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원래부터 석사과정이든 박사과정이든 미국에 나가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으나, 미국에 머무른 경험이 전무하였습니다. 이번 교환학생을 계기로 미국의 학교를 다녀보고, 문화를 체험하면서 앞으로 미국에서 머무를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싶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퍼듀는 인디애나의 웨스트라파옛이라는 도시에 있습니다. 작고 한적한 도시이고, 가까운 큰 도시는 주도인 인디애나폴리스와 시카고가 있습니다(공항도 이 두 곳을 주로 이용합니다). 인디애나 주 자체는 관광하기에 좋은 곳은 아니지만, 주변의 시카고나 동부의 뉴욕 등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습니다.
퍼듀는 공학 및 약학 계열이 유명하고, 항공우주공학 분야로도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관심분야에 부합하는 퍼듀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학교라 한국 사람들이 많고, 교회나 한인단체를 비롯한 커뮤니티도 잘 되어있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J1 비자 발급을 위한 과정을 진행해야 합니다. DS-2019 수령, SEVIS FEE 와 비자 수수료 납부, DS-160 작성 뒤 인터뷰 받는 순입니다. 퍼듀에서 ISS 라는 사이트를 통해 출국 전 과정을 진행토록 하니 그것을 잘 따르시면 됩니다. 메일을 잘 확인하시고, 퍼듀 메일을 만든 뒤에는 퍼듀 쪽 아카데믹 어드바이저와 소통합니다. 질문이 생긴다면 그 분께 메일 드리면 됩니다.
기숙사 또한 ISS 사이트의 절차에서 신청하게 됩니다. 교환학생은 희망 시 전원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는데, 기숙사의 급이 잘 나뉘어져 있으므로 지불 용의와 선호도에 맞추어 신청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3인 1실 와일리에서 생활했는데, 서울대학교 2인 1실 구관만큼 열악했지만 숙소에 무던한 사람이라 그럭저럭 살 만했습니다. 여름에는 에어컨이 없으므로 비추천입니다.
지불 비용은 학교 측에 내는 학비, 기숙사비, 식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기숙사에 생활하는 학생들은 밀플랜을 신청할 수 있는데, 교내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권 같은 것입니다. 저는 일주일에 13끼를 신청했고, 조금 모자랄 때도 있었지만 외식도 하고 밥을 제공하는 행사도 다니다 보면 딱 알맞다고 느꼈습니다.
IV. 학업
수강신청은 서울대학교처럼 선착순으로 진행되지는 않고, 아카데믹 어드바이저와 상의하여 수강과목의 우선순위를 정하게 됩니다. 이후 그렇게 제출한 우선순위를 토대로 시간표가 정해지게 됩니다. 대체적으로 그 우선순위가 존중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주 전공을 화학으로 갔지만 외에도 복수전공 진입을 희망하는 과의 수업, 댄스 수업 등 다양한 수업을 들었습니다. 특히 제가 수강한 modern dance 1 수업은 미국 학생들과 소통하고 교류할 기회도 많고, 남 시선 신경쓰지 않고 표현에 자유로운 미국의 특징을 그대로 담은 수업이라 추천합니다.
언어는 확실히 많이 대화하는 것만큼 빨리 느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을 듣고 그 수업에서 만난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미국 액센트에 빨리 익숙해지려 노력했고, 같이 언어가 서투른 교환학생 친구들과 영어로 대화하며 입을 얼른 열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교환학생 친구들은 서로 언어가 서툴다는 걸 이해하고 있어서 잘 기다려줍니다.
교내에 공부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WALC나 백텔, 외에도 여러 도서관 등등 많습니다. 그런데 미국 학생들은 공부 공간 내에서도 음식을 먹고 많이 흘리고 그런 것들이… 저는 싫어서 기숙사에서 주로 공부했습니다. 대부분의 수업이 절대평가이므로 서울대학교처럼 경쟁하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따라서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질문하는 모습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저도 같이 조별활동한 친구들의 그룹챗에서 족보를 같이 풀어보기도 하고 레포트 작성 정보도 공유하였습니다.
V. 생활
퍼듀 내에는 다섯 곳의 카페테리아 외에도 PMU와 스시보스, 칙필레 등 밀스와이프를 쓸 수 있는 식당들이 있습니다. 기숙사에 산다면 밀플랜을 신청하게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식권으로 다양한 식당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외에도 판다 익스프레스, 파이브 가이즈 외에도 다양한 아시안 식당이 있습니다(여기는 식권 사용 불가). 교내에 chase 은행도 있는데, 미국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다보면 돈을 정산할 때 까다로우므로 미국 계좌를 여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발급받은 카드는 애플페이에도 등록 가능합니다.
캠퍼스가 넓지만 평지라서 걸어다니기에는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교내에는 다양한 무료 버스가 다니므로 잘 익혀두면 학교생활 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유료 버스도 섞여 있어서 버스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현지 학생들에게 유용한 버스들을 물어 다니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라파옛부터 월마트까지 이어지는 4B 버스가 가장 유용했습니다.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한인단체, passport, 자연계열의 경우 GSP를 추천합니다. 한인단체에서 퍼듀에 다니고 있는 많은 한국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고, 늑대공원 봉사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passport는 서울대학교의 snu buddy와 취지는 비슷하지만 운영은 달리 되고 있습니다. 저는 활동 자체보다는, 그 단체에서 모집하는 번개에 자주 참여했는데 이덕분에 친구들과 시카고에 다녀오기도 하였습니다. 또 GSP는 국제학생들이 미국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인데, 그룹 디너도 자주 갖고 클라이밍이나 인디애나폴리스 나들이, 요리, 페인팅 등 다양한 행사를 주최하므로 다양한 국제학생들 및 미국학생들과 놀 수 있었습니다.
외에도 교내는 매우 안전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서울대보다는 매우 어둡고 드넓지만,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으로 다니다 보면 캠퍼스 안에서는 안전했습니다. 멀리 나가도 노숙자나 약을 하는 사람, 총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학교 내에서는 안전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프랫하우스 주변에서 새벽 파티 이후에 성적인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는데, 그것도 드문 경우인 것 같고 보통 새벽에 프랫하우스 주위를 다닐 일이 잘 없으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나를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남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외에도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을 만나 추억을 쌓고, 먼 땅 미국에 내가 6개월 간 몸담은 하나의 도시가 생긴다는 것이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 이후 미국으로의 대학원 진학을 고려해보게 되었을 만큼 저에게는 이 프로그램이 큰 터닝포인트였습니다. 나에게 익숙한 둥지에서 벗어나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내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