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저는 처음부터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고 미리미리 준비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2학년 2학기 때부터 슬슬 동기들이 교환학생을 준비하거나 떠나는 모습을 보며 교환 학생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대학생 때만 누릴 수 있는 대학생의 특권이자 기 회라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평생 한국에서만 산 토종 한국인으로서 해외 경험이 없다는 것이 항상 아쉬웠었는데, 교환학생을 통해 최대 6개월 동안 해외에 거주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에서의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떠나 먼 타지에 뚝 떨어져 살아야 하는 큰 변화를 인생에서 꼭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도, 친구도 없이 혼자 해외에서 하나씩 해야 할 일들을 해 나가며 자립심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만나 볼 수 없는 미국의 현 지 친구들과 전 세계에서 온 국제 학생들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 습니다. 돈이 많이 들지만 그것을 상쇄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어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제가 파견된 UNC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채플 힐이라는 소도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치안, 학교 레벨, 주변 환경, 위치, 부모님의 지인 거주 등이 있습니다. 우선 UNC가 위치한 채플 힐은 학교 캠퍼스와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가 거리, 학생들이 주로 사는 주거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는 캠퍼스 타운입니다. 따라서 뉴욕, 시카고 같은 미국의 다른 대도시들보다 훨씬 안전한 동네입니다. 미국은 치안이 좋지 않은 나라인 만큼 비교적 안전하다는 이곳의 특징이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UNC는 퍼블릭 아이비리그에 속하며 미국 공립대학교 탑 5등 안에 속할 만큼 명문대입니다. 교환교의 레벨은 그렇게까지 중요하지는 않지만 나중에 유학이나 취업을 할 때 스펙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명문대인 만큼 학생들의 수준도 높아 좋은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위치 역시 고려할 대상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미국 동남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East Coast 중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위로든 아래로든 여행을 다니기 수월합니다. 버스를 타고 4-5시간만 가면 워싱턴 D.C가 있고, 뉴욕이나 필라델피아와도 비행기를 타면 금방입니다. 아래로는 플로리다가 가깝고 조지아, 테네시와 같은 다른 유명한 남부 주들도 여행이 용이합니다. 여행의 용이성뿐만 아니라 남부라는 특징 덕분에 ‘진짜 미국’ 라이프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백인이 70% 정도로 다수이고, 그 다음으로 히스패닉, 흑인, 아시안 순서로 인종 비율이 구성됩니다. 한국인은 아시안이기에 절대적 소수자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UNC는 대학교이기에 유학생들도 많고 꽤 인종이 다양하다고 느꼈습니다. 교환학생은 주로 학교 캠퍼스 내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인종적 소수자라는 것은 처음에만 어색하지 지내면 지낼수록 적응되는 것 같습니다. 아시안이라고 해서 인종차별을 당하거나 하는 일은 아예 없었습니다. 오히려 요즘은 미국에서 한국의 인지도와 인기가 많이 올라가서 한국에서 온 것이 메리트가 될 때가 많았습니다. UNC 캠퍼스 바로 주변에 Franklin St. 라는 샤로수길 같은 길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놀 때는 이 곳 식당, 카페 등에서 놀곤 했습니다. Franklin St 외에 다른 곳에 가기 위해서는 버스(무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더 멀리 가기 위해서는 차가 필요한데, 현지 미국인 학생들은 보통 차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친구들 차를 얻어 타고 다른 도시나 마트 등에 놀러가곤 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교환학생은 J-1(exchange) 비자로 올 수도 있고, F-1(student) 비자로 올 수도 있는데, 제가 갔던 해에 UNC에서 안내해준 비자 유형은 J-1 비자였습니다. 해마다 달라질 수 있으니 UNC Exchange adviser가 안내해주는 대로 비자를 발급받으면 됩니다. 비자 신청 절차는 꽤 시간과 돈이 많이 듭니다. 먼저, J-1 비자 신청을 위해 필요한 DS-2019라는 서류를 UNC로부터 받아야 하는데, 이 DS-2019를 받기 위해 UNC에서 안내해준 웹사이트에서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서류 제출 후 검토 기간이 끝나고 UNC가 DS-2019를 이메일로 발송해줍니다. DS-2019를 받았다면 이제 비자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SEVIS FEE를 납부하고, 온라인 비자 신청서인 DS-160를 작성합니다. DS-160 신청서에서는 질문 항목이 상당히 많으므로 꽤 시간이 소요되며 Application ID와 Security answer를 메모해 둔다면 중간에 튕기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후 VISA 인터뷰 수수료를 납부하고, VISA 인터뷰를 신청하면 됩니다. VISA 인터뷰는 예약제로 진행되며 예약이 빠르게 찰 가능성이 있으니 빠르게 예약을 해 주면 좋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숙소는 기숙사인 On campus housing과 자취인 Off campus housing으로 나뉩니다. 숙소 관련 정보는 학교 Housing 사이트(https://housing.unc.edu/)에서 기숙사 가격, 신청 절차, 입주 절차 등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숙사는 UNC Exchange Advisor가 안내해주는 메일에 따라 지원하면 됩니다. 기숙사 종류는 Corridor(복도형), Suite(스위트형), Ram’s village(아파트형)이 있습니다. Corridor형은 일반적인 한국 대학교 기숙사처럼 복도에 방이 쭉 있고 공용화장실/샤워실을 쓰는 구조입니다. Corridor형에 살았던 친구들의 후기에 따르면, 공용화장실/샤워실이 커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것은 좋았지만 공용인 만큼 위생 상태가 막 좋지는 않다고 합니다. Suite형은 하나의 스위트 안에 여러 (2~4개) 방과 복도가 있고, 화장실/샤워실 1개를 스위트 메이트끼리 함께 쓰는 구조입니다. 스위트 기숙사는 보통 2인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4인이 한 스위트를 이루는 기숙사는 화장실 청소를 그 스위트에 사는 학생들이 알아서 해야 하고, 6인 이상~8인이 사는 스위트는 housekeeper가 주 1회 청소를 해줍니다. 스위트 메이트끼리의 교류의 여부는 본인 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룸메이트가 아닌 스위트 메이트와는 마주칠 일이 많지 않아서 그냥 인사만 하는 사이로 지낼 수도 있고, 본인이 어떻게 노력하는지에 따라 친한 친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Ram’s village는 유일하게 아파트 형식 기숙사로, 한 호실 안에 부엌과 거실, 화장실이 있고 2-3개 정도 방이 있습니다. Ram’s village는 인기가 높아 제가 갔던 학기에 한국 교환학생들이 많이 지원했음에도 1명만 배정이 되었습니다. Ram’s village의 장점은 부엌과 냉장고가 제공되어 요리를 편하게 할 수 있고, 거실에서 하우스 메이트끼리 교류하거나 친구를 초대해서 파티를 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Ram’s village는 모두 강의실과는 다소 먼 south campus에 위치하고 있어 이 점은 단점입니다. 저는 2인실방 4개가 하나의 스위트를 이루는 스위트형 Morrison이라는 기숙사에서 살았는데, 8명이 한 화장실을 같이 쓰는 구조가 불편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기숙사 지원에서 waitlist가 될 수 있는데, 학교에서 교환학생의 경우 기숙사 배정 1순위라고 waitlist에 있더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기숙사는 교환학생의 경우 보장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이 간 한국 교환학생들은 모두 기숙사에 묵었지만, 다른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 중에는 off campus에서 스스로 자취방을 구해 자취를 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Off campus에 살기 위해서는 학교의 도움과 관리를 받는 기숙사와 달리 알아서 집을 구해야 하며 교환 학기가 끝나고 방을 뺄 때도 알아서 Facebook 등을 통해 다음 입주자를 구하고 가야 합니다. On campus 기숙사에 있는 것이 안전하기도 하고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기숙사에 사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파견대학 지불 비용은 기숙사비, 식비(Meal plan), Administration fee 등이 있습니다. 기숙사비는 제가 묵었던 2인실 스위트 형식의 경우 한 학기에 3600불(당시 한화로 450만원 정도) 정도였는데, 기숙사비는 매년 100~200불가량씩 오르기 때문에 웹사이트(https://housing.unc.edu/) 확인을 권유 드립니다. 밀플랜의 경우 선택한 플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제가 선택한 Block 120은 1000불 조금 넘었었습니다. Administration Fee는 Study abroad office에서 교환학생 일 처리 비용으로 받는 것으로 추정되고, 제가 간 학기는 300불이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1) 교환학생 합격 발표가 나고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서 같은 학기에 UNC에 파견 가는 학생들끼리 에브리타임 앱을 통해 오픈채팅방을 만들어졌습니다. 누군가 한 명이 나서서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다른 학생들을 초대했는데, 이 방에서 서로 출국준비를 돕고 정보 공유를 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이러한 오픈채팅방이 있는지 확인해 보시고 없다면 직접 만드시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아무래도 혼자 준비하면 혹시나 놓치는 것이 있을까, 잘 하고 있는 것이 맞을까 불안할 수 있는데 이런 점들을 편하게 질문하고 공유할 수 있어서 준비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 교환 파견 전에 Immunization form이라고 예방접종증명서와 결핵검사지, 의사선생님 사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정부24 예방접종증명서를 출력해 보면 UNC에서 요구하는 접종목록 중 무엇이 누락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어렸을 때 맞았던 주사인데 당시 전산시스템 누락으로 전산상에 들어 있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집에 아기수첩을 보관하고 있다면 보건소에서 아기수첩에 기록된 접종내역을 보고 수기로 입력해 주십니다. 아기수첩 접종내역이 불분명하거나 확인 불가하다면 병원에 가서 해당 예방주사를 접종 받아야 합니다. 또한 결핵검사의 경우, 영문 검사지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를 주의해야 합니다. 저는 영문으로 당연히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영문검사지를 제공하지 않아 검사를 다른 곳에서 다시 한번 했어야 했습니다. 의사선생님 사인/도장 항목은 평소 자주 가는 병원에서 유학용으로 의사선생님 사인이 필요하다 말씀드리면 해 주십니다.
(3) 항공권의 경우 왕복으로 사면 더 저렴해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교환학생들도 왕복으로 산 경우가 많았는데, 종강 이후 여행 계획이 확실히 짜여져 있으면 왕복으로 끊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편도를 추천 드립니다. 한국에서 돌아오는 항공권을 노스캐롤라이나 출발로 샀는데 막상 여행을 다니다 보니 한국으로 가기 위해 다시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오는 것이 매우 번거로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종강하고 서부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한국 출발 비행기가 노스캐롤라이나 출발이라면 4시간 걸려서 다시 동부로 갔다가 한국으로 가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저는 계획이 확실히 있었기에 뉴욕 출발-한국 귀국 티켓을 1월에 미리 끊었었습니다. Grace period 동안은 미국 여행을 하고, 캐나다로 넘어가서 또 여행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케이스도 있으므로, 이 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UNC는 서울대와 달리 한 번에 수강신청을 하지는 않고 여러 기간에 걸쳐서 수강신청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 시스템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UNC의 경우 교환학생 수강신청 기간보다 정규학생 수강신청 기간이 더 빨라서 교환학생 대상 수강신청이 열렸을 때, 원하는 과목이 이미 Full이 되어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서울대처럼 딱 열리자마자 바로 선착순으로 신청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수강신청 시스템이 워낙 복잡하기는 한데 이것을 다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일단 Exchange advisor에게 메일을 보내 교환학생 수강신청에 대해 시작 시점, 기간, 방법 등을 문의해보시면 설명을 잘 해 주실 것입니다. 수강신청 방법 자체는 매뉴얼 따라 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ConnectCarolina라는 마이스누 같은 사이트가 있는데, 그 사이트 수강신청 탭에서 수강신청을 하게 됩니다. 수강신청 기간은 서울대와 다르게 오랜 시간이 주어집니다. 9월 말에 개강인데, 7월까지는 계속해서 수강신청이 언제든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여유를 가지고 계속해서 수강신청 변경, 삭제, 추가가 가능합니다. 개강한 후에도 수강신청정정기간이 있습니다. 저도 개강 이후 OT 후 바로 한 과목을 드랍했었습니다. 또한 중요한 것이 prerequisite(선수과목)인데, 선수과목 조건이 있는 과목의 경우 수강신청 사이트에서 선수과목을 들었다는 기록이 없으면 수강신청 자체가 불가합니다. 하지만 교환학생은 선수과목 기록이 있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이런 경우 해당 과목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 서울대에서 해당 선수과목과 비슷하거나 동일한 강의를 들었다는 것을 이야기를 하고 교수님께서 승인을 하시면 학과사무실 쪽에서 직접 강의를 넣어 주십니다. 저는 교수님께 메일을 보낼 때 서울대에서 들은 선수과목 강의계획서, 성적표를 넣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1학점짜리 운동과목 1개, 언어학 전공 2개, 심리학 전공 1개, 역사학 1개를 들었습니다.
1) Phonology: 언어학 전공과목(음운론)으로, prerequisite(선수과목)은 언어학개론입니다. 강의식으로 진행되고 자주 가벼운 Group Discussion이 진행됩니다. 시험은 어렵지 않게 출제되지만 학기 중 2번 있는 과제는 조금 까다로운 편입니다. 교수님께서 정말 잘 가르치시고 친절하십니다.
2) Sociolinguistics: 언어학 전공과목(사회언어학)으로, 강의식으로 진행됩니다. 과제, 시험 모두 오픈북으로 쉽고 교수님도 점수를 후하게 주십니다.
3) Intro to clinical psychology: 심리학 전공과목(임상심리학)으로, prerequisite(선수과목)은 심리학개론입니다. 강의식으로 진행되고 가끔 Group Discussion이 진행됩니다. 과제가 많기는 하지만 교수님께서 굉장히 열정적이고 잘 가르치시기 때문에 임상심리학에 관심이 있으시면 만족하실 강의일 것입니다.
4) The World since 1945: 역사학 과목이며 신입생들도 많이 듣습니다. 시험은 모두 오픈북이기에 사학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외울 것은 없습니다. 수업이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대면 수업을 가지 않더라도 출석체크를 하지 않으시고 모든 수업을 녹화해서 올려 주시기 때문에 복습하기에도 좋습니다.
5) Lifetime Fitness: Exercising and Conditioning
LFIT(Lifetime Fitness)라고, 많은 학생들이 듣는 1학점짜리 운동 수업이 있습니다. 조깅, 걷기, 요가, 체력단련, 스포츠 등등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저는 체력단련에 해당하는 Ex&Con를 들었는데, 주로 운동장에서 푸쉬업, 윗몸일으키기, 조깅, 런지, 스쿼트 등 기본적인 체력단련 운동을 합니다. 학교 다니면서 따로 운동하지 않을 것 같으면 강제로라도 수업을 들으면서 운동할 수 있으니 추천드립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처음에는 교환학생 신분이니 학점에 신경 쓰지 말자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달 정도 지내면서 나중에 다시 미국에 대학원생으로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학 입시를 할 때는 교환학생 성적 또한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때부터 학점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교환학생으로서 다른 경험할 것도 많은데 리딩, 과제, 시험공부까지 꼼꼼히 신경 쓰려니 힘이 들었고 영어 네이티브 화자들 가운데서 외국인인 내가 A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중간고사까지는 중간만 받자는 생각이었기에 시험, 과제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기에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수강한 4과목 모두 A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 대학의 평가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서울대만큼 A 받기 어려운 시스템은 아닙니다. 중간에 공부를 시작했더라도 남은 과제들, 시험들 그때그때 신경을 쓰신다면 영어 네이티브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좋은 결과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꿀팁은 ‘평가기준’을 잘 분석해서 이에 맞게 과제/시험에 답을 하시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과제나 시험은 교수님께서 평가기준을 제공하십니다. 이 기준을 읽고 교수님이 원하시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례로, 제가 수강했던 역사 과목에서 영화를 보고 페이퍼를 써야 했었는데, 1번째 페이퍼에서는 제가 평가기준을 읽지 않고 썼다가 B- 정도의 점수를 받았었습니다. 나중에 평가기준을 확인해 보니 교수님은 영화의 내용을 분석 요약하는 것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과 더 깊은 분석을 원하셨는데, 저는 강의내용과 영화내용을 버무려 요약만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소설을 읽고 쓰는 2번째 페이퍼에서는 소설의 문장과 강의내용을 ‘활용’하여 ‘내 생각과 분석’을 쓴다는 생각으로 공을 들여 작성했더니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 대학 강의들은 오픈북 과제, 시험이 많아 달달달 외우는 방식은 아닙니다. 오픈북 시험이라도 시간제한이 있는 시험이 있고 없는 시험이 있는데, 있는 시험에 경우 시간이 모자랄 수 있으니 오픈북이라도 공부는 미리미리 해두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과제, 시험을 하면서 느낀 것은 서울대보다 쉽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의, 과제, 시험이 모두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걱정되실 수 있으나 그렇게 어렵지 않아 부담 가지시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리딩 과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의 시작 전 교재를 미리 읽고 내용에 대한 간단한 퀴즈를 푸는 과제입니다. 리딩 과제가 성적에 작게나마 반영되기도 하고, 리딩을 하면 영어강의 이해에 확실히 도움이 되기 때문에 리딩을 하는 것은 추천 드립니다. 하지만 리딩을 항상 꼼꼼하게 매사 해야 한다는 부담은 가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리딩에 신경은 쓰되 시간 투자를 너무 많이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Office hour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미국은 학생들이 office hour를 정말 편하게 이용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교수님이 강의계획서에 올려 두신 office hour 시간에는 미리 약속 잡지 않고 그냥 교수님 연구실에 walk-in 해서 교수님께 질문을 하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저는 Phonology 수업에 질문이 생기면 office hour를 방문했는데, 교수님과 질문을 마친 학생이 그냥 그 연구실 안에서 조금 더 개인 공부하다가 가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연구실에 편하게 들렸다 가는 분위기입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우선 교환학생 가기 전에 시간이 있으시다면 영어공부를 어느 정도 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교환학생 파견 한 학기 전부터 미국드라마 반복 시청을 통한 단어 암기와 쉐도잉, 전화영어, 영어 유튜브 시청 등을 통해 영어공부를 틈틈이 했습니다. 파견 이후에는 한국인 학생들보다는 현지 친구들이나 국제학생들을 사귀면서 같이 밥 먹고, 놀고,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생활영어를 익히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파견 학기중에는 수업 따라가고 여러 활동들 참여하시느라 영어를 따로 공부할 시간을 내기는 힘듭니다. 미국에서는 그곳에 살면서 수업 듣고, 이런 저런 활동하는 것 자체가 영어공부이니 부담 갖지 말고 영어 많이 듣고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늘 수 있을 것입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1) 많은 강의들에서 Poll everywhere, whatsapp, groupme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합니다. 또한 교수님께서 단톡방을 만들어 주시지 않더라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고 이 톡방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들어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2) 교환교에서 들은 강의를 서울대에서 학점 인정을 받으실 수 있는데, 보통 교환교에서 3학점 강의를 들었더라도 강의 시수를 따지기 때문에 3학점 모두 인정받기는 어렵고 보통 2학점을 인정받게 됩니다. 따라서 전공 과목 1개를 들었다면 2학점만 인정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졸업에 필요한 전공학점 채우는 것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공학점 3학점을 인정받고 싶다면 해당 전공 과목을 최소 2과목(2학점+2학점=4학점), 6학점을 인정받고 싶다면 최소 3과목(2학점+2학점+2학점=6학점)을 수강하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3) 미국 교환학생을 가는 학생들 중에는 간혹 미국 유학을 생각하고 있거나, 파견을 간 이후 유학 생각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한번 본인이 관심 있는 전공의 교수님께 메일을 드려서 짧은 기간이지만 연구실에서 일해볼 수 있는지 여쭤보셔도 좋습니다. 저는 관심이 가는 분야가 생겨서 해당 학과에서 박사과정을 하시는 한국인 유학생 분과 이야기하다가 이 방법을 추천받았었는데, 시도는 했지만 결국 답신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연구에 직접 참여한다거나 보상을 받는 것을 기대하면 안 되고, 연구실에서는 학부생들이 보통 이런 저런 잡일을 많이 한다고 하니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 보셔서 연구의 분위기 등을 파악하고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음식 같은 경우 캐리어에 자리가 남는다면 햇반 몇 개와 간단제조식품(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 김치볶음밥 소스 등)을 가져가시면 좋습니다. 기숙사 입주하고 나서 학생증을 만들기 전에는 바로 학식을 먹기 어려우므로 이때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을 조금 먹었습니다. 미국에는 매운 음식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평소에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불닭 소스 가져가시는 것 추천합니다. 또한 저는 한국에서 각종 약(타이레놀 같은 진통제, 종합감기약, 소화제 등등)을 많이 챙겨갔습니다. 가볍게 아플 때 병원 가는 것도 번거롭고 하니 이런 저런 약을 챙겨간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미국의 물가는 전반적으로 많이 비싼 편입니다. 식당의 경우 팁 제외 보통 15~20불, 팁 포함하면 18~25불 정도 나옵니다. 한국 돈으로는 2만원은 기본으로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깃집이나 훠궈집의 경우 35불 정도 나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버스비가 무료입니다. 버스 이외에 uber, lyft는 꽤 비싼 편이지만 친구들과 라이드 쉐어를 한다면 돈을 많이 아낄 수 있습니다. 식당은 비싸지만 grocery store에서 파는 식재료는 비싸지 않으므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다면 해먹는 것도 좋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당: 미국 대학은 학식 식권을 미리 사서 긁을 때마다 횟수가 차감되는 밀 플랜 시스템이 있습니다. 한 학기에 쓸 것으로 예상하는 학식 이용 횟수를 선택해서 미리 결제합니다. 100, 120, 160, 200, unlimited 옵션이 있습니다. Meal 개수가 많은 밀플랜을 살수록 한 끼당 가격이 저렴해 집니다. Unlimited를 사는 학생들은 잘 없고 보통 100, 120, 160 중에 고르는 편입니다. 저는 120 밀플랜을 선택했는데, 하루 1번씩 가면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학식은 무제한 뷔페형식이지만 나오는 메뉴는 매일 거의 비슷합니다. 학식의 호불호는 나뉘는 편이고 질리거나 맛이 없어서 잘 안 간다는 학생들도 많지만 저는 꽤 괜찮아서 자주 갔습니다. 기숙사에 취사시설이 있어서 어떤 학생들의 경우 아예 밀플랜을 사지 않고 매일 요리해먹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요리를 하고자 한다면 조금 멀지만 Cary의 Hmart를 가서 재료를 잔뜩 사올 수도 있고, 더 가깝게는 Li Ming(Durham 위치)도 좋은 아시안 마트입니다. 굳이 한식일 필요가 없다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target(franklin street 위치)에서도 스파게티면, 소스, 베이커리, 유제품 등 기본적인 식재료는 살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들 중에서 밀플랜을 사지도, 요리를 하지도 않는 친구들은 franklin street의 식당에서 take-out을 해서 먹기도 했습니다. Franklin street의 맛집은 Spicy9(스시), Carolina Coffee shop(브런치), Bonchon(한식), Top of the Hill(양식), Chipotle(멕시칸) 등이 있습니다. 특히 Carolina Coffee shop은 꼭 가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핫 초콜릿과 팬케이크가 유명합니다.)
의료: 교환학생은 필수로 의료보험을 신청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제공하는 학교 보험은 매우 비싸 추천 드리지 않습니다. 학교보험 대신에, 한국 해외유학생보험(한화해외유학생보험 등)을 들으면 6개월 동안 30만원대로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커버하는 범위는 학교 보험과 동일하므로 한국에서 한국회사 보험을 들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학교 다니면서 병원에 갈 일은 없었는데,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할 땐 학교 캠퍼스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은행: 제가 미국에서 쓰기 위해 만들어 갔던 한국 카드는 하나 비바X 카드, 트레블월렛 카드입니다. 이 두 카드는 각종 해외 수수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교환학생과 같이 해외에 장기 거주할 일이 있을 때 가장 많이들 사용하는 카드입니다. 하나 비바X카드는 하나은행 계좌에 있는 원화가 그때그때 환율에 맞게 카드를 긁을 때마다 환전(무료)이 되어 나가는 카드이고, 트레블월렛은 미리 달러를 충전해서 쓰는 카드입니다. 트레블월렛은 카드를 긁고 바로 결제내역이 뜨는 반면 하나 비바X는 원화라서 그런지 하루 정도 기다려야 결제 내역이 떴습니다. 트레블월렛은 환율이 낮을 때 많이 충전해 둘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도 하여 저는 초반에는 두 카드 모두를 쓰다가 나중에는 트레블월렛만 사용했었습니다. 해외결제가 되는 한국 카드를 가져갔더라도 미국에서 친구들과 VENMO, ZELLE 을 통해 송금을 할 일이 있기에 미국 계좌와 카드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Bank of America, Chase, WellsFargo 셋 중 하나를 보통 선택합니다. UNC는 WellsFargo와 제휴 되어 있어 여러모로 편리해 저는 WellsFargo 계좌,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UNC 캠퍼스에 Student Union 쪽에 지점이 하나 있는데 뱅커가 한국인 분이십니다! 복잡할 수 있는 계좌 만들기를 한국인 분과 한국어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으로 해당 지점에서 만드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송금 앱인 Venmo는 가장 많이 쓰므로 꼭 설치하고 미국 계좌와 연동시키시는 것이 좋습니다.
교통: 지하철은 없고 버스는 무료입니다. Chapel Hill Transit이라는 앱을 설치하면 real time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버스 시간을 확인할 때 구글 맵도 많이 썼었던 것 같습니다. 버스는 낮에는 괜찮지만 밤에는 치안 우려가 있어 이용을 자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버스 이외에 더 멀리 가야 할 일이 생기면 uber나 lyft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통신: 저는 저렴하게 하고 싶어서 Mint Mobile을 6개월동안 이용했습니다. 첫 3개월은 월 15불 정도로 unlimited 플랜을 쓸 수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시면 좋습니다. Mint Mobile은 알뜰폰 개념인데 저는 딱히 불편한 점 없이 잘 사용했습니다. 다만 지하로 내려가거나 사람이 잘 없는 동네를 차로 지나갈 때 연결이 끊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동아리: 학교 개강하고 얼마 후에 Fall Fest, Small fest라는 2가지 축제가 열립니다. Fall fest는 하루 진행되며, 동아리 소개보다는 여러 푸드트럭과 이벤트 등이 진행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후 며칠 후에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 Small fest가 동아리소개제입니다. 동아리 유형에 따라 월~금 지정된 시간에 동아리 소개 부스가 진행됩니다. 어떤 요일, 시간에 어떤 동아리 부스가 있는지 웹사이트에 다 나와 있으므로 확인하고 가시면 됩니다. 거의 모든 동아리가 Interest meeting이라고 해서, small fest 이후에 동아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아리를 소개하는 모임을 합니다. 이 때 동아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분위기가 어떤 지 동아리 정식 가입 전에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초반에 이런 저런 여러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학기를 보내면서 점점 바빠지다 보니 동아리는 점점 안 가게 되었습니다. 동아리 중에서도 매주 참석필수 모임이 있는 동아리가 있고, 자유롭게 올 수 있는 동아리가 있습니다. 교환학생은 동아리 이외에도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학업, 여행 등 여러 활동을 해보는 것이 좋으므로 매주 출석체크를 하는 동아리보다는 자유로운 동아리에 가입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동아리는 태권도, 댄스, 아카펠라, 봉사동아리, 종교, 언어, 학술, 여행동아리 등등 아주 다양하게 많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친구도 사귀고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드실 수 있으니 2개 정도는 가입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참고로 UNC는 한국어 말하기 동아리 KCC가 있는데 꽤 활발하게 진행되고 한국어나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미국인 친구도 만드실 수 있는 동아리입니다.
여행: 교환학생 J1비자 학생들은 프로그램 시작 30일 전에 입국할 수 있고 프로그램 종류 30일 후에 출국할 수 있는 Grace Period가 주어집니다. 이를 이용해서 많은 학생들이 여행을 다닙니다. 저는 우선 개강 3주 전에 미국에 도착해서 시카고, 뉴욕, 워싱턴DC, 필라델피아, 나이아가라 폭포를 여행했습니다. 학기 중에는 fall break(가을방학)에 한국인 교환학생들과 올랜도 테마파크 여행을 했습니다. 학기 중에는 또한 thanksgiving break이라고 수~일 5일동안 긴 break가 있는데 이때 여행을 다니는 학생들도 있고 저처럼 친구 집에 가거나 그냥 캠퍼스에서 쉬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저는 thanksgiving break가 정말 기억에 남는데, thanksgiving break 첫날에 학교에서 사귄 미국 현지인 친구가 할머니 집에 가는데 저를 초청해주었습니다. 그 친구는 North Carolina주의 Fayetteville이라는 지역에 살았는데, 그 친구가 직접 3시간 넘게 운전해서 친구의 할머니 집에서 강아지와 함께 놀고, 자고 그 친구가 졸업한 고등학교도 방문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저는 종강 후에는 3주 동안 친구 집에 머물면서 중간중간 LA, 그랜드캐년, 라스베가스, 메릴랜드, 워싱턴dc, 뉴욕 등을 여행했습니다. 물론 학기 중에 주말과 공강을 이용하여 열심히 여행을 다니는 친구들도 있지만, 저는 학기 중에는 학교생활에 더 집중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여행 다니기 바쁘면 자연스럽게 학교 외국인 친구들과 교류하거나 학교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데에 소홀해지기 때문입니다. 개강, 종강 앞뒤로 있는 grace period를 잘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여행은 다른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갈 수도 있고, 혼자 갈 수도 있고, 같은 한국 교환학생들과 갈 수도 있습니다. 저는 학기 전 여행은 가족들과 하였고 학기중과 학기 후 여행은 한국 교환학생들과 다녀왔습니다. 외국인 친구와 여행을 가는 것도 정말 뜻깊은 경험이겠지만 한국인들과 가는 게 마음이 더 편하고 한국 여행사나 한국 사이트들을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른 주로 본격적인 여행을 떠나는 것 말고도, 학기 중에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안에 있는 다른 도시들에 여행을 가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수업에서 친해진 외국인 현지 학생들과 몇 번 주변 도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Chapel Hill과 가장 가까운 도시들은 Durham, Carrboro가 있습니다. 차로 20-30분이면 가는 주변 도시들이기 때문에 가볍게 놀러가기 좋습니다. Durham에는 UNC와 라이벌 구도의 명문대인 Duke University가 있는데, 캠퍼스가 예쁘고 Duke garden이라는 유명한 정원도 있습니다. Carrboro는 특별한 건 없지만 대학생들 중심의 chapel hill과 달리 가족 단위로 많이 사는 동네라 아이들과 동네 주민들이 있어 로컬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멀리 가면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주도(capital)인 Raleigh, H-mart(최대 아시안 식료품점)가 있는 Cary가 유명합니다. Raleigh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도인 만큼 한 번쯤 가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미국인 친구들과 토요일에 당일치기로 K-food festival, 자연사박물관, 풀런 공원, 다운타운 시내 등을 방문했습니다. Cary는 보통 H-mart를 가기 위해 가는데, 날을 잡고 친구들과 H-mart를 가서 한식을 많이들 사옵니다. 아시안들이 많이 사는 도시이기 때문에 H-mart뿐만 아니라 H-mart 주변에 훠궈(hotpot), KBBQ 같은 한식/중식 맛집들이 있습니다. 훠궈를 좋아하신다면 H-mart 옆에 ‘So Hot’이라는 식당 추천 드립니다.
스포츠: 미국대학은 한국과 달리 스포츠과 굉장히 큰 이벤트입니다. 제가 있었던 가을학기는 football이 주 시즌이고 봄학기는 basketball이 주 시즌입니다. 풋볼과 농구가 가장 큰 스포츠고 그 외 축구, 하키 등 다른 경기도 진행됩니다. 풋볼이나 농구 경기가 있는 날은 GAME DAY라고 불리며, 보통 주말에 있습니다. GAME DAY 날에는 캠퍼스가 시끌벅적 해지는 편이며 UNC 공식 색인 Carolina Blue 색의 티셔츠나 후드티를 입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풋볼, 농구, 축구 경기를 보러 갔었는데, 룰을 잘 모르더라도 한국에서는 없는 치어리딩, 마칭밴드, 각종 쇼들을 볼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합니다. 스테디움에 꽉 찬 학생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다같이 노래를 부르고 응원을 하던 추억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미국은 총기가 허용되고 홈리스(노숙자), 마약(대마)가 흔한 나라입니다. 채플 힐도 캠퍼스 타운이라 비교적 안전하다고 말씀드렸지만, Franklin St. 에서도 종종 대마 냄새를 맡을 수 있었고 홈리스도 많지는 않지만 존재합니다. 학생들도 어두워지고 나서 캠퍼스 내외를 오가게 되면 ‘Stay Safe’라는 말을 하며 서로의 안전을 걱정해주는 분위기입니다. 학생들이 Pepper Spray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많고 저도 가지고 다녔는데,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심리적으로 안정을 줄 수 있는 호신용품 이므로 하나 장만하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저녁 시간에는 캠퍼스가 조용해지고 학생들이 많이 다니지는 않습니다. 어두워진 후에는 캠퍼스 안이든 밖이든 항상 조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에서 밤 시간 캠퍼스에서 혼자 길을 걸어야 할 일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SafeWalk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새벽 2시까지 정도 운영하는데, SafeWalk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현재 있는 위치와 도착지를 이야기하면 학생 아르바이트생 2명이 목적지까지 같이 걸어가줍니다. 도서관에서 늦게 기숙사에 돌아올 때나, 친구들과 놀고 헤어진 후 혼자 기숙사에 들어올 때 밤이 늦었다면 이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무료입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1) 친구 사귀기: 친구 사귀는 것에 대해 걱정이 드실 수 있는데, 저는 학기 초반에 국제본부에서 개최하는 여러 이벤트에 참석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학기 초에 교환학생 OT부터 각종 Kickoff 행사, social 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이때 같은 학기에 온 교환학생들이나 유학생 등을 사귈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대만, 일본, 말레이시아, 호주, 독일, 중국, 튀르키예, 싱가포르 등등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폭넓게 사귀고 여러 번 어울리며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의 나라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꼭 만나자고 약속하기도 하고,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 세계에 든든한 지원군들이 생긴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로 교환이 끝나고 싱가포르 여행을 가서 UNC 교환학생이었던 싱가포르 국립대 친구들과 다시 만나기도 했습니다. 미국인 현지 친구의 경우 국제학생들보다는 사귀기가 조금 더 어려운 편입니다. UNC는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학생들이 대다수라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들과 같은 대학에 와 벌써부터 친구 무리가 있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같은 과이거나, 한국에 관심이 있거나, 같은 동아리거나 하는 등 접점이 있는 학생을 찾는다면 미국 현지 친구도 사귈 수 있고, 그 친구가 본인의 다른 친구들을 소개해주고 무리에 끼워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업 첫날 앉은 자리 주변에 앉은 학생에게 용기 내어 말을 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친구가 될 수도, 그냥 인사만 하는 사이가 될 수도 있지만 일단 시도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 저는 전공수업 첫날 뒷자리 친구에게 말을 걸고 옆에 앉았고 그 친구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UNC 국제본부 프로그램 중 일부인 Speaking Group에서도 여러 국제학생들이나 volunteer로 온 미국인 학생들과 좋은 친구가 된 경험이 있으니 Speaking Group 모임도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2) 저는 하지 않았지만, 교환학생 기간 동안 학교 캠퍼스 내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볼 수도 있습니다. J1비자가 학교 밖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학교 내에서는 합법입니다. 한국 교환학생들 중에서는 없었지만 일본, 대만에서 온 교환학생들은 짧은 기간일지라도 캠퍼스 안의 카페나 치킨집에서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만 교환학생 친구 중 한 명은 한 학기 교환학생인데 학기 종료 한달 전에 치킨집 아르바이트에 합격해서 마지막 한 달만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학교 안 식당이나 카페의 아르바이트생들은 거의 그 학교 학생들이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친구를 만들 수도 있고 생활 영어를 기를 수도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또한 가치가 높은 달러화를 벌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고, 그 돈을 모아 여행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캠퍼스 내 일자리는 해당 식당이나 카페 문 앞에 ‘We are hiring!’이라는 공고가 붙어 있을 때가 있으니 기회가 있을 때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은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비용도 많이 드는 큰 결정입니다. 그만큼 그 한 학기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도 사람마다 크고 작게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희생을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 너무나도 값지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이 교환학생 기간의 기억을 가지고 살 것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하루하루가 새롭고 행복한 기억 가득한 나날들이었습니다. 기숙사 입주하고 첫 주동안은 너무 낯설고 막막해서 남몰래 방에서 눈물을 삼키기도 했지만, 꿋꿋이 사람을 만나고 학교를 다니다 보니 금방 적응이 되었습니다. 따뜻한 가을 날씨에 다양한 학생들로 북적인 캠퍼스를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고 꿈 속을 사는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는 미국에서 혼자 뚝 떨어진 제 모습을 상상해 보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들었는데, 막상 한 학기를 모두 해내고 나니 이렇게 해외에서 혼자 사는 것도 잘 해냈는데, 앞으로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장 큰 것으로는 확실히 시야가 많이 넓어졌고 교환학생을 떠나기 이전의 저와 지금의 저가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외거주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니 더 오래, 더 다양한 나라에서 체류하며 더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꿈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진로를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환학생을 떠났는데, 미국에서는 제 전공의 학생들이 어떤 진로를 꿈꾸는지, 미국에서는 이 전공으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 알게 되어 한국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꿈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교환학생 준비하며 걱정도 되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너무 걱정할 것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짧고 어떻게 보면 긴 교환 기간 동안 하고 싶은 일들 모두 하며 후회 없이 좋은 추억 많이 쌓고 오시길 바랍니다. 미국 교환학생이나 UNC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2yerim@snu.ac.kr로 언제든 편하게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