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교환 프로그램은 제가 대학에 다니는 동안 꼭 해보고 싶었던 것들 중 하나였습니다. 해외에서 상당 기간 체류하며 일상적인 삶을 살아보는 것은 여행으로 해외를 방문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측면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들을 접해보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자 하였습니다. 특히 대학생이라는, 비교적 자유롭고 보장된 신분으로 해외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도 인생에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우선 파견국을 미국으로 정한 이유는 영어 실력 향상 목적이 가장 컸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특별히 선호하는 지역이 없었기 때문에 귀국보고서를 꼼꼼히 읽어보며 각 학교 및 지역의 장단점을 비교해보았습니다. 여러 기준을 고려했는데 치안, 비용(물가, 거주비용, 학비 등), 쿼터제인지 학기제인지 (저는 더 오랜 시간 머무르고 싶어 학기제를 택했습니다.), 교환학생을 위한 교내 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져 있는지, 거주지 마련이 용이한지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최종적으로 UT Austin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제가 생각한 조건들을 대부분 충족하는 학교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희 과 교수님들 중 몇 분께서 U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셔서 좋은 학교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텍사스는 미국 중남부에 위치한 주로 경제, 문화 등 여러 측면에서 크게 발전한 곳입니다. 델 테크놀로지, 테슬라 등 세계적 기업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고, 삼성 반도체 공장도 있습니다. 오스틴은 텍사스의 주도로, 치안이 좋아 살기 좋은 도시로 자주 언급되는 곳입니다. “Keep Austin Weird”라는 특색 있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으며, 음악과 예술의 도시라 불리기도 합니다. 실제로 오스틴 공항에는 거대한 기타 모양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고, 음악 축제인 ACL(Austin City Limit)에는 유명 가수들이 공연하러 오기도 합니다.
UT Austin은 전미 최상위 연구 중심 대학교 Carnegie Tier One (R1)에 속해 있으며 공학계열과 상경계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상징색은 Burnt Orange이고 마스코트는 Longhorn입니다. 개인적으로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또 학교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공항이 있어 편리하고, 다운타운 오스틴도 근처에 있어 좋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 신청과 관련하여서는 네이버 블로그 등을 찾아보며 진행했습니다. 사실 메일이나 공지를 자주 확인하며 안내된 대로 절차를 밟아 나가면 그다지 문제가 없지만, 아무래도 간단한 절차는 아니다 보니 심적으로, 때로는 체력적으로 조금은 부담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절차는 UT로부터 합격 통보 > MyIO 서류 제출 > DS-2019 수령 > SEVIS Fee 지불 및 영수증 저장 > DS-160 작성 > 비자 인터뷰 예약 > 비자 인터뷰 > 비자 수령입니다. 저는 절차를 밟으면서 잘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바로바로 학교로 문의 메일을 넣었는데, 시차를 감안하면 매우 빠르게 답변을 해주시는 편이었습니다.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 학교에 문의해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선택할 수 있는 거주지 옵션은 크게 1) 코옵 2) 도비 3) 아파트 4) 교내 기숙사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저는 외국인들과 교류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귀국보고서들을 살펴본 후 코옵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코옵 사이트 https://collegehouses.org/) 코옵은 일종의 학생자치 기숙사인데, 제가 생각하기에 코옵의 장점은 1)방값(식사 포함)이 무척 저렴 2)외국인, 한국인 모두와 교류 기회 많음 3)다양한 코옵 주관 행사 4)식사 질이 생각보다 양호, 다른 한국인들도 꽤 잘 먹음 5)학교와 가까움 이 정도입니다. 저는 이 중에서 2번 장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코옵에서는 학생들끼리 밥도 함께 먹고 labor도 같이 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다질 기회가 많습니다. 실제로 저는 코옵에 사는 한 친구와 많이 친해져서 댈러스에 있는 친구의 집에 초대받기도 하고, Texas State Fair라는 축제도 같이 가보는 등 좋은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코옵의 단점은 1) 좋지 않은 위생 2) labor 수행 의무 정도입니다. 사실 이 두 가지가 좀 중대한 단점이긴 합니다. 코옵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주 4시간 labor라는,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다양한 labor가 있지만 크게 청소/요리로 분류됩니다. 저는 살림에 그다지 능하지 않아 걱정했는데, 안내문이 다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주 4시간이지만 익숙해지면 훨씬 더 빠른 시간 내에 labor를 끝낼 수 있습니다. 참고로 labor는 시간당 10불 정도로 코옵 사생들 간 사고 팔 수도 있습니다. 위생의 경우 실제로 보니 안 좋은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위생을 많이 중시하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수적이신 분들은 다른 선택지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코옵에서 친구들과 쌓은 추억들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기에 다시 선택한다 해도 코옵을 택할 것 같습니다.
코옵 신청과 관련하여서는, 늦게 신청하면 자리가 없을 수 있다는 정보를 보고 UT로부터 admission을 받은 뒤 서둘러 코옵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코옵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저는 Halstead를 택했습니다. Halstead는 super코옵 건물의 4, 5층에 해당하는 기숙사로 교환학생들이 다수 거주합니다. 제가 보기에 코옵을 택한 대부분의 한국인 교환학생들은 Halstead 아니면 1, 2층의 Laurel에 사는 것 같고, 아예 다른 코옵(ex. Taos)에 거주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더블룸과 싱글룸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저는 싱글룸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discounted room으로 선택하여 1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옵션은 계약 후 특정 시점에 메일로 discounted room을 이용할 의향이 있는 사람은 답신 달라는 메일이 오는데, 그때 결정하면 됩니다. 참고로 싱글룸을 택했더라도 화장실은 옆방 친구와 공유하게 될 수 있습니다. 방이 상당히 좁긴 하지만 저는 원래 본교를 다닐 때도 기숙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다른 유의사항은 원래 코옵 계약이 가을학기~봄학기 1년 단위라서 가을학기에만 거주할 경우 계약 취소비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계약서를 통해 꼼꼼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저는 교내 기숙사가 아닌 코옵에서 거주했는데, College Houses 사이트에서 기숙사 종류별 비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UT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보험료와 student fee 정도인데 합쳐서 1630불 정도였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 당연하지만 비행기 표는 일찍 끊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출국 3개월 전 정도에 비행기표를 결제했는데 꽤 비쌌습니다. 개강일을 확인하고 빠르게 비행기 표를 구매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참고로 저는 종강 후 일정이 확실하지 않았기에 편도로 끊었었습니다. 그리고 인천에서 오스틴으로 곧바로 가는 직항이 없어서 다른 도시를 경유해야 하는데, 주변 친구들을 보니 이를 기회로 개강 전에 다른 도시를 여행하고 오는 경우도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 여유가 된다면 개강일보다 1~2주 정도 미리 도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생증과 보험카드 수령, 은행 계좌 개설, 결핵 검사, 수강신청 등 할 일이 조금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학기가 시작하면 생각보다 오스틴을 둘러볼 시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이 기간을 잘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이때는 코옵 입주 전이었기 때문에 함께 교환학생을 간 친구와 에어비앤비 생활을 며칠 했습니다.
- 짐을 최소화해서 가져가시면 좋습니다. 특히 종강 후 여행을 할 예정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의류는 압축팩으로 싸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캐리어를 대형, 중형 하나씩 갖고 갔는데, 종강 후 약 3주간 여행을 할 계획이었기에 하나는 학기말에 한국으로 보냈습니다. “쉬핑투홈”이라는 업체를 이용했는데, 업체와 연락이 잘 되는 편이 아니라 불안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집에 캐리어가 잘 도착했습니다. 항공운송이기 때문에 선박운송 업체보다 배송기간이 짧고, 가격도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 종강 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여행지 관련 정보는 대강이라도 미리 찾아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기 중에 하려면 은근 시간이 많이 걸리고 부담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advising bar 등을 제거해야 하는데, 각 과에서 안내하는 대로 하면 됩니다. English 전공의 경우 수강신청은 당일에 선착순으로 합니다. 다만 UT 재학생은 교환학생보다 훨씬 일찍 수강신청을 하므로 교환학생은 남는 수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원하는 수업을 수강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으니 후보 강의들을 몇 개 정해두시면 좋습니다. 또는 해당 수업의 교수님께 연락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지 여쭤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강의를 들을지 선택할 때 이전 학기 해당 수업의 강의계획서를 참고하면 도움이 됩니다. 교수님들에 대한 평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Rate My Professors)도 존재하니 참고하세요. 시간표를 짤 때 Coursicle 앱을 사용하면 편리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4과목 총 12학점을 수강했는데, 전공(English) 2과목, 타과전공 2과목을 수강했습니다. 과목을 선택할 땐 한국에선 접해보기 어려운 수업 및 흥미가 가는 수업을 우선순위로 두었습니다.
1) Culture and Communication (ANT 307/LIN 312C, Prof. James Slotta)
언어학 분야에 관심이 있어 수강하게 된 언어인류학 수업입니다. 주 3시간 수업으로 2시간은 대형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강의식 수업, 1시간은 분반별 discussion 수업입니다. 평가는 중간/기말고사, discussion 수업 출석, 리딩 퀴즈, 간단한 팀플 2개 정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업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은 상당히 흥미로운데, 크게 세 가지 대주제(Language & Symbolism: The Nature Of Linguistic Meaning, Language & Identity: Constructing Ourselves out of Language, Language & Performativity: Constructing the Social World with Language)를 기반으로 다양한 언어학 실험이 함께 소개됩니다. 교수님께서도 유쾌하셔서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하십니다. 다만 매수업마다 교수님께서 미리 올려 두신 리딩 퀴즈에 대한 답안을 생각해갈 것이 요구되는데, 리딩 분량이 꽤 되는 편이고 퀴즈들도 쉽지 않아서 조금 부담을 느끼긴 했습니다. 리딩 퀴즈는 분반별 discussion 세션 때 진행되는데, 답안에 대해 조원들과 의논해볼 수 있고 다른 조 학우들의 의견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이 수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많은 수의 학생들이 수강하는 대형 강의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궁금한 사항이 생기면 수업 시간에 곧바로 손을 들고 교수님께 질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과는 사뭇 다른 수업 분위기에 놀라움을 느끼며 미국의 자유로운 학풍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3) Banned Books and Novel Ideas (E 314, Prof. Teri Fickling)
해당 수업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 학교나 도서관에서 금지된 적이 있는 책들을 수업의 주된 텍스트로 다룹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류의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어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평가항목에 시험은 없고 3개의 레포트와 출석, 기타 과제 등이 있습니다. 매 수업마다 텍스트를 일정 분량 읽어가야 하는데, 수업마다 할당된 분량은 많지 않은 편이지만 이게 조금 쌓이면 분량이 갑자기 많아지기 때문에 밀리지 않고 읽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수업은 소규모로 진행되며 수업참여가 매우 중요한 수업입니다. 구체적으로, 발제자가 텍스트와 관련한 질문을 몇 가지 준비해오면 그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전체 50분 수업 중 이 과정이 약 40분 동안 이루어지고 나머지 10분 동안 교수님의 부연 설명 및 강의가 진행됩니다. 정말 미국적인 스타일의 수업이라 느꼈고 학생들의 열의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와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며 논의를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러한 수업 방식에 처음엔 다소 적응하기 어려웠으나 차차 수업을 따라가면서 손을 들고 의견 발표도 해보는 등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이 정말 좋은 분이셨는데,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시고 학생들 의견을 존중해 주십니다. 모든 학생들과 일대일로 레포트 상담도 해주시고 수업 참여를 격려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수업에서 다루는 텍스트들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 성소수자, 인종차별 등 다양한 주제에 기반한 텍스트들을 읽었는데, 미국의 문화 및 역사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들이라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영문학 분야에서는 현대 문학이라 하여도 꽤 오래 전에 출판된 작품을 주로 다루는데, 여기서는 불과 몇 년 전에 발간된 책을 다루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아직 텍스트의 학문적 의의가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견 제시를 유도하는 이러한 수업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3. 학습 방법
미국의 수업들은 중간/기말 시험이 압도적으로 중요한 편이 아니고, 중간중간 제출하게 되는 자잘한 과제들의 평가 비중이 시험의 그것과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 한국의 대학 수업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험기간에만 집중하는 것보단 평상시에 과제들을 성실하게 제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자잘한 과제들이 많은 만큼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서 조금 번거로울 수 있지만, 강의계획서를 꼼꼼히 읽어 보고 제출해야 할 것들을 잘 체크하시면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교수님들도 과제에 대해 굉장히 구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시는 편이라 크게 힘들었던 부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교 차원에서도 학생들에게 학습 지원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해주는 분위기였는데, 교수님들도 학생들에게 언제든지 편하게 질문하라고 말씀해주시고 TA 분들도 여러모로 도움을 주려 하시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면 이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레 영어에 노출되는 것은 교환학생으로서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들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외국인 친구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상당히 빠르고 슬랭도 많기 때문에 놓치는 부분도 꽤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 친구들과 여러 차례 대화하며 영어로 말해볼 기회를 늘리고자 했습니다. 또 저는 외국인 친구와 일대일로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말할 타이밍을 잡기도 수월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내용을 별다른 교정 없이 바로바로 내뱉어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는 친한 친구와 이야기할 때, 비록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비교적 주저하지 않고 영어를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이상하게 말한 부분도 친구가 잘 알아들어 주었기 때문에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밖에는 ISSS에서 주최하는 교환학생 행사에 종종 참여하여 다른 외국인 학생들과의 스몰토크를 통해 영어로 말할 기회를 갖고자 했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 저는 조용한 공간에서 공부하는 걸 선호하는데, 교내에 있는 PCL과 Life Science 도서관을 애용했습니다. 전자는 늦은 시간까지 공부할 때 이용하기 좋았고, 우리 학교와 달리 음식이나 음료를 들고 들어갈 수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후자는 내부가 정말 예쁜데, 이른 시간에 문을 닫아서 아쉬웠습니다. 또 유니온 건물 복도에 아늑한 리클라이너 의자가 많이 비치되어 있어서 휴식을 취하거나 리딩을 할 때 이용하면 좋습니다.
- Groupme 앱을 통해 팀플 연락을 취하거나 수업 단체 채팅방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설치하면 좋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오스틴의 여름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더 더웠습니다.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가고 햇빛 또한 따가울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여 선글라스, 모자, 선크림 등을 챙겨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습하지는 않아서 그나마 낫긴 합니다. 더운 날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여름옷을 넉넉히 들고가면 좋지만, 짐이 많다면 의류 비용이 비싼 편은 아니라 현지에서 사 입어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학기 중 여행에 대비하여 공병이나 샘플 화장품을 여러 개 들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미국 특성상 밖에서 신던 신발을 신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이게 불편하신 분들은 실내 슬리퍼를 한국에서 저렴하게 구매해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실내 슬리퍼를 다소 비싸게 파는 것 같습니다. 또 여행을 할 예정이라면 자물쇠도 있으면 좋습니다. 경비 절감을 위해 호스텔에 묵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때 캐비닛을 잠글 때 사용하게 됩니다. 숙소에서 대여 가능하지만 비싸기 때문에 한국에서 싸게 사서 준비해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텍사스 물가가 미국 내에서 저렴한 편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한국보다 많이 비싼 편입니다. 외식을 할 경우 패스트푸드가 아닌 이상 10~20불 정도는 하고, 여기에 팁이 붙으면 더 비싸집니다. 저는 가계부를 작성하며 과소비를 하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당
교내외에 식당과 카페가 매우 많습니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교내 식당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저는 평이 괜찮다고 들은 Kinsolving Dining Hall에 가본 적 있습니다. 가격이 좀 나가지만 뷔페식인 것을 감안하면 괜찮습니다. 그 밖에 유명 식당 및 카페를 몇 군데 추천하자면 인앤아웃 버거, 모차르트 카페(뷰가 좋습니다), Chuy’s(Tex-Mex 요리), Bananarchy(냉동바나나 디저트), 치폴레 멕시칸 그릴, Terry Black’s Barbecue, Gelato Paradiso, Hopdoddy Burger 등이 있습니다.
2) 의료
교환학생은 학교 의료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데, 건강상 문제가 생겼을 때 이 보험이 상당 부분을 커버해준다고 알고 있습니다. 교내에 UHS(University Health Services)가 있는데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여기서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다실 같은 백신도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하니 관련 정보를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감기약, 인공눈물, 타이레놀 등을 챙겨갔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은행
저는 미국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Chase 은행을 이용했습니다. 당시에 10번 이상 결제하면 100불을 주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고, Zelle이라는 송금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만일 코옵에 거주할 예정이라면 처음에 계좌를 개설할 때 check를 달라고 요청하세요. 코옵 방세를 check로 내면 수수료가 붙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신한 체인지업 카드를 준비해 갔는데, 해외결제 수수료가 붙지 않고 환율에 따라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환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환전우대가 그다지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주변에 트래블월렛을 사용하는 친구들도 많았는데, 여러가지로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신한카드에서 Chase 카드로 달러 송금 시 해외송금 수수료(약 4불)가 발생하므로 해외송금 횟수를 가능하면 줄이는 게 좋습니다.
4) 교통
- 오스틴 내에서는 거의 버스를 이용하게 됩니다. UT 학생증으로 무료로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구글맵 상에 뜨는 버스 도착 예정 시간이 잘 맞지 않으니 이동할 때 시간을 넉넉히 잡고 가야 합니다. 특히 저녁에 집에 돌아가야 할 때는 구글맵에 뜨는 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서서 늦은 시간에 버스 정류장에서 오래 기다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버스 정류장에는 홈리스와 위험해 보이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 따릉이와 비슷한 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수업 듣는 건물들이 대부분 코옵과 가까워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스템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용해본 지인의 말에 따르면 1시간마다 자전거를 반납하지 않으면 추가비용을 내야 한다 하니 이 부분을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우버나 리프트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두 앱의 가격을 비교해본 후 저렴한 것으로 택하면 좋습니다.
5) 통신
민트 모바일 eSIM을 이용하였습니다. 텍사스뿐 아니라 미국 다른 지역(동부, 서부)에서도 큰 문제없이 데이터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3개월 데이터 무제한 플랜(당시 프로모션 행사 중이었음)에 추가로 3개월 매월 데이터 15GB 플랜을 사용하였는데, 민트 모바일은 프로모션 행사를 자주 하는 것 같으니 사이트를 틈틈이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 요금제는 정지시켜 두고 갔는데 중간중간 본인인증을 위해 필요할 때가 있을 땐 잠깐 정지를 해제했다가 문자만 받고 다시 정지하는 방식으로 했습니다.
6) 기타
- 코옵과 가까운 거리에 타겟이라는 할인마트가 있는데 필요한 물건은 대부분 여기서 구매하시게 됩니다. 코옵에 사시는 경우 개인적으로 브리타 정수기를 사는 걸 추천하는데, 코옵에서 제공하는 tap water의 물맛이 이상해서 안 맞으실 수 있습니다.
- 식료품점이 곳곳에 있는데, 다양한 음식들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Central Market, Whole Foods Market, Trader Joe’s, HEB 등이 있습니다. 또 한국 식료품을 살 수 있는 한양마켓도 버스 타고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 기타 가볼 만한 곳으로는 텍사스 캐피톨, 블랜튼 미술관(교내에 위치, UT 학생 무료), 도메인(야외 쇼핑몰), South Congress, 뮬러 레이크 공원, Mount Bonnell, Barton Creek Square (쇼핑몰), 질커 파크, 오스틴 공공도서관 등이 있습니다.
- 학생 신분으로 아마존 프라임 무료체험(6개월) 가능합니다. 배송은 (코옵에 거주하는 경우) 코옵으로 받을 수도 있고, 학교의 그레고리 짐으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코옵으로 한번 배송시켰다가 택배를 찾는 데 애를 먹었던 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는 그레고리 짐을 통해 택배를 수령했습니다. 다만 코옵으로 배송시켜도 아무 문제 없이 택배를 받는 친구들도 많았어서 그냥 참고만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 저는 교내 행사에 자주 참여했었습니다. 관련 정보는 Texas Global 이벤트 사이트(https://global.utexas.edu/events/search?unit=2493)에서 틈틈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또 Friendship Program이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UT 학생과 오스틴 지역 주민을 매칭해주는 프로그램인데, 여기서 알게 된 친구가 정말 따뜻하게 잘 챙겨줘서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이 친구와는 당일치기로 타지역에 방문해 축제를 즐기기도 하고, 할로윈과 크리스마스 때 집에 초대받아 미국의 문화를 많이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 그레고리짐 역시 UT의 높은 학생복지 수준을 보여줍니다. 운동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실내외 수영장도 있습니다. 물론 학생증이 있으면 무료로 사용 가능합니다. 사이트로 방 예약도 가능해서 저는 친구와 종종 배드민턴을 같이 쳤습니다. 라켓과 공은 대여 가능합니다. 또 TeXercise라는 프로그램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 학교 중앙에 위치한 유니온 건물에는 볼링장이 있고, 스케줄에 따라 종종 영화도 무료로 상영해줍니다.
- 스포츠 경기도 즐길 수 있는데 저는 남자농구와 풋볼을 봤습니다. 빅티켓을 사면 모든 경기를 빅티켓으로 관람할 수 있는데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본인의 흥미도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면 됩니다.
- Moody Center라는 공연장도 있는데, 유명 가수들이 꽤 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샘 스미스의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 Broadway in Austin이라 하여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을 학교에서 볼 수 있는데, 사이트를 보고 관심 가는 뮤지컬이 있다면 티켓을 최대한 빨리 구매하여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공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저는 좋은 자리는 아니었지만 40불이 안 되는 가격으로 관람했습니다.
- UT RecSports에서 주관하는 Adventure trip도 추천합니다. 저는 Backpacking을 신청했는데 2박 3일 일정에 130불 정도 했습니다. 선착순 신청 방식인데, 저는 정보를 늦게 알게 되어 waiting list에 이름을 올려 두었다가 운 좋게 취소 여석이 생겨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운동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니라서 무거운 백팩을 짊어지고 산행을 하는 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미국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캠핑을 해보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취침 전 매트에 누워서 밤하늘에 무수하게 펼쳐져 있던 별들을 바라보았는데, 정말 잊지 못할 장면이었습니다.
- 학교와 멀지 않은 곳에 강이 있는데 여기서 카약과 패들보드를 탈 수 있습니다. 저는 둘 다 처음 해보는 것이었는데 정말 재밌게 즐겼습니다. 다만 너무 더운 여름날은 피하세요.
- 여행과 관련하여서는, 학기중에는 주말과 공강을 이용해서, 또는 (가을학기 기준) 노동절과 땡스기빙 주간을 이용해서 여행을 갈 수 있습니다. 텍사스는 중부에 있어서 비행기를 탄다면 동부나 서부 둘 다 여행가기가 비교적 용이한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노동절(+주말)에는 버스를 타고 텍사스의 샌안토니오와 휴스턴을 여행했고, 한번은 금요일과 주말을 이용해 시애틀에 다녀왔습니다. 땡스기빙 주에는 올랜도와 마이애미를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친구와 휴스턴 근교로 당일치기 여행을 갔다 오기도 하고, 위에서 언급하였듯 댈러스에 있는 친구 집에 가 며칠 묵고 오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는 여행 경험이 거의 없는 편이었는데, 이번 교환학생 생활 동안 여행을 많이 다니며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볼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미국 어느 지역이나 통용되는 사항이겠지만,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오스틴이 치안이 괜찮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어두워지면 동네가 그다지 밝지 않아서 조심해야 합니다. 다만 교내는 그나마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에 이동해야 한다면 최대한 학교 안을 통과해서, 그리고 다른 친구와 동행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또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홈리스를 비롯하여 위험해 보이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들을 쳐다보지 말고 최대한 거리를 두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학교 인스타 계정(@utaustinx, @utunions, @utexascee, @livingthelonghornlife 등)에서 다양한 행사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UT의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이러한 행사를 학기초에만 잠깐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학기 내내 다양한 행사를 주최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다양성을 굉장히 강조하는 미국인 만큼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와 관련된 행사들이 많았는데, 한국에서는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것들이라 흥미로웠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니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것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교환학생으로 파견되기 전에는 미국에 처음 가보는 것이라 막막하기도 했고 준비과정도 상당해서 부담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왕 큰 돈 들여 가는 김에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시도하다 보니 세계각국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우고 경험한 것 같습니다. 이번 교환 학기는 전공 및 어학 공부를 넘어 저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오스틴에서 새로이 알게 된 많은 사람들로부터 여러가지를 배우고 그들의 진심 어린 따뜻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었고, 이는 앞으로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꺼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저의 글이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