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다른 나라에서 한 학교의 일원이 되어 수업을 듣고 생활하는 경험은 대학생의 신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예전부터 대학에 입학하면 가장 하고 싶은 활동이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며 시야를 넓히고, 보다 독립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어릴 때 미국에서 살았던 기억이 좋게 남아있어 다시 한번 미국에서 생활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파견국을 미국으로 정했고, 특히 동부 지역을 여행하고 싶어 동부 쪽 학교들의 귀국보고서를 모두 읽어보았습니다. 치안, 교통, 학기 기간, 기숙사, 공항까지의 거리 등을 고려하며 3개의 후보를 정했고, 캠퍼스 사진을 보던 중 Cathedral of Learning 건물을 보고 이곳에서 생활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University of Pittsburgh를 1지망으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피츠버그는 펜실베이니아주 서쪽에 있는 도시로, 필라델피아 다음으로 큰 도시입니다. 과거 철강도시로 막강한 부를 누렸던 이곳은 제철 산업 쇠퇴 이후 의료 및 IT 분야로 산업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피츠버그에는 박물관이 많아 도시의 역사 및 문화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Carnegie Museum of Art and Natural History, Andy Warhol Museum, Heinz History Center, Phipps Conservatory and Botanical Gardens 모두 학생증을 보여주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또 피츠버그에는 미식축구(Steelers), 야구(Pirates), 아이스하키(Penguins) 프로 스포츠팀이 있습니다. 저는 세 종목의 경기를 모두 관람하였는데, 응원 문화가 재밌고 경기장도 예뻐서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던 저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이스하키는 학생표도 따로 있으니 찾아보고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피츠버그는 두 개의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하여 변덕스러운 날씨가 특징이고 연중 강수량 및 적설량이 많은 편입니다. 제가 파견되었던 봄학기(1-4월)에는 비가 자주 왔지만 세차게 쏟아지진 않아서 여기 학생들은 대부분 우산 없이 다녔습니다. 피츠버그의 장점은 교통이 잘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버스정류장도 많고 다운타운에 가는 버스의 종류도 많아서 쉽게 캠퍼스 밖으로 이동할 수 있었고, 학교에서 공항까지 가는 버스(28X)도 있어 여행 다니기 매우 편리했습니다. 학교에서 공항까지 28X 버스를 타면 50분 정도 걸렸고, 이 버스는 스케줄표가 따로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버스는 학생증을 찍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피츠버그 대학교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위치한 준공립 대학입니다. 대학병원인 UPMC (University of Pittsburgh Medical Center)는 미국 내에서도 알아주는 큰 병원이기 때문에 의학과 간호 분야가 유명합니다. 학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Cathedral of Learning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학교 건물이고, 피츠버그 대학교는 이 건물을 중심으로 강의실, 기숙사, 가게들이 밀집되어 있는 도시형 캠퍼스입니다. 학교 바로 옆에는 카네기멜론 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가 위치하고 있어 캠퍼스 주변 치안이 괜찮은 편입니다. 학교 셔틀도 밤늦게까지 운행을 하고, 기숙사 1층에는 시큐리티가 항상 있습니다. 가끔 범죄가 일어나면 crime alert가 문자로 오는데 전부 학교에서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 신청 절차는 <DS-2019 수령, SEVIS fee 납부, DS-160 작성, 비자 수수료 납부, 비자 인터뷰예약, 비자 인터뷰>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각 단계별로 잘 정리된 네이버 블로그들이 많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교환을 준비할 때부터 미국 비자 신청 절차가 복잡하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DS-160과 같이 작성할 내용이 많은 것들은 하루 날을 잡고 빠르게 처리했고 그 결과 비자 인터뷰 날짜를 여유롭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준비하실 때 서류별로 잘 저장해두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DS-2019는 입국할 때나 은행 업무 볼 때, 다른 나라로 여행 갈 때 등 필요한 때가 많기 때문에 여러 장 뽑아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기숙사 지원 메일은 본교 메일이 아닌 Pitt 메일로 받았고, 1~5순위까지 희망 기숙사/방 종류를 선택하여 제출하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제가 메일을 늦게 확인해서 그런지 저는 모두 1인실로 신청을 했는데 Panther Hall 2인실에 살게 되었습니다.
기숙사는 크게 upper, lower로 구분 지을 수 있습니다. Upper에는 Panther Hall, Irvis Hall, Sutherland Hall이 있고, 나머지는 lower에 위치해 있습니다. 카페테리아도 upper에 하나(Perch), lower에 하나(Eatery) 있습니다. 둘 다 뷔페식인데 eatery가 훨씬 넓고 음식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저는 perch 음식의 퀄리티가 더 좋다고 생각했고 upper에 살았기 때문에 주로 perch를 이용했습니다. 체육 수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업이 lower campus에서 진행되고, upper까지 가기 위해서는 경사로를 15분 정도 걸어야 한다는 이유로 많은 학생들이 lower에 있는 기숙사를 선호했습니다. 저는 upper 기숙사들이 비교적 최신식 건물이고, perch와 가깝고, 올라가는 게 나름 운동이 된다는 점에서 upper 기숙사를 추천드립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파견 대학에 따로 지불했던 비용은 기숙사비, meal plan 비용, 수업 별 교재비였습니다. 기숙사마다, 또 방마다 비용이 다른데 제가 배정되었던 Panther Hall double room(2인실)은 $4,555였습니다. 기숙사 안에 주방이 따로 있는 아파트 형식의 기숙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숙사는 필수로 식권 같은 meal plan을 사도록 되어있습니다. Meal plan도 다양하게 있는데, 저는 ‘1 meal per day + 500 dining dollar’를 이용했고, $1800였습니다. Dining dollar는 학교 내에 있는 음식점이나 일부 외부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입니다. 교재비는 수업마다 $50-100 정도였는데, 지불하면 한 학기 동안 수업에서 쓰이는 교재의 eBook을 이용할 수 있는 형식이었고, 원치 않는 사람들은 안 내도 무관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기숙사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백신 기록을 제출해야 했습니다. 저는 수막구균성뇌수막염 백신을 안 맞았기 때문에 출국 전 서울대학교 보건진료소에서 맞았고, 12만원이었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 관련 내용을 Pitt 메일로 받으시면 학교 홈페이지(my.pitt.edu)에서 수강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수업은 선이수 과목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수업을 본교에서 들으셨다면 academic adviser에게 성적표를 첨부한 메일을 보내시면 됩니다. 메일을 보내는 양식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셔서 그대로 따라 하시면 됩니다. 수강 신청을 할 때 이미 차 있는 과목의 경우 대기 신청을 해놓을 수 있는데 보통 waitlist 5번 안에 들면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제 전공이 아닌 생명과학 전공으로 교환을 갔기 때문에 들을 수 있는 수업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명과학 2과목 (Foundations of Biology2, Genes and Diseases), 심리학 1과목 (Introduction to Psychology), 예체능 3과목 (Cycling, Ballet, African Drumming Ensemble) 총 12학점을 들었습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수업은 African Drumming Ensemble입니다. 아프리카 전통 드럼과 노래, 춤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수업 분위기가 자유로워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으신 분들께 더욱더 추천드립니다. 학기 중에는 다른 학교에 가서 아프리카 전통 옷을 입고 공연을 했고, 학기 말에는 Pitt에서 공연을 해 친구들을 초대했었습니다. 다양한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고, 여러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재밌는 수업입니다.
3. 학습 방법
학습 방법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모르는 내용은 교수님 또는 조교분들께 여쭤봤고, recitation이 있는 수업의 경우,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얘기할 기회가 많아 그 시간을 잘 활용했습니다. 시험 전에 review session을 따로 갖는 수업도 많았습니다. 공부는 주로 Cathy 1층 또는 기숙사에 있는 스터디룸에서 했습니다. Hilman Library가 있는데 자유롭게 떠들 수 있는 공간이라 많이 시끄럽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외국인들과 대화하기가 가장 좋은 외국어 습득 요령이라고 생각합니다. 룸메나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들과 대화를 많이 하다 보니 조금씩 영어가 편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예체능 수업도 한두 개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발레 수업에서 오늘의 tmi를 한 명씩 얘기해 보는 시간을 가끔 가졌는데,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영어 표현을 익힐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봄학기에 파견되신다면 장갑, 목도리, 부츠와 같은 방한용품을 많이 가져가세요. 저는 기숙사 방이 춥다고 느껴져서 담요와 후리스를 챙기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내용 캐리어를 가져가시면 편하게 여행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큰 캐리어 두 개, 기내용 하나를 가져갔고 미국 내에서 국내선을 타고 이동할 땐 기내용 캐리어를 들고 다녔습니다. 상비약은 혹시 모르니 다양하게, 평소에 복용하던 걸로 많이 가져가세요.
2. 현지 물가 수준
한국과 비교하면 물가가 많이 비쌌지만 피츠버그는 미국 내 다른 지역에 비해 비싸진 않았습니다. 피츠버그는 옷에 따로 세금이 안 붙어서 쇼핑하기 좋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통신 등)
- Meal plan: Meal plan은 기숙사 신청 시 구매할 수 있는 식권입니다. 저는 ‘1 meal per day + 500 dining dollar’를 이용했고, 1 meal은 Perch나 Eatery에서 하루 한 번 사용할 수 있습니다. Meal swap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1 meal을 Perch나 Eatery에서 사용하지 않고 교내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1 meal→$12). 저는 주로 Petersen Events Center에 있는 Burrito Bowl(멕시칸 음식)이나 Chick-fila-A(치킨버거)에서 meal swap을 사용했습니다. Dining dollar는 캠퍼스 내 식당이나 마트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고, 1/3에 해당되는 금액은 학교와 제휴를 맺은 외부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학교 주변 식당: Oishii Bento(한식), Noodle House(라멘), Chipotle(멕시칸), Hemingway’s(술집), Hunan bar(중식), Chick’n Bubbly(닭강정), Viva Los Tacos(타코), Sushi ATARASHI(일식), Tsaocaa(밀크티), Milkshake Factory, Dave & Andy’s Homemade Icecream
- 의료: 저는 ISO 국제학생보험을 들었는데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피츠버그 대학교는 교내 진료가 잘 되어있다고 합니다.
- 은행: 학교 앞 Chase에서 계좌를 만들어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학생 인증을 하면 $100를 주는 프로모션도 있었고, Chase는 미국 전역에 많아서 한국 돌아오기 전 은행 계좌를 닫기에도 편리했습니다. 계좌를 열면 Zelle이라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쉽게 계좌이체도 할 수 있었습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는 트래블월렛을 사용했습니다.
- 통신: 미국 교환학생들이 민트 모바일을 많이 사용한다는 후기를 보고 민트 모바일 eSIM 6개월을 구매해서 갔는데 불편함 없이 사용했습니다. 미국 번호를 받아서 편리했고, 데이터도 잘 터졌습니다. 한국 통신사는 문자 수신만 가능하게 해놓고 정지시켰고, 다른 나라 여행을 할 때는 따로 eSIM을 구매해 이용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 동아리: 저는 따로 동아리에 가입하진 않았지만, 가입하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을 했습니다. 스쿼시 동아리에 가입한 친구를 따라 스쿼시도 쳤고, 봄학기에는 스키동아리에서 $60(왕복버스비, 리프트 비용, 스키용품 대여 비용 포함)를 내면 스키를 타러 갈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어 스키장도 갔다 왔습니다.
- Global ties: 학기 초부터 교환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 파티, 여행 등을 기획해 주는 부서입니다. $40만 내면 1박 2일 DC trip을 갈 수 있었고, 봄방학 때는 시애틀에 가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 여행: 학기 중에 나이아가라(1박 2일), 보스턴(2박 3일), 뉴욕(5박 6일), 시카고(3박 4일), 캐나다(3박 4일) 여행을 갔고, 봄방학에는 멕시코에 다녀왔습니다. 학기가 끝난 뒤에는 한 달간 뉴욕, 엘에이 여행을 했습니다.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여행 많이 다니세요!
- Fallingwater: Fallingwater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Frank Lloyd Wright의 건축물입니다. 학교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저는 친구들과 공항에서 렌트를 해 갔다 왔습니다. 운전할 수 있는 분이 계신다면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 Duquesne Incline: 피츠버그 야경 명소입니다. 열차를 타고 올라가서 보는 야경이 예뻐서 저는 일몰 시간에 한 번 더 갔었습니다. 학생증을 보여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 Lawrenceville: 학교에서 버스로 15분이면 갈 수 있는 곳입니다. 기념품샵이나 카페가 많아서 평일 공강 시간에 몇 번 갔는데 학교 주변이랑은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La Gourmandine은 Lawrenceville에 있는 맛있는 빵집입니다.
- 해가 나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거의 전교생이 학교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합니다. 가장 좋았던 순간을 뽑으라고 한다면 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피크닉 하던 순간을 고를 것입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늦은 밤 캠퍼스 밖으로 나가는 일만 없으면 안전하게 생활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학교 내 경찰도 있으니 문제가 생긴다면 도움을 청하세요. 제 친구는 돈을 잃어버렸을 때 학교 경찰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 깔아두면 좋은 앱: Canvas Student(LearningX 같은 앱), Outlook(학교 메일), Pitt Mobile(mySNU 같은 앱) Transit(버스 시간 확인), Transact eAccounts(dining dollar 확인), Pitt Panthers Gameday(교내 스포츠 경기/티켓 확인)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힘든 점도 있었지만 행복하기만 했던 5개월이었습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꼭 도전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