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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입선작-수기][미국]주O정_University of Pennsylvania_2023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4 June 2024

 

I. 교환 파견 동기

대학 진학 이전부터 교환학생은 제 대학생활의 로망 중 하나였습니다. 교환학생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스스로의 컴포트존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특히 이전에 한 번도 외국에서 살거나 공부해 본 경험이 없기에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낯선 타지에서 제 자신이 어떻게 적응하고 행동할지, 그리고 제가 외국에서의 삶을 좋아할지 궁금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스스로를 보다 잘 이해하여 추후 커리어의 어떠한 지점에서 외국에서의 수학 기회나 취업 기회가 오게 된다면 그 기회를 잡는 것이 좋을지 아닐지 가늠해볼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학교라는 안전한 장소에서 큰 금전적/학업적 부담 없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기에 교환학생은 최적의 기회라고 판단했고, 대학생활 중에만 할 수 있는 경험이라 여겼기에 망설임 없이 국외수학을 신청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기에 교환학생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제가 이전부터 수학하기를 희망하던 교환학교가 제 국외수학 지원시기에 지원이 가능했기에 더더욱 망설임 없이 교환학생을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부터 국외수학을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서울대에서 갈 수 있는 유일한 아이비리그 대학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희망하는 진로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손꼽히는 대학이었기 때문입니다. 일전에 교환학생 경험이 있는 주변의 선배들로부터 University of Pennsylvania를 가고 싶었으나 티오가 없어 가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바 있는데, 다행히 제가 교환학생을 지원하는 시점에는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 티오가 한자리 있었습니다. 매번 있는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더욱 고민 없이 2학년 2학기에 국외수학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흔히들 교환학생을 유럽으로 갈지 미국으로 갈지 많이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여러 국가를 여행하기를 희망하는 분들은 유럽으로 가고, 보다 캠퍼스라이프에 집중하는 분들은 미국으로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통해 해외의 대학생활을 고스란히 경험하고 싶었고 학업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 또한 있었습니다. 여행이 크게 우선순위가 아니었기에 영어가 공용어가 아닌 유럽 국가들보다는 언어가 자유로운 영어권 국가를 희망하였습니다. 그리고 영어권 국가의 대학들 중 제 희망 진로 분야가 가장 발달했다고 평가되는 두 개의 대학을 지원했고, 공교롭게도 두 대학 모두 미국에 위치한 대학이었습니다.

저의 1순위 희망 대학은 University of Pennsylvania였습니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는 미국 동부에 있는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Wharton School이 특히 유명합니다. 앞서 언급하였듯 University of Pennsylvania는 컨설팅 및 뱅킹에서의 커리어를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는 대학이기에, 해당 진로에 관심이 많은 제가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 판단했습니다. 금융권에서 커리어를 준비하는 친구들로부터 신선한 자극을 받고 진로 탐색에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참고로 2순위로 지원한 대학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University of California였습니다. University of California에 속한 버클리가 경제학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에 지원하였습니다. University of California를 제치고 University of Pennsylvania가 1순위였던 이유는 제 진로에 보다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라고 판단하였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파견 학교에서 많은 것을 얻고 배우고 경험하고 왔지만, University of California로 파견을 간 주변의 친구들과 선배들을 보았을 때 캘리포니아에서의 대학생활 역시도 즐겁고 유익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가 위치한 필라델피아는 치안이 좋지 않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캠퍼스와 그 주변은 늦은 시간에도 크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학교 경찰이 곳곳에 있고 건물들의 보안 수준도 높은 편이라 느꼈습니다. 모든 기숙사와 건물에 경비해주시는 분들이 상주하고 있고, 학생증이 있어야만 건물에 출입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Temple University 등의 대학들이 캠퍼스 바로 옆에 위치해 있기에 학교 근처는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리고 늦은 시간 이동해야 하는 일 등이 있을 때는 학교 경찰 분께 전화하여 에스코트 서비스를 부탁할 수도 있기에 안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일이 없으리라 사료됩니다.

그러나, 학교 밖을 벗어났을 때에는 안전에 다소 주의할 필요가 있는 지역입니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는 돈 많은 사립대학이라는 인상을 학교 곳곳에서 받을 수 있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필라델피아는 미국에서 ‘poorest big city’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가난한 도시입니다. 학교에서 두세 블록만 벗어나도 슬럼을 볼 수 있으며, 그렇기에 학기 초 안전교육 당시 학교측에서도 일정 구역을 (특히 혼자서는) 벗어나지 말 것을 권장합니다.

 필라델피아는 역사가 오래된 도시이기에 박물관이나 유적지에 관심이 많다면 구경할 것이 많습니다. 필라델피아는 미국이 독립하던 18세기에 미국의 수도였으며, 현재는 미국에서 6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이처럼 오래된 큰 도시이기에 필라델피아에서는 필라델피아 미술관(Philadelphia Museum of Art), 독립기념관(Independence Hall), 자유의 종(Liberty Bell) 등 미국 역사의 흔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필라델피아는 뉴욕과 워싱턴 디씨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에 여행을 다니기에 유리합니다. 학교에서 기차나 버스를 타고 1~2시간이면 뉴욕과 워싱턴 디씨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동부의 주요 지역들을 방문하기에 필라델피아는 최적의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합격 이후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안내한 사항을 차근차근 준비하면 됩니다. 비자 신청 절차부터 시작하여 기숙사 신청, dining plan 신청까지 학교에서 여러 안내 메일을 받게 됩니다. 궁금한 사항이 생겼을 경우 학교에 메일을 보내 물어볼 수 있는데, 답변 속도가 꽤 빨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자 신청의 경우 사람마다 겪게 되는 절차가 조금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간 해 겨울에 미국을 다녀왔기에 새로 비자를 발급받는 절차가 다소 간단했습니다. 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는 생략할 수 있었기에, 여권 등 필요한 서류들을 미국대사관에 우편으로 보내서 비자를 발급받았습니다.

 

기숙사와 dining plan 그리고 보험은 교환학생을 가기 이전 한국에서 신청해야 합니다. 신청 시기에 앞서 학교에서 메일과 줌 강연 등을 통해 충분히 안내를 해줍니다. 제 지원 시점을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기숙사는 8개의 기숙사를 1위부터 8위까지 순위를 매겨서 제출했고,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2순위 혹은 3순위로 적었던 기숙사를 배정받았습니다. 룸메이트도 사전에 정할 수 있습니다. 같이 방을 쓰기로 합의된 사람이 있을 경우, 이를 적어서 내면 함께 방을 배정받을 수 있으며, 사전에 약속된 사람이 없다면 본인이 어떤 유형의 사람이고 어떤 유형의 사람과 방을 함께 쓰고 싶은지에 대한 자세한 설문조사를 하게 됩니다. (룸메이트의 성별, 수면패턴, 생활 습관 등에 대한 선호를 물어봅니다) 교환학생의 기숙사 거주는 필수로 요구되며, 만일 이후 학교생활 중 배정된 방을 바꾸고 싶다면 학기 중간에 방 변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도 다양한 이유로 방을 바꾸기를 희망했던 친구들이 있고, 꽤 여럿이 방을 바꾸었습니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기숙사는 열개 남짓으로 무척 많은데 각각의 기숙사가 저마다의 특색이 있습니다. 각 기숙사마다 표방하는 가치가 있고, 저마다 조금씩 다른 시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루프탑, 헬스장, 요가실, 컴퓨터실 등 기숙사에 따라 다양한 시설이 있고, 기숙사 이벤트나 프로그램도 저마다 다릅니다. 또한 층수가 낮으나 외관이 화려한 기숙사, 아파트형 기숙사 등 건물의 형태도 굉장히 다릅니다. 더불어 층별 공용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 기숙사, 방마다 부엌과 거실이 있는 기숙사 등 기숙사에 따라 방의 형태도 상이하므로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꼼꼼하게 확인하고 선택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Harrison이라는 아파트형 기숙사에 살았고, 이 건물에는 25층에는 루프탑, 지하에서는 헬스장이 있었습니다. Harrison에서는 기숙사의 루프탑이나 1층 로비에서 브런치를 주거나 게임 등 이벤트를 진행했고, 종종 밤마다 루프탑에서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과 기생충을 보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기숙사에서 단체로 공연을 보러 가거나 뉴욕에 가기도 합니다. 기숙사를 신청하실 때 이런 이벤트들에 대해 충분히 찾아보고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Dining plan도 기숙사와 마찬가지로 의무적으로 신청해야합니다. 모든 Dining plan 은 Meal swipe과 Dining dollar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인의 선호에 따라 어느 정도로 각각을 구매할 것인지 결정하면 됩니다. 학교 개강 이후에도 Dining plan을 변경할 수 있는 기간이 주어지므로 우선 적당한 dining plan을 결제하고, 이후 학교 식당과 카페에서 먹어보고 Dining plan을 변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룸메이트들 및 친구들과 함께 요리해 먹을 때가 많아서 dining plan은 최소한으로 결제했습니다. 더불어 개개인의 취향 차이이지만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친구들이 meal swipe보다는 dining dollar이 많은 옵션을 더 선호했습니다. Dining dollar는 학교 카페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도 있고 학교 슈퍼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험은 ISO라는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사에서 학교가 인정해주는 상품 중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구매하였습니다. 보험마다 가격이 매우 상이하게 나타나므로 꼭 여러가지를 비교해보고 결정하시기를 바랍니다.

함부로 속단할 수는 없지만 제 경험에 비춰보았을 때 가장 기본적인 보험 상품이라도 학교 병원에서 받는 처방 및 진료는 대부분 보장해주는 것 같습니다. 예방접종 3개와 TB 검사를 미국에서 했고 진료비로 50만원가량이 청구되었는데, 보험사에서 전액을 지급해주었습니다.

 

학교에 납부한 비용은 dining plan과 기숙사 렌트 비용을 합쳐서 8000불 남짓이었습니다만 비용 인상 소식을 들었기에 이후 학기에 가는 학생분들에게는 조금 더 많은 비용이 청구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어떤 dining plan과 기숙사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청구되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앞서 적은 내용들 이외에도 비행기편 및 학교까지의 교통편과 가져갈 짐부터 시작해 수업신청 등 사전에 신청하고 결제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경우 뉴욕 JFK공항이나 필라델피아 공항에서 오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입소 기간에는 학교에서 셔틀을 운행하기도 하니 사전에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주변 친구들을 살펴보았을 때 캐리어의 개수나 짐의 양은 매우 상이합니다. 제 경우 큰 캐리어 2개와 기내용 캐리어 하나를 챙겼는데, 이민용 캐리어(?)를 사용하거나 학교로 미리 짐을 부쳐놓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탠드나 드라이기 등 전자제품은 미국에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기 초, 도시 외곽에 위치한 이케아로 학교 대절 버스를 타고 갈 기회가 몇 차례 있는데 많은 친구들이 전자제품은 물론 침구류나 식기 등을 이케아에서 구매했습니다. 현지에서 살 물품과 한국에서 가지고 갈 물품을 구분하여 짐을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 신청 및 수업 관련 내용 또한 개강 전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메일을 통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ZOOM을 통한 온라인 설명회 및 질의응답 세션도 두어 차례 있었습니다. 수강신청은 기본적으로 선착순이며, 한국과 다르게 수강 신청 기간이 몇 달이나 됩니다. 그렇기에 희망하던 강의에 자리가 없더라도 꾸준히 기다려서 자리가 난다면 해당 강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선이수과목이나 학년 등의 제한이 있는 강의의 경우 사전에 교수님께 메일을 드려 수업신청을 허가 받을 수도 있으니 가급적이면 빨리 강의를 탐색해보기를 바랍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아래의 시간표에서 보이듯 총 5과목을 수강하였고, 강의계획서와 강의평가 사이트의 평점을 바탕으로 듣고 싶은 과목을 결정하였습니다. 주입식 강의보다는 프로젝트형 강의, 토의형 강의를 위주로 신청하였고, 5과목 모두 만족하면서 수강하였습니다.

Image removed.서울대에서 University of Pennsylvania를 교환학생으로 가게 될 경우, Wharton school로는 파견이 불가능하고 College of Art and Science로만 갈 수 습니다. 모든 교환학생들은 자신이 파견된 단과대학이 아닌 단과대학에서 최대 2과목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제가 듣고 싶은 과목들은 대부분 와튼 스쿨에서 열렸기에 최대한 와튼 스쿨에서 강의를 듣고자 했습니다.

 LGST 2190(Law and policy in international business)와 BEPP 2030(Business in the global political environment)는 와튼 스쿨의 강의였고, HCMG 2020/ECON 0630(Economics and financing of health care delivery)는 와튼 스쿨과 College of Art and Science에서 동시에 열리는 강의, URBS 강의들은 College of Art and Science에서 열린 강의입니다. URBS 강의를 제외하고는 모두 와튼 건물에서 와튼 교수님이 진행하셨기에 와튼 스쿨에서의 삶을 부분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과목명에서 알파벳은 학부를 나타내며(예시: URBS는 Urban Studies를 나타냄), 숫자는 난이도(학부 수업의 경우 0~5000 사이)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숫자에 따른 수업의 난이도 차이를 개인적으로는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각 강의들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보겠습니다. LGST 2190(Law and policy in international business)의 경우 무역 관련 법(WTO 등), 금융 관련 조약(바젤 등), 해외 투자 관련 조약(BITs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매 수업 전마다 판례 등 수업 자료를 읽고, 수업시간에는 교수님과 해당 주제를 둘러싼 여러 쟁점들을 살펴보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강의식 수업이 아닌 여러 논점들을 살펴보고 토론하는 수업이었으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BEPP 2030(Business in the global political environment)는 정치 및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살펴보는 수업이었습니다. 이 수업에서는 중위자투표 이론을 비롯한 공공선택이론, 로비를 둘러싼 논쟁들, 반독점 규제, 노동 규제 등 여러 개념들을 다루었습니다. 강의식 수업이었지만, 학생과 교수의 질의응답이 활발했고, 팀별로 주제를 정하여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과제도 있었습니다 3~4명이 한 팀을 이루어서 발표를 진행하였고 저는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주제로 발표를 하였습니다. 발표 전 교수님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관련자료를 제시해주신 것은 물론, 발표 이후 주제와 관련하여 자세한 피드백을 주셨기에 단순히 평가를 위한 발표과제가 아닌 진정으로 유익한 활동이라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HCMG 2020/ECON 0630(Economics and financing of health care delivery)는 와튼 스쿨의 Healthcare Management와 College of Art and Science의 Economics가 함께 여는 강의였습니다. 교수님이 무척 수업과 연구 모두에 있어서 열정적이셨고 한방 치료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저도 해당 주제에 관심이 생겨서 교수님과 면담을 잡았고, 이를 통해 교수님과 한국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미국의 한방 치료 관련 보건 제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해보지 못한 경험이라 생소했고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모인 수업인만큼, 교수님께서 종종 학생들에게 각국의 의료 체제에 대해 물어보았고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그렇기에 미국 의료 보건 생태계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들의 의료 체계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는 미국에서 병원과 의과대학으로 손꼽히게 유명한 학교인데, 그래서인지 학생들이 수업에 대해 높은 열정과 지식수준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URBS 4120(Building Non-profits)는 비영리 단체를 다루는 소규모 수업이었습니다. 첫 3주 동안 필라델피아의 비영리단체들을 방문하여 해당 단체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간단한 봉사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이후에는 교수님과 다양한 비영리단체를 살펴보며 비영리단체의 스펙트럼, 운영방식, 관련 정책 등을 공부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 비영리단체에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셨고, 매 수업마다 교수님의 통찰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방문했던 비영리 단체 중 가장 깊게 뇌리에 박힌, 그리고 아마 매우 오랫동안 잔상처럼 남을 기억을 안겨준 곳은 Prevention Point 라는 단체였습니다. 이 단체에서는 거리의 마약 중독자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었으며, 그 일환으로 깨끗한 마약 주입용 주사기를 마약 중독자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하였습니다. 반 전체가 함께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마약 거리인 켄싱턴 거리를 가로질러 Prevention Point에 도착하였는데 도중에 본 풍경들은 공포스럽고 처참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보았던 켄싱턴 거리의 풍경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충격적인 ’eye-opening’한 경험이었습니다. 해당 단체를 방문한 이후 ‘반 친구들과 마약중독자들에게 주사기를 나누어주는 것이 옳은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교수님께서도 적극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며 토론의 장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주제들로 많은 대담을 나누었고 덕분에 생소한 주제들에 대해 숙고할 수 있었었습니다.

 URBS 3140(Participatory Cities)는 시민 참여에 대해 다루는 수업으로, 한 학기 동안 반 전체가 외부 기관(클라이언트)한테 의뢰를 받아 해당 기관이 효과적인 시민 참여를 도모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제가 수업을 수강한 학기에는 PLTV(Penn Leads The Vote)라는 단체가 학교내의 cultural house에 속한 학생들의 투표율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제가 속한 팀은 PLTV가 LGBT 학생들의 시민참여를 도모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하였고, LGBT Center과 협업하며 PLTV가 보다 효과적으로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습니다. LGBT Center에서 실제로 팝업 행사를 진행하며 여러 사람과 미국의 투표제도 등과 관련하여 소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쉽지만은 않은 프로젝트였지만 좋은 팀원들을 만나 잘 마무리할 수 있었고 여러모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본인이 어떤 것을 배우고 싶은지 그리고 어떠한 형태의 수업을 수강하고 싶은지 고민해보고 강의계획서를 꼼꼼히 읽으며 수강신청하시기를 바랍니다. 교수님의 이력서를 읽으며 어떤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싶은지도 고민해보기를 추천합니다. 특히 혹여라도 미국으로 대학원을 오는 것을 염두에 두신다면,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 훌륭한 교수님들이 많으니 교환학생이라는 기회를 잘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3. 학습 방법

 우선 URBS강의들은 학술 강의가 아니었기에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다만, 제 경우 수업에서 다루어지는 주제들, 예컨대 미국의 투표제도 등이 생소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다행히 좋은 조교분과 팀원들이 제가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큰 어려움 없이 수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을 보는 강의들의 경우 자료들을 잘 읽고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 수업 내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면 시험을 보는 것에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국외수학을 하게 된 분이라면 아마도 이미 공부하는 나름의 요령이 있을 텐데, 미국에서도 그러한 요령들을 잘 적용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수업을 성공적으로 이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외국어

 영어가 일정 수준 이상 되기만 한다면 교환학생 생활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꼭 원어민의 수준이 아니더라도 수업을 듣고 따라갈 수 있고 영어로 본인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언어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본인이 영어 강의를 따라갈 자신이 전혀 없는 경우, 서울대의 영어 강의들이라도 수강해보기를 바랍니다. 특히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전공 과목을 들을 계획인 경우, 서울대에서 유사한 강의를 영어로 수강하고 온다면 수업이 보다 수월해질 것입니다.

 영어로 말하는 것에 큰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라면 수학강의 등 이공계 강의를 수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라는 안전하고 상호 존중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유학생이 많은 학교라 그런지 영어에 다소 서툴어도 크게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존중해주는 분위기이기에 본인이 설령 영어가 아주 자유롭지는 않더라도 영어로 질문하거나 나서는 것을 꺼리거나 망설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서울대학교의 교수님들도 좋으시지만 University of Pennsylvania 교수님들도 무척이나 좋으신 분들입니다. 저는 강의를 들으며 교수님들께서 강의를 무척이나 열심히 준비하시고 수업에 대한 열정이 많으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렇기에 한국에서는 office hour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미국에서는 한 번쯤 office hour 시간에 교수님을 방문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저 또한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office hour에 가본적이 없는데,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는 종종 교수님을 뵈었습니다. 어떤 교수님의 office hour을 가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교수님들의 office hour가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예컨대 LGST 중간고사 이후 성적을 확인하러 교수님 오피스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교수님이 먼저 시험 때 시간 관리는 어떻게 했는지 등을 물어봐 주셨고 제 시험 답안의 어떤 부분이 좋았고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office hour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것에서 짐작건대 많은 친구들이 office hour을 좋은 배움의 기회로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미국 현지에서도 꽤 괜찮은 가격으로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본적인 옷과 수업에 필요한 문구류 정도를 제외한다면 나머지는 미국 현지에서 구매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존 등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 학교에서 받는 것이 무척 쉽고 반품도 (아마존을 이용했을 경우) 간단합니다. 구매와 수령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에 저는 교환학생 생활을 하며 아마존을 애용했습니다.

음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해외에 오래 체류하는 경우 햇반이나 고추장을 챙기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2배 가격이라 그렇지 구하려면 미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한인마트는 차로 20~30분 거리에 있으며 규모가 매우 큽니다. 굳이 한인마트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Weee!와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여 한국 음식을 쉽게 배달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캐리어에 운반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굳이 부피가 큰 음식까지 챙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한식을 매우 사랑하는 분이라면 즉석 국 등 가벼운 것들은 준비물 목록에 넣어볼 법한 것 같습니다. 한식을 파는 식당이 학교 근처에 몇 있기는 하지만 저렴하지는 않을 뿐더러 한국과 비교하면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여행을 다닐 계획이라면 일회용 샴푸나 썬크림 등을 따로 챙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숙사에서 사용할 용도로 산 샴푸나 썬크림은 들고 다니기에 너무 크기에 작은 샘플을 이용해 여행 짐을 훨씬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필라델피아는 기본적으로 잘 사는 도시는 아니기에 물가 수준이 아주 높지는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미국이기에 한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습니다. 식당에서 외식하는 비용은 한국의 1.5~2배 정도를 생각했던 것 같고, 식료품 가격은 한국과 비교했을 때 체감할 수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물론, 라면이나 한국 음식은 한국보다는 비싸지만, 유제품이나, 연어, 육류 등에 있어서는 한국보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학교 바로 옆에는 ACME라는 대형마트가 있으며, Center City쪽으로 가면 Trader Joe’s 나 Whole Foods Market 등 한국에서도 유명한 미국의 마트들이 있습니다. 또한 Center City에 차이나타운이 있는데, 차이나타운에서 마늘, 생강, 파, 가지, 무 등 전형적인 미국의 마트에서는 찾기 힘든 신선식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집밥 느낌의 음식을 먹고자 무나물 같은 간단한 나물을 해먹거나 만두국을 끓여먹던 기억이 납니다. 혹시라도 요리를 전혀 못하신다면 이 기회에 할 수 있는 요리를 두어 가지 배워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학생마다 끼니를 해결하는 방법은 정말 제각각입니다. 주로 학교 dining plan을 이용해 식사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대부분 기숙사에서 요리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열심히 필라델피아의 식당을 탐방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학교 근처에도 식당이 많고 도보로 30분 정도 걸어서 갈 수 있는 center city에도 괜찮은 식당이 많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세가지—학교 식당 이용/기숙사혹은 친구 집에서 간단한 요리/외식—을 골고루 이용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룸메이트들이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기본적인 도구나 양념은 기숙사에서 함께 사용했습니다. 음식도 마찬가지로 각자 산 것을 공유하면서 먹었습니다. 룸메이트가 산 양파를 제가 쓰기도 하고 제가 산 계란을 룸메이트가 쓰기도 하고 하는 방식으로 모두 적당히 눈치껏 식재료를 사고 공유했습니다. 어떤 룸메이트를 만나는지에 따라 이러한 방식이 가능할 수도,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기에 모두가 이런 방식으로 교환학생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마 교환학생이 독방을 사용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기에, 매우 높은 확률로 룸메이트가 있을 텐데, 교환교로 가기 전에 룸메이트에게 연락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웹사이트에서 룸메이트 배정 결과를 출국 전에 확인할 수 있는데, 룸메이트들이 연락처를 남겨두었을 경우 연락해보기를 추천합니다. 그리 넓지 않은 부엌에 냄비와 펜이 몇 개씩 있는 것은 이상하므로, 서로 조율해서 필요한 물품을 챙기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 룸메이트가 3명 있었는데, 셋 모두 현지 친구들이었기에 현지에서 생활하는 동안 룸메이트들의 주방용품과 커피 머신 등을 함께 썼습니다.

 

 은행이나 통신사 등 교환학생 생활 초반에 갈 일이 많은 곳들은 다행히 전부 학교 근처에 있습니다. 저는 결제수단으로 트레블월렛과 비상용 비자 카드, 그리고 200달러 정도만 현금으로 챙겨갔고 학기초 현지에서 은행 계좌와 카드를 개설하여 사용했습니다. PNC은행을 이용했고, 은행이 기숙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었기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트레블월렛만 있어도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긴 한데, 친구들끼리 소액을 송금할 때 수수료가 발생하므로 현지 계좌를 만드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추천합니다. 학생 계좌는 만드는 비용도 무료이고 계좌 유지 비용도 없기에 부담 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통신과 관련하여서는 민트모바일이라는 통신사에서 유심칩을 사서 사용했습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민트모바일을 사용했고 큰 불편함 없이 만족하면서 사용했습니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교환학생을 할 수 있는 기간은 고작 한 학기이므로, 몇 개월짜리 유심칩을 사용하는 편이 편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병원은 학교 병원을 이용해도 되고 학교 주변에 CVS도 있어서 간단한 진료는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의료비를 생각하면 아프지 않은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저는 예방접종 때문에 학교 병원을 갔었고 시설이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보험 변제 받는 것도 크게 번거롭지는 않았고, 보험사에 전화하면 변제 받는 방법을 단계별로 알려주기에 혼자서 처리하는데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교통 부분에 있어서도 만족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차역이 학교 바로 옆에 위치해 있기에 기숙사에서 기차역까지 걸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뉴욕이나 워싱턴 디씨를 방문할 때 무척 편리합니다. 버스 정류장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지만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금방 이동할 수 있으며, 공항도 택시로 20~30분 거리이기에 쉽게 갈 수 있습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교통비가 높기는 하지만 미리 티켓을 예약하고 시간대를 잘 선택한다면 그래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표를 살 수 있습니다. 표의 가격은 정말 천차만별이므로 여행 계획을 세운다면 여유를 두고 티켓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필라델피아에는 Septa라는 대중교통 체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더럽고 위험한 느낌을 주기에 교환학생들은 물론이고 많은 현지 학생들도 대중교통보다는 택시를 이용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한적이 몇 번 있기는 하지만 가급적이면 택시를 추천합니다.

차 렌트가 가능하기는 하지만, 멀리 여행을 갈 목적이 아니라면 차를 탈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십대 후반이면 운전이 가능하지만, 21세 이하일 경우 차를 렌트하는 비용이 높기에 혹시라도 차를 타고 워싱턴 디씨나 뉴욕을 방문할 계획을 세운다면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시기를 바랍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미국은 한국과 다르게 학기 중간에 짧은 방학이 있습니다. 짧게는 4~5일, 길게는 10일가량 방학이 있어서 여행을 다니기 좋습니다. 미국을 2학기(가을학기)에 교환학생으로 방문하게 된다면 Thanksgiving break와 fall break를 즐길 수 있으며, 1학기(봄학기)에 방문한다면 spring break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은 이 기간을 여행하며 보내며, 방학이 아니더라도 주말을 이용해서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또한 여행에 큰 욕심이 없었음에도 4개월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뉴욕, 보스턴, 올랜도, 그리고 라스베가스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간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는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보기 어렵지만 미국에서도 여행을 목표로 한다면 충분히 많은 곳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강 이전이나 종강 이후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종강 날짜는 12월 22일이었는데, 룸메이트 중 한 명이 뉴욕에 살았기에 저는 종강 이후 일주일 남짓을 룸메이트 집에서 머무르며 뉴욕의 크리스마스를 즐겼습니다. 이전에도 뉴욕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일주일 동안 현지 친구와 함께 여유롭게 뉴욕의 구석구석을 탐방하는 것은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간혹 종강 이후 현지에 사는 친구 집에서 머무르다 오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기 전 저는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비행기 티켓을 편도로 끊었고 다행히 좋은 친구를 만나 소망했던 대로 종강 이후에도 뉴욕을 즐기다 올 수 있었습니다.

 

학교생활과 관련하여서는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무척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수업 외적인 부분들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동아리 활동의 경우 저는 친목용 동아리와 학술 동아리에 가입했고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최소 하나 이상의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학술 동아리는 한국보다는 가벼운 느낌이었고 많은 시간투자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경험이라 생각하고 이런저런 동아리 활동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친한 교환학생 친구들은 오케스트라, 밴드, 토론 동아리, 배구 동아리 등을 했고, 다들 학교생활과 병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동아리는 https://pennclubs.com/라는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고 개강 이후 학교 동아리 소개제에서도 쉽게 탐색할 수 있습니다.

 동아리가 아니더라도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무척 많았습니다. 저는 학교 헬스장을 종종 이용했고, 헬스장에는 클라이밍, 수영장, 농구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주 요가나 필라테스, PT 등의 무료수업을 진행하기에 시간을 맞춰서 수업을 들으러 간 적도 종종 있었습니다. 다만 교환학생은 헬스장을 돈 내고 이용하여야 합니다. 한 학기에 5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며, 해당 비용을 지불할 경우 헬스장의 모든 시설과 수업 일부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습니다. 헬스장 외에도 아이스링크장, 배구 코트 등 운동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학교이며, 학교 안에서 달리기를 하는 학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운동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충분히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학교 박물관, 각종 cultural house 등 심심할 때 둘러볼 만한 장소가 많으며, 학교 근처에 강가가 있어서 산책을 가기에 좋습니다. 도보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Center city에도 보고 즐길 거리가 많기에 심심할 틈이 없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밤 늦게 학교 밖을 돌아다니는 것은 지양해야하며, 안전하다고 알려지지 않은 곳의 방문은 자제해야 합니다. 필라델피아 안에서 특정 지역들은 매우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필라델피아의 켄싱턴 거리는 마약으로 유명한 곳인데, 혼자서 방문해서는 절대 안 되는 지역으로 손꼽힙니다. 수업의 일환으로 교수님과 함께 반 전체가 켄싱턴 거리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20명이 넘는 인원이 같이 움직였음에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혹시라도 호기심에 위험한 지역을 방문하는 일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안은 밤 늦게 돌아다니더라도 크게 위험하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혹시라도 불안하다면 언제든지 경찰분께 에스코트를 부탁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새벽에 기차역에서 기숙사까지 이동하며 에스코트 서비스를 이용해보았는데, 경찰분께서 친절하셔서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꼭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더라도 경찰관분과 대화해보고 싶다면 한 번쯤 에스코트를 부탁해보기를 바랍니다. 저는 기차역에서 기숙사까지 걸어오는 약 20~30분의 시간 동안 경찰관분께서 해주신 필라델피아와 뉴욕의 대중교통 및 거리 체제에 대한 설명을 상당히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University of Pennsylvania는 서울대와 비교했을 때 아담한 크기입니다. 대부분의 강의실은 15분 이내에 충분히 걸어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수업 시간표를 짤 때 강의실 간의 거리는 크게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수강한 강의의 경우 모든 교수님들이 정시에 수업을 마쳤으며, 출석 체크는 전자 출결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더불어 많은 교수님들이 지각에 엄격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수업 강의실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불어 많은 강의의 경우 출석이 성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컴퓨터공학과 강의나 수학 강의의 경우 출석률이 그리 높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더불어 제가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2023년 2학기에는 녹화 강의를 제공하는 강의들도 심심찮게 있었습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단언컨대 2023학년도 2학기는 저의 21년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다이나믹한, 그리고 도전적인 한 학기였습니다. 4개월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낯선 장소에서 다양한 배경과 가치관의 사람들을 만나며 많이 보고 듣고 배웠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인간적으로도 그리고 커리어적으로도 한걸음 성장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입니다. 스스로에 대해 조금 더 잘 알게 되었고 한국에서의 대학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이전에는 해보지 못했던 경험과 고민들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부족하고 서툴지만 교환학생을 가기 전과 비교하면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가지로 운이 많이 따른 교환학생생활을 한 것 같아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좋은 룸메이트들, 좋은 친구들, 좋은 교수님들 그리고 여러 우연한 기회들이 제 교환학생 생활 이곳저곳에서 선물처럼 나타났고, 덕분에 누구보다도 행복한 교환학생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잊지 못할 기회를 제공해주신 모든 학교 관계자분들, 그리고 교환학생 생활을 여러모로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이 글을 보는 분들 모두 즐겁고 알찬 교환 생활을 하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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