를 잃어버려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기숙사 열쇠를 잃어버리면 2500코루나 약 15만원을 지불해야 하니 열쇠를 꼭!!!잘 챙기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배정받은 기숙사는 프라하 8구 Faculty of Humanities 건물 옆에 붙어 있는 17.listopadu입니다. 중심지와 대중교통으로 40분가량 떨어져 있고, 근처에 도로 외 다른 시설이 없어 장을 보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을 필수로 이용해야 합니다. 기숙사 층 수 및 방 번호는 기숙사에 도착한 날 배정받게 됩니다. 기숙사 건물은 A동과 B동이 있는데, B동 건물에 특정 시간마다 열리는 작은 편의점이 있습니다. 간단한 간식 정도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건물은 매우 낡은 편이지만 한 달 기숙사비 28만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방 하나의 크기는 서울대학교의 구관 기숙사 호실보다 훨씬 넓고 창문이 큽니다. 2인 1실 두 개가 하나의 주방과 샤워실, 화장실을 공유하는 형태입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기숙사 비용: 보증금 5900코루나, 월세 약 4700코루나(기숙사별 상이)
일반 학생증 발급 무료, ISIC학생증 발급 시 320코루나
체육, 외국어 등 일부 수업의 경우 따로 수업료를 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전공 수업은 추가 납부 없이 수강할 수 있습니다.
비자 발급 시 필요한 비용으로는
비자 신청 필수 보험 비용 약 9300코루나
비자 발급 비용 3100코루나
범죄경력회보서+아포스티유 번역 비용 4만원
총 80만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파견 준비 기간 중 사소한 일로 불안할 때가 많습니다. 미리 블로그와 에브리타임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함께 지원하거나 이미 파견을 다녀온 학생과 연락해서 정보를 주고받으면 좋습니다. 저에게 연락주시면 최선을 다해 답변 드리겠습니다.
교환 기본 준비 비용부터 적지 않은 액수이므로, 각종 장학 혜택을 잘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Charles University의 수강신청은 학생 시스템 사이트인 SIS를 통해 진행하나, 제가 파견된 Faculty of Humanities는 교환학생들의 수강신청을 코디네이터 선생님을 통해 진행했습니다.
수강신청 전에 코디네이터 선생님께서 교환학생이 수강 가능한 Faculty of Humanities의 과목 엑셀을 메일로 전송해주시고, 따로 전달받은 링크에서 과목을 선택해 제출하게 됩니다. 강의 세부사항은 SIS에서 과목 검색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진행 요일 및 시간은 엑셀 파일에 적혀 있는 것이 더 정확했습니다. 수강신청 링크 제출 마감 기한은 며칠 간 넉넉하게 주십니다. 선수강이 필요한 과목이나 요일이 겹치는 과목이 아닌 경우 대부분 신청이 받아들여집니다. 교환학생 신청이 거절되었다고 공지된 과목은 개설된 전체 과목 중 3과목 정도였습니다.
Faculty of Humanities의 수강신청은 매우 쉬운 편입니다. 다른 학부의 수강신청 과정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본 학부 수강신청 기간이 타 학부 학생의 수강신청 기간보다 이르게 정해져 있어 본 학부 수강신청은 어렵지 않습니다.
만약 타 학부 강의 수강을 원하신다면 해당 학부의 타학부생 수강신청기간을 확인한 후, SIS를 통해 선착순으로 신청하셔야 합니다.선착순 신청에 실패하더라도 교수님께 메일을 드린다면 정원 외 수강신청이 받아들여질 수 있으므로 사이트에 기재된 메일로 문의 드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Faculty of Humanities의 경우 신청 학점의 절반 이상을 본학부의 강의로 채워야 합니다. 저는 타 학부 1강의 본 학부 4강의로 20ECTS를 수강했습니다. 대부분의 수업은 learning X student 와 비슷한 학생 학습 사이트인 moodle에서 주차별 공지사항과 과제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 이후 학생 메일을 통해 사이트 링크를 받게 됩니다.
Media Sociology 6ECTS
사회과학부의 미디어사회학 강의로, 매주 미디어 사회학에서 논의된 패러다임과 주요 학자들, 논문을 공부합니다. 과제의 분량이 많고 논문 읽기가 필수여서 부담스러운 수업이었지만 영문으로 설득하는 글을 작성하는 연습이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질문을 통해 각국의 학생들과 미디어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되는데, 국가가 달라도 비슷한 미디어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아 미디어의 경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Iconology: Art-historical and Philosophical Aspects of Reading the Cultural Phenomena 3ECTS
인문학부의 도상해석학 강의로, 과제와 시험 없이 출석 100%의 수업입니다. 철학 관련 내용이 자주 등장해 내용 자체는 어려웠지만 과제나 시험에 대한 부담이 없어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즐겁게 들었습니다..
Czech Literature in Translation Seminar 4ECTS
출석 점수와 2번의 에세이 과제가 있습니다. 체코의 교환학생으로서 들은 수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입니다. 체코의 문학을 통해 대략적인 체코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주요 작가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영국 분이시지만 체코어와 프라하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지고 계시는데, 수업을 듣다 보면 프라하의 아름다움에 대해 곱씹게 됩니다.
Introduction to Anthropology of Arts 3ECTS
예술인류학 개론 수업입니다. 인류학과 구분되는 예술인류학이라는 학문의 접근방법과 주요 이론, 역사 등을 배우게 됩니다. 주관식 서술형 기말 시험 한 번, 출석과 과제는 없습니다
Animation design with Moviestorm 3ECTS
Moviestorm이라는 오래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90초 이상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수업입니다. 특이하게 11월 말부터 주말을 포함해 금토일금 4일간 수업이 진행됩니다. 크리스마스에 관한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머라이어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삽입했는데, 노래를 재생할 때마다 교실의 모든 학생들이 흥얼거렸던 것이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3. 학습 방법
기숙사에서 집중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 카페나 도서관을 찾았습니다. 프라하 내에는 공부하거나 노트북을 하기 좋은 카페가 여러 곳 있습니다. 추천하는 카페는 예약제 카페인 CafeDu와 구시가지 천문시계 근처에 있는 Scout institute, 그리고 미술관 부속 카페인 KOLEKTOR 입니다. 프라하는 인기 있는 관광지이며 유럽의 중심에 있는 만큼,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모여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풍경에 자극 받아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추천하는 도서관은 1일 입장권이 유료인 프라하 국립도서관 열람실입니다. 천 원 정도를 내면 입장권을 살 수 있고, 높은 천장과 큰 창문을 가진 아름다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꼭 판타지 영화에 나올 것 같은 모습의 도서관이라 감상만 해도 즐거웠습니다.
교환학생도 카렐대학교의 전자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영문 자료를 찾을 때 서울대학교 전자도서관과 함께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카렐대학교의 학생 사이트에서 전자도서관 링크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사용 방법은 서울대학교 도서관 사이트와 비슷합니다. 도서관 회원 등록 이후 검색 필터를 이용해 필요한 온라인 자료를 찾으시면 됩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인문학부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간단한 체코어를 프린트한 학습자료를 나누어 주십니다. 체코어 수업을 따로 듣지는 않았지만 간단한 회화를 언어 어플 듀오링고나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외워 두었습니다. 완전히 알아듣지는 못하더라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덜 당황스러울 수 있었습니다. 관광지에서도 어르신들께서는 체코어만 사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에도 간단한 회화를 외워 사용하면 환하게 웃어 주시는 분들이 많아 여행이 한층 더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Faculty of Humanities는 학기 초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교환학생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는데, 이때 만들어지는 교환학생 Whatsapp 단체방을 통해 함께 카페를 가거나 여행을 갈 친구들을 찾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은 일주일간 진행되며, 같은 팀끼리 서로 얼굴과 이름을 외울 수 있습니다.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학생증 발급, 교통권 발급 등 많은 부분을 팀 리더 체코 학생이 도와주니 해당 기간 동안 많은 정보를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카렐대학교 자체적으로 Buddy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ESN에 가입하시면 친구를 사귀기 좋은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해외 친구를 만나고 싶다면 추천 드립니다.
ESN프라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회원가입 및 신청을 진행하시고, 프라하 중심부의 UK point에 방문하여 실물 카드를 수령하시면 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A.의류
유럽에도 사계절이 있을 뿐더러, 여행을 가게 되는 경우 국가마다 같은 계절에도 날씨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사계절의 옷을 적절히 챙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11월에도 반팔이 필요하거나 10월에도 패딩과 목도리가 필요한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옷의 디자인에 신경 쓰지 않으신다면 유럽 곳곳에 있는 빈티지 마켓 또는 Primark 브랜드에서 옷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옷은 체코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히트텍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히트텍 의류는 부피가 작고 따뜻해 여행 시 가지고 다니기에도 편하고 여러 겹 입기 좋아 영하 20도의 핀란드 여행에서도 유용했습니다. 수영복도 저렴한 것으로 챙겨오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날이 따뜻할 때는 물놀이를 하기 좋고, 한겨울에도 온천이나 사우나가 유명한 곳을 방문하면 수영복을 입을 일이 생깁니다. 한국에서 원하는 디자인으로 저렴하게 구매해 가면 좋겠습니다. 여름에는 자라 등 스파 브랜드에서도 수영복을 판매한다는데, 겨울철에는 판매하지 않았습니다.
압축팩을 많이 구매해두시면 유용합니다. 특히 패딩 종류를 챙겨올 때 부피가 크게 줄어들어 좋습니다. 작은 압축팩은 여행 중 속옷을 따로 챙기기에도 좋았습니다.
B. 한식
웬만한 한식은 구할 수 있으니 꼭 무리해서 사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캐리어에 남는 공간이 있다면 챙기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교환 초기에는 신경 쓸 일이 많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듣느라 바쁘기 때문에 챙겨온 간편식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 음식은 교환 기간 중 소비하면 되니 귀국할 때 짐을 줄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추천하는 한식은 블럭국입니다. 뜨거운 물만으로 몇 분 만에 국을 만들 수 있어 특히 추운 겨울철에 든든합니다.
쇠 젓가락은 파는 곳을 찾기 어려우니 쓰던 것을 챙겨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끔 프라하 한인마트 K-FOOD에서 쇠 젓가락을 팔기도 합니다.
C. 접이식 전기 포트
겨울철에 전기 포트가 있으면 따뜻한 물을 끓여 먹기도 좋고, 피곤할 때 컵라면 끓이기도 편합니다. 현지에서 전기 포트를 사면 짐이 되거나 버리기에도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접이식 전기포트를 챙겨 가서 학기 내내 잘 썼습니다.
D. 압박 스타킹
오래 걷거나 비행기를 타다 보면 다리가 붓고 아프기 쉽습니다. 압박 스타킹이나 레깅스를 입으면 도움이 됩니다.
E. 전기 매트 또는 방석 등
한겨울에는 라디에이터를 켜도 추울 때가 종종 있어 전기매트도 여유가 된다면 챙겨 오시면 좋겠습니다.
F. 가져갔지만 후회한 물건
저에게는 카메라가 의외로 후회되는 물건이었습니다. 소매치기 걱정과 짐 무게의 부담으로 여행 중 들고 다니기 어려웠고, 휴대폰 카메라의 화질이 좋아 휴대폰 카메라를 주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평소 카메라에 익숙한 편인지 고민하고 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체코는 유럽 내 국가 중에서도 매우 물가가 저렴한 편입니다. 외식 물가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한국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특히 유로가 아닌 자국 통화인 코루나를 사용해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이었습니다. 교환 기간 중 유로가 1460원대로 자주 치솟아 유로 사용 국가 여행 시 부담을 느꼈는데, 프라하 생활 중에는 환율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교환을 간 시기에는 돼지고기 목살 500g 약 6000원, 할인하는 파스타 면 약 1200원, 할인하는 파스타 소스 약 2000원, 양파 1kg 약 1200원으로 저렴한 편이었고, 예산이 매우 부족하다면 개당 120원정도 하는 마트 빵도 자주 먹었습니다.
외식 물가의 경우 대부분의 식당에서 맥주는 한 잔에 약 3000원대, 메인 요리 하나당 20000원 미만이었습니다. 팁을 요구하는 식당과 요구하지 않는 식당이 반반 정도였는데, 관광지를 벗어날 수록 팁을 요구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카페의 경우 특이하게 스타벅스의 음료 가격이 다른 카페에 비해 비쌉니다. 시즌 메뉴의 경우 톨 사이즈 한 잔이 약 7500원이었습니다. 저렴한 카페의 음료 가격은 60코루나(3600원) 평균적인 카페의 음료 가격은 90코루나(5400원) 정도입니다. 음료 양이 적은 카페가 많습니다.
프라하에도 한식당이 몇 군데 있고, 한식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하는 한인 마트가 있습니다. 추천하는 한인마트는 중심지에 있는 K-FOOD로, 고추장 한 통을 6천원 정도에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라면도 가장 저렴한 것은 봉지라면 약 1200원, 컵라면 약 2000원으로 다른 유럽 지역 한인마트에 비해 부담되는 가격은 아닙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A. 교통
학생증,ISIC을 발급받는 즉시 학생 교통권 3개월권을 구매하시면 좋습니다. 체코의 일반 성인 교통권은 30분에 30코루나(약 1800원), 1일권이 180코루나(약 1만원)인데, ISIC카드 인증을 통해 학생 교통권을 발급받는 경우 3개월에 360코루나(약 2만원) 1개월에 130코루나(약 7천원)입니다. 성인 1일 교통권보다 학생 1개월 교통권이 더 저렴하니, 꼭 학생 교통권을 발급하시길 바랍니다.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초록색 pid앱으로 체코 교통패스를 발급할 수 있습니다. 학생 교통권을 발급하시려면 개인정보에 ISIC카드를 등록하시고, 패스를 선택하여 발급하면 됩니다. Praha 0 구간을 선택하면 프라하 내 이동에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학생증이 ISIC형식이 아니라면 큰 지하철역 안내데스크에서 학생증을 보여드리고 실물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B.통신
체코에도 여러 개의 통신사가 있는데 저는 그 중 vodafone 통신사를 이용했습니다. 다른 통신사에 비해 교환학생들의 정보 글이 많고 접근성이 좋은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학생 데이터 무제한 할인 요금은 1개월에 487코루나, 657코루나, 857코루나 옵션이 있습니다.
보증금은 2000코루나이며, 3개월 요금납부 이후 한국 계좌로 반환 받거나 다음 달 요금으로 이월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중간 단계인 657코루나(약 37000원) 요금제를 사용했고 유럽 지역 내에서 달에 70기가 무료 로밍이 되므로 여행 중에도 불편 없이 사용했습니다.
매달 요금 납부일에 문자 안내가 오고, ATM을 이용해 요금을 납부할 수 있습니다. 체코 계좌와 카드가 있다면 인터넷 결제로 요금 납부가 가능합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교환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동아리는 많지 않아서, ESN프로그램이나 팀 활동을 하는 체육 수업 등을 신청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교환학생 생활 중 여행을 자주 다니게 되실 텐데, 체코는 유럽의 중앙에 위치에 어디로든 이동이 편리합니다.
A. 계절과 날씨를 충분히 고려하기.
국가마다 계절에 따른 즐길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여행을 계획하실 때 계절도 고려하시면 더 즐거운 경험을 쌓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워낙 자주 여행을 가게 되고, 학기 중에도 여행을 다닐 수 있다 보니 나중에는 계획 짜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미리 언제 어디로 가면 좋을 지 알아봐 두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스위스의 경우 겨울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다면 겨울에 방문 시 여름에 비해 즐길 거리가 적을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경우 더위를 많이 타는 분이라면 여름에 방문 시 여행 기간이 힘들 수 있습니다. 저는 비교적 온화했던 교환기간 초에 북유럽을 가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체코의 스카이다이빙은 다른 국가보다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스카이다이빙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추운 계절이 오기 전에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독일의 옥토버 페스트, 체코의 맥주 축제 등 국가마다 특별한 행사가 있는 기간도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B. 각종 학생 할인 혜택을 챙기기
ESN카드는 프라하의 UK point에서 300코루나를 내고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해당 카드로 다양한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여행 시 가장 큰 혜택은 라이언에어 10퍼센트 할인 및 무료 수하물 추가 4회입니다. 교환학생 기간 중 저가항공을 주로 이용하게 되는데 저가항공을 이용하면 수하물 추가 비용이 비행기 표 값과 비슷합니다. ESN에서 주최하는 근교 여행 행사 등도 카드가 있어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친구를 만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각종 활동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ESN카드를 신청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ISIC카드로도 유럽 내 각종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발급한 ISIC카드가 있었지만, 일부 국가의 학생 할인 혜택은 유럽 학생 위주인 경우가 있어 Charles University가 표기된 유럽 ISIC을 새로 발급받았습니다.
오페라, 발레 등 한국에서 매우 고가인 공연들도 체코에서 학생 할인을 통해 1-2만원대로 매우 저렴하게 관람하실 수 있으니 꼭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체코는 총기 허용 국가입니다. 교환 기간 중 파견교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체코 비자 신청 시 https://www.pvzp.cz/의 학생 보험이 필수입니다. 저는 다행이 보험을 사용할 일 없이 귀국했지만, 어느 국가에 방문하더라도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자 발급 시 신청해야 하는 보험의 보장 내역을 확인하시고 보험증을 잘 소지하시길 바랍니다. 해외에서 다치시는 경우 보험 가입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하고 보험이 적용되는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저의 경우 보험사에서 보험증 발급을 누락하여 체코 현지에서 메일로 다시 요청했습니다. 이 과정에도 2주 가량이 걸려 한동안 보험증 없이 생활했습니다. 출국 전 한국에서 보험증을 받아 오시면 좋겠습니다.
프라하는 관광객이 몰리는 천문시계 앞 정도를 제외하면 소매치기가 없는 편이고, 대중교통도 새벽까지 운행합니다. 관광객 대상 치안은 유럽 국가 중에서도 좋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비행기 시간때문에 공항 노숙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나름대로 추억이 되었지만 라운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를 발급받아 왔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항 노숙 시 목베개와 귀마개가 도움이 됩니다.
유로 환율이 낮을 때 최대한 많이 환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 시 유로 사용이 많고 아무리 아끼더라도 물가가 비싼 나라에서는 여행 1일 당 100유로 정도를 쓰게 됩니다. 어플의 자동 환전 기능이 유용합니다. 금액 설정 실수로 예상보다 많이 환전하게 되었는데 나중에는 더 해 두지 않은 것을 후회했습니다.
카드는 해외 결제 가능한 카드 여러 종류를 발급 받아 가시길 바랍니다. 가끔 특정 카드 결제가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럽 전역에서 배달 어플인 Wolt가 자주 쓰입니다. 최초 회원가입 시 배달비 혜택 등이 있으니 교환 기간 중 사용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체코는 생각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식민지배로 나라를 빼앗겼던 역사와 그로 인해 탄생한 문학 작품까지 다양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교환 기간 동안 한국과 체코 사이의 공통점을 지나 세계가 가지는 보편적인 문화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체코 문학 번역 세미나에서 어린이를 납치하는 체코의 도깨비 괴물 "Vodnik"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체코 학생이 "불쌍한 체코 어린이들을 끔찍한 공포, 두려움에 떨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이라고 의견을 냈을 때, 강의실 전체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그 뒤 각 국가의 학생들이 어린시절의 괴물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들을 잠들지 못하게 하는 무서운 설화 속 괴물이 전 세계에 있다는 것은 멀고 낯설게만 느껴졌던 세계가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업 이후 프라하를 관광하다 좁은 물가에서 Vodnik처럼 생긴 초록 도깨비 동상을 발견했습니다. 체코에서 발견한 체코다운 괴물이 매우 반가웠습니다. 다른 국가의 사람들이 바라보는 한국다운 한국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습니다. 문화 속의 다름과 같음이 주는 매력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매력을 알릴 수 있는 작업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프라하가 아름답고 그리운 곳으로 남게 되었듯이, 한국의 도시도 세계의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면 좋겠다는 소망도 생겼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부족한 언어 실력으로도 웃으며 소통하는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다양한 사람과 만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진 것 같습니다.
교환 생활에 성공과 실패가 있다면 누군가에게 제 교환 생활은 실패일 수도 있습니다. 교환을 가 있는 동안에는 남들보다 언어가 부족한 것, 더 많은 경험을 하지 못한 것에 전전긍긍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프라하라는 도시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온 것만으로도 충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고 없는 도시의 매력을 긴 시간동안 알아갈 수 있는 경험은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많은 경험과 도전도 분명 중요하지만, 성취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온전히 새로운 문화와 도시를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서울대학교, Charles University 그리고 국제협력본부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