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에게 교환을 가는 가장 큰 원동력은 호기심이었습니다. 세상의 다른 곳에서 나와 다르게 생긴 사람들이 다른 문화와 기준으로 저와 다른 시간대와 공간을 살아간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외국에서 20대에 살아보는 경험은 저를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했고 저는 그런 변화가 긴장되면서도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리고 혼자 여행을 다녀보면서 같이 생활하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또래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또 여행을 다니면서 교환을 꼭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3학년 1학기에 하와이로 가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하와이에 다녀오신 분들의 귀국보고서를 보고 교환대학에 하와이라는 선택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와이로 간 가장 큰 이유는 언제 하와이에서 5개월 살아보겠냐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교환을 가기 전에 하와이라는 곳을 막연한 휴양지로 알고 있었고 미국, 유럽 등의 나라들은 가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 하와이를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때문인지 하와이라는 곳을 알게 되자 호기심이 생겼고 하와이라는 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어떨지 짐작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느끼고 알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전 여름방학에 SAP 프로그램으로 영국을 포함한 유럽 나라들을 다녀왔는데, 그때 제가 도시보다 자연과 바다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만약 제가 전에 SAP 프로그램을 다녀오지 않았다면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는 유럽을 선택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어느 순간 저는 하와이만 생각하면 순간적으로 행복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처음에 파견대학을 지망할 때 하와이를 후순위에 둘까도 생각했지만 다른 대학에 붙고 하와이에 가지 못할까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하와이를 1지망에 두고 가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하와이는 태평양 한가운데에 위치한 주요 8개 섬을 포함해 14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미국의 주입니다. 하와이는 미국령이지만 하와이의 문화가 강한 정체성을 가지고 남아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알로하'뿐 아니라 하와이의 손동작인 샤카, 레이, 훌라, 우쿨렐레 등이 모두 고유한 하와이의 문화입니다.
하와이의 주도는 오아후로, 가장 유명한 와이키키 해변과 위대한 하와이 주립 대학교 등이 오아후 섬에 있습니다. 오아후는 제주도 면적의 절반 정도로 작지만 사방이 바다라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하와이 주립 대학교는 오아후의 마노아를 비롯해 빅아일랜드 힐로 등 여러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중 마노아에 위치한 주립 대학교는 와이키키에서 차로 10-15분 정도 떨어져있습니다. 하와이에서는 산과 바다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데, 마노아는 산쪽에 위치해있고 소나기가 자주 내립니다. 그래서 무지개를 많이 볼 수 있어 학생들을 rainbow warriors라고 부릅니다.
하와이는 평균 기온이 25도 정도인데, 항상 해가 맑고 날씨가 좋지만 분명히 겨울과 여름이 있습니다. 겨울과 여름은 기온의 엄청난 차이라기보다는 바람의 방향과 비가 오고 안 오고의 차이입니다. 겨울은 11월에서 4월 정도까지이고 여름은 5월부터 10월까지 입니다. 겨울에는 확실히 비가 좀 더 많이 오고 와이키키나 사우스쇼어(south shore)은 파도가 좋지 않습니다. 대신 겨울에 가시면 노스쇼어(north shore)에서 빅웨이브 서핑의 성지로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이프라인의 파도와 마우이의 혹등고래를 볼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비가 덜 오고 본격적으로 더워집니다. 이때부터는 와이키키의 파도가 커지고 노스쇼어의 파도는 작아집니다. 육지에서는 크게 상관 없지만 바다에서 활동하실 때는 여름이 수온도 따뜻해져 좋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저는 3학년 1학기에 교환학생에 파견을 나가기 위해 2학년 여름방학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을 했습니다. 2024학년도 1학기 파견 기준 지원 기간은 7월 초에서 중순이었고 결과 발표는 8월 초였습니다. 본교에서 합격 발표가 나면 그때 파견교에 지원을 하시면 됩니다. 파견교 지원 마감일은 9월 말에서 10월 초이지만, 합격 발표가 난 후 바로 지원하셔야 비자 신청, 항공권 예약 등 절차를 서두르지 않고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1. 비자
첫 번째는 비자 clearance입니다. 출국 전 단계 중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교환학생은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F-1 비자나 J-1비자를 받게 됩니다. 하와이 주립대학교는 F-1 비자를 제공합니다. ESTA 관광 비자와는 별개의 것이고 사이트도 다릅니다. F-1 비자 발급 절차는 인터넷에도 잘 나와있으니 제가 적은 단계와 더불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I-20 수령
파견교에 지원을 하고나면 파견교에서 10월 초 정도에 합격했다는 메일과 함께 I-20를 보내줍니다. I-20에는 sevis id와 더불어 비자 종류, 학교 정보 등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 sevis fee 납부
sevis fee는 $350로 I-901 sevis fee 납부 사이트를 통해 내시면 됩니다.
3) DS-160 작성
DS-160은 온라인 비자 신청서로 비자 신청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4) 비자 인터뷰 신청
비자 인터뷰 신청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5) 비자 인터뷰
비자 인터뷰 시 필요한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권, 비자 사진, DS-2019 또는 I-20, SEVIS I-901, DS-160, 그리고 비자 인터뷰 예약확인서입니다.
2. 보험
두 번째는 보험과 관련된 health insurance hold입니다. 보험은 파견교에서 권장하는 보험이 있지만 너무 비싸기 때문에 굳이 하실 필요는 없는 듯합니다. 저는 ISO 보험을 들어서 insurance clearance hold를 해결했고, 추가로 국내 단기 유학생 보험을 들었습니다. 하와이의 특성상 야외 활동이 많아 다칠 우려가 있지만, 웬만해서 크게 비용이 들고 병원을 가야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국내 보험 한 개와 ISO 보험 한 개를 드시면 괜찮으실 것 같습니다.
3. 예방접종
세 번째는 예방접종입니다. 예방접종을 확인하는 항목은 TB, MMR, Tdap, 그리고 수두로 총 4가지가 있습니다. Tb test는 학기 시작 전 방문해 맞아도 되지만, 저는 한번에 해결하기 위해 국내의 병원을 방문해 모든 접종을 받았습니다. 또한 Tb test의 경우 두 학기 이상 방문하는 교환학생의 경우 필수이지만, 한 학기만 방문하는 교환학생의 경우에는 굳이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4. 항공권
저는 비자를 발급받은 직후 항공권을 1월 1일 출발 편도로 구매했습니다. 오리엔테이션 등 교환학생을 위한 학교 일정이 일주일 전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학기 시작 전 일주일 정도 먼저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tb test를 현지에서 받으실 경우에는 테스트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꼭 미리 가셔야합니다. 여름방학에 확정된 계획이 있으시지 않다면 돌아오는 항공편은 학기 중에 예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5. 숙소
- 기숙사
기숙사는 크게 on-campus와 off-campus로 나눌 수 있습니다. 봄학기 on-campus 기숙사 신청은 11월 초에 열렸습니다. 기숙사는 3지망까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을학기는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봄학기에는 기숙사를 신청하면 모두 들어갔습니다. 교환학생이 거주할 수 있는 on-campus 기숙사에는 크게 4종류가 있습니다. 정말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거실과 주방이 필요하신 분들은 와이나니에, 에어컨이 필요하신 분들은 프리어홀에 사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 Frear Hall
프리어홀의 최대 장점은 에어컨이 있다는 것입니다. 오래된 기숙사들 사이에서 나름 신식인 건물로 기숙사 중 유일하게 에어컨이 있으며 12층까지 있습니다. 프리어홀은 나름 기숙사 중 고층이라 바퀴벌레 등 벌레가 적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물론 저는 2층에 살면서 한 번도 바퀴벌레를 건물에서 보지 못했지만 10층에 살아도 바퀴벌레를 보는 사람이 있는 등 벌레를 보는 것은 방과 복도의 청결도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방은 1인 1실, 2인 2실, 4인 2실, 4인 4실 네 종류가 있습니다. 4인 2실은 두 개의 방에 화장실, 샤워실, 세면대 2개가 포함된 방입니다. 이번에는 3가지 지망 중 프리어홀을 하나만 써도 교환학생들을 프리어홀 4인 2실에 배정했습니다. 따라서 저 포함 대부분이 프리어홀에 살았기 때문에 오고 가며 자연스레 이야기하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단점은 주방이 전 건물을 통틀어 12층에 하나 있다는 것입니다. 주방이 굉장히 작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다보니 청결도가 보장되지 않아 프리어홀에 살면 요리하는 것은 거의 힘들다고 보아야합니다. 저는 주방을 거의 쓰지 않고 IBM이라는 단체에서 무료로 전자레인지를 받아 사용했고, 냉장고와 커피포트는 기존에 다른 방에 살던 룸메이트의 것을 함께 사용했습니다. 두 번째 단점은 방이 좁아 친구를 초대해서 놀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프리어홀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는 4층, 7층, 11층에 위치한 라운지에서 만났고 같이 음식을 해먹을 때는 와이나니에 많이 갔습니다.
2) Hale Wainani
와이나니는 유일한 아파트형 기숙사로, 2인 1실과 4인 2실이 있습니다. 와이나니에 사는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4인 2실이었으며, 가장 큰 장점은 주방과 거실이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방의 규격이 일정한 프리어홀과 다르게 와이나니는 방마다 크기와 형태가 조금씩 다르고 건물 자체의 층수도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각 방마다 장단점이 있는데, 어떤 방은 1층이라 바퀴벌레가 정말 많기도 하고 어떤 방은 방이 굉장히 넓어 침대 사이에 두 사람이 누워 잘 수 있기도 합니다.
와이나니는 거실과 주방이 있기 때문에 룸메이트와 생활방식이 맞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실과 주방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청결도, 소음과 같은 부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힘들 수 있습니다. 또한 와이나니는 강의실, 헬스장 등에서 기숙사 중 가장 멀기 때문에 프리어홀에서보다 10-15분 정도 더 걸어야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3) Gateway House
게이트웨이는 프리어홀을 마주하는 기숙사로 아래에 gateway cafe 식당이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게이트웨이를 지망사항에 넣어도 게이트웨이 기숙사에는 교환학생을 배정하지 않았습니다. 게이트웨이는 프리어홀과 거의 마주보고 있고 구조도 유사합니다.
4) Johnson Hall
교환학생 중 딱 두 명이 Johnson Hall에 살았는데 그 중 한 명이었던 한국인 언니가 제 귀국보고서에 딱 한마디만 써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Johnson Hall은 피하세요.” 기숙사가 낡고 화장실이 방 밖에 있으며 남녀 공용이라 살기 좋지 않아 결국 학기 초에 프리어홀로 기숙사를 옮겼습니다. 가능하시면 프리어홀이나 게이트웨이, 와이나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좋으실 듯합니다.
- 호스텔
저는 1월 1일에 도착해 기숙사 입실 전까지 4일 정도 학교 앞 호스텔에서 묵었습니다. 만약 일찍 도착하시는 분들은 와이키키 부근 렌트비가 비싸기 때문에 학교 근처 호스텔이나 와이키키 근처 호스텔에 묵으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다만 6-8명 정도 되는 사람들과 함께 공간을 사용하다보니 저는 일주일 넘게 묵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airbnb / 기타 off-campus housing
5월 11일 기숙사 퇴실일 후 5월 31일까지 ala moana 근처에 에어비앤비를 구해서 살았습니다. 하와이에서는 한 달 미만의 단기 렌트가 불법이기 때문에 조금 비싸지만 안전하게 에어비앤비를 구하시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물론 와이키키쪽은 렌트비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방 자체가 작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에어비앤비가 알라 모아나쪽으로 위치도 좋고 크기도 넓었는데 바퀴벌레가 하루에 5-6마리씩 나와서 좀 힘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학교 off-campus에서 제공하는 렌트 항목들을 확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운전면허
저는 한국에서 운전면허가 있어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갔습니다. 오아후 내에서 차량 렌트 서비스를 이용해서 멀리 있는 바다를 가거나 다른 섬에서 여행할 때에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하시다면 국제 면허증을 발급받아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차량 공유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면허증을 앱으로 등록만 하시면 자유롭게 차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면허가 없으셔도 가까운 거리는 버스로 이동가능해 불편함은 없겠지만, 면허가 있으면 확실히 활동의 반경이 크게 넓어집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은 stargps 사이트를 통해서 가능합니다. 봄학기 기준으로 10월 중순에 수강가능 과목 목록이 올라와 그때부터 과목을 보며 시간표를 짤 수 있습니다. 과목들에는 번호가 붙어있는데, 1-499가 학부생 과목이고 500-800번대 강의들은 대학원생 과목들입니다. 번호가 적은 100번대 강의들은 입문용 강의이고 번호가 올라갈수록 난도가 올라갑니다. 수강신청은 본교와 같은 선착순 제도는 아니지만 늦게 수강신청을 할 경우 $30를 내야하기 때문에 수강신청 기간에 늦지 않게 신청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Intro to Photography (Film) (ART 101): 미술대학 사진학 수업 교양 과목으로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암실에서 현상하고 인화해 학기 중 세 번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발표하는 수업입니다. 필름 카메라를 비롯해 필름, 인화에 필요한 종이 등을 모두 본인이 사야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렇지만 필름 카메라를 중고로 싸게 사서 다시 팔 수도 있고, 카메라 마련이 어려운 경우 교수님께서 카메라를 빌려주시기도 하시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필름카메라가 주는 번거로움, 느림, 조심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일주일에 3시간씩 2번 진행되는 강의 내내 교수님께서 열정적으로 강의하시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Investments (FIN 311): 투자론 강의로 금융 증권 및 거래 기관, 주식 및 채권 평가, 자산 가격 모델 이론 등 자산 투자와 관련된 이론적인 내용을 배웁니다. 학기 초에 4-5명의 인원으로 조를 결성해 모의 주식 투자 프로젝트를 시작해 학기 중 진행하고, 학기 말에는 기업을 선정해 재무제표와 투자 조건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시험은 중간과 기말 두 번입니다.
Intermediate Accounting II (ACC 321): 중급회계 2 강의로 시험은 세 번 이루어집니다. 시험 외에도 퀴즈 4번, 재무제표 분석 프로젝트, 선수 학습 영역 과제 등 학기 중 자잘하게 챙겨야할 점수들이 많습니다. 회계에 익숙하시고 경영학점을 채워야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Surf Science and Culture (OCE 203) : Ocean Science and Engineering 전공에 해당하는 교양 과목으로 바다, 특히 파도에 관한 지식을 서핑과 그 문화에 접목해 배우는 강의입니다. 서핑은 부서지지 않은 파도를 패들링을 통해 잡아 일어서서 파도를 타는 운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력 이상으로 파도의 움직임을 보고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수업은 두 가지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첫 번째는 파도의 과학적 이해, 두 번째는 서핑 문화입니다. 전자는 서구적 관점, 후자는 하와이안을 포함한 폴리네시아인의 관점을 반영합니다. 강의, 토론과 함께 하와이안 서퍼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서핑에 진심인 학생들과 이야기하며 하와이안 서핑 문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사실 저는 하와이 훌라춤 수업을 너무 듣고 싶었는데, 교환학생들이 후순위로 수강신청할 시점에는 이미 마감되어 있어 저를 포함한 교환학생들은 거의 듣지 못했습니다. 만약 기회가 되신다면! 훌라춤을 배워보시는 것도 뜻깊은 경험일 것입니다.
3. 학습 방법
서울대학교 학생분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수업을 따라가실 수 있습니다. 제가 수강한 위의 수업들의 경우 수업에 집중하고 시험 1-2주 전 열심히 하면 점수를 잘 받을 수 있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외국어를 습득하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교환학생으로 간 이상 현지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대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듯합니다. 물론 저는 사실 교환학생들끼리 노는 것이 너무 재밌었어서 교환학생들과 거의 시간을 보냈지만 현지 학생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수업이나 동아리에 들어가서 그들과 교류하는 게 외국어 습득에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춤, 노래, 운동, 언어, 기초 교양 수업에서 친구들을 사귀기 좋은 것 같습니다. 추가로 영어 점수가 특정 기준 이하라면 ELI라는 영어 수업을 필수적으로 들어야합니다. 저는 수강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친구들과 영어로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저는 옷을 많이 챙겨가고 옷을 현지에서 많이 사서 올 때 짐이 정말 많았습니다. 세정용품, 드라이기, 베개, 선크림 등 간단한 용품은 현지에서 사셔도 됩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편의점이나 마트가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지 않기 때문에 한번 사러가기 번거롭기는 하지만, 짐이 많으시다면 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중요하게 챙겨가실 것이 얇고 긴 옷입니다. 하와이가 덥다는 생각을 가지고 반바지나 반팔만 챙겨가시면 아침이나 저녁에는 추우실 수 있습니다. 특히나 봄학기 초반에는 바람이 불고 추울 때가 많아 얇은 후드티나 바람막이 등 긴 옷을 많이 입었습니다. 빅아일랜드의 마우나 케아나 마우이의 할레아칼라는 고도가 높아 패딩을 입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두꺼운 패딩까지 챙겨가실 필요는 없지만 경량패딩이나 여러 겹의 얇고 긴 옷을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얼굴이 타서 너무 따가울 때 마스크팩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한국 화장품이나 스킨케어 제품을 팔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본인이 쓰던 제품이 있으시면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하와이가 지상 낙원이라는 별명 때문인지 물가 또한 저 세상 물가입니다. 와이키키에서 밥을 하면 기본 $15-20는 들고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1인당 $30-40은 넘어갑니다. 기본 음식만 해도 비싸지만 세금과 팁까지 더해지니 더욱 비싸집니다. 학교 식당의 meal plan을 이용하거나 식재료를 사서 요리를 해먹으면 비용이 덜 들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물가 수준은 정말 높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은행
저는 american savings bank에서 현지 계좌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현지 계좌가 있으면 좋은 점이 외국인 친구들에게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지 계좌를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출국 시 정지할 필요 없이 잔액을 0으로 만들고 오면 자동으로 정지되기 때문에 계좌를 만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트래블로그나 트래블월렛이 있으시면 환전하기 편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만들어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통신
저는 mint mobile을 통해 데이터를 사용했습니다. 데이터 무제한 옵션을 사용했는데 핫스팟도 가능하고 데이터도 느리지 않아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3개월 플랜을 두 번 결제해 사용했습니다. 한국 휴대폰 번호는 정지하고 미국 전화번호를 임의로 주는데 전화를 사용할 때 편리했습니다. 학교 와이파이는 조금 느리고 접속할 때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해 번거롭긴 하지만 마찬가지로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교통
하와이는 미국의 다른 주들에 비해 버스가 잘 되어있습니다. 물론 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 10-20분 정도는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노숙자나 마약하는 사람들이 많은 서부 지역에 비해서는 안전한 편입니다. 학교 UH id를 통해 무료로 버스에 승차할 수 있으니 가신 첫주에 id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외에도 우버나 리프트를 사용할 수 있는데, 두 개의 가격을 비교해보시고 저렴한 것을 타시면 와이키키까지 $10 이하로 가실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서울시의 따릉이같이 biki라는 자전거 대여 서비스가 있습니다. PBSC라는 앱을 설치하시면 사용하실 수 있는데, 마노아 지역이 산쪽이라 경사가 심해 저는 초반에 타고다니다 너무 힘들어서 많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버스나 자전가가 불편하시다면 모패드(moped)라는 작은 모터사이클을 대여하실 수도 있습니다. 현지 학생들은 모패드를 많이 타고 다니는데, 다른 교환학생 두 분은 기존에 있던 정규 학생에게 모패드를 대여해 타고다녔습니다. 현지 학생들은 둘이서도 많이 타고 다니지만 원래 이것은 불법이니 특히 와이키키에서는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위에서도 기술했지만 hui 등 차량 공유 서비스를 사용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동아리
저는 두 가지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첫 번째는 러닝 동아리이고 두 번째는 경영대 투자 동아리(fma)입니다. 러닝 동아리는 일주일에 3-4번씩 러닝 정기 모임을 가지며 본인이 원하는 때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경영대 투자 동아리는 교수님 한 분과 학부생 20명 정도가 주식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투자할 종목을 고르고 평가합니다. 격주로 만나며 본인이 투자하고 싶은 종목이 있다면 그 이유를 발표한 후 동아리에서 논의를 거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합니다.
운동
저는 솔직히 하와이에 가서 운동만 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와이 주립대 recreation 센터에서는 서핑, 스쿠버다이빙, 세일링, 카약, 스노클링, 패들보드 등 활동을 신청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체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스쿠버다이빙, 세일링 등 일부 운동은 수영 테스트를 꼭 받아야하기 때문에 수영은 배워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수영이 서핑, 스쿠버다이빙 등 위의 운동을 위해 필수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물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자신이 있으면 바다에서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지고 더욱 즐기실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한 운동(액티비티)들은..
서핑
하와이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서핑 레슨을 꼭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서핑의 매력을 알아가기까지 눈 딱 감고 다섯 번 정도는 나가야합니다. 저는 서핑이 바다와 하와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육지에서 바다를 보는 것과 바다에서 육지를 보는 것은 느낌이 다릅니다. 저는 여러 가지 운동을 경험해보다 서핑에 빠져서 5개월동안 딱 50번 서핑을 했습니다. 서핑이 아니라면 바다에 2-3시간씩 있을 수 없고, 하와이 현지 사람들을 알아가기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저는 모쿠라는 와이키키 서핑샵에서 월 단위로 멤버십을 결제해 보드를 대여했습니다. UH 학생이고 두 달 이상 사용한다면 월 단위로 결제해 멤버십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서핑하러 가는 시간이 저에게는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와이키키(south shore)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하는 5월 정도부터 파도가 좋아집니다. 반면 노스쇼어는 겨울에 파도가 정말 크고 여름에는 잔잔해집니다. 아무래도 보드를 쉽게 빌리고 가까이 갈 수 있는 와이키키와 알라모아나 등 남쪽 바다에서 서핑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데 겨울에 가시면 파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여름에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파도가 막 좋아질 때 돌아와서 너무 아쉬움이 남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버스를 타고 바다에 가고, 서핑샵에서 보드를 빌려 관광객 사이로 와이키키 거리를 걸어가고, 바다에서 파도를 기다리고 맑은 하늘과 노을을 봤던 기억이 잊히지 않습니다.
스쿠버다이빙
학교에서 신청하는 스쿠버다이빙 수업은 SSI 다이빙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강의이며 월마다 개설되어 있습니다. 만약 스쿠버다이빙 수업을 들으실 계획이라면 학기 초에 신청해 자격증을 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자격증이 있으면 마우이나 빅아일랜드 등 다른 섬에 가서 다이빙을 할 수도 있고 학교 다이빙 동아리에 가입해 다이빙을 하며 사람들과 친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1월에 개설된 수업을 듣고 SSI open water 자격증을 땄고 2월에 advanced 자격증을 땄습니다. 저는 스쿠버다이빙이 새롭고 즐거웠지만 사실 배를 타서 바다까지 나갔다 돌아오는 과정이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자격증을 딸 때와 마우이 섬에서 몰로키니 다이빙을 할 때 빼고 주기적으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세일링
세일링 또한 학교에서 개설된 수업을 통해 배웠습니다. 한 달간 일주일에 한 번씩 총 4번 나가는 수업이었는데, 세일링에 대한 간단한 강의 후 2-3명의 인원으로 실제로 배를 타고 나갑니다. 세일링에 대한 기본 개념과 용어를 알고 배를 조종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마라톤 (러닝)
저는 러닝을 원래 좋아해서 학교 러닝 동아리에 들어가 정기 모임에 나갔습니다. 또한 하와이에서 마라톤을 참가하는 것이 저의 목표 중 하나였기 때문에 오아후 섬에서 개최하는 마라톤은 최대한 많이 나가려 노력했습니다. 저는 2월에 열리는 Great Aloha Run 12k, 3월에 열리는 Hapalua 10k 마라톤, 그리고 4월에 열리는 Hapalua 하프 마라톤에 나갔습니다. 하와이에서 바다를 보며, 평소 차로 다니던 거리를 사람들과 함께 뛰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12월에는 호놀룰루 풀코스 마라톤이 열리니 가을학기에 가시면 구경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돌 플랜테이션 근처에서 개최하는 pineapple run 같은 마라톤도 있습니다. (대회가 끝나면 파인애플을 하나씩 준다고 합니다.) 5k, 7k 등 다양하게 있으니 하와이에서 달려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하이킹
하와이는 바다뿐 아니라 산도 아름답습니다. 학교에서 주기적으로 그룹 하이킹을 나가는데 학기 초에 빨리 마감됩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돈을 내고 가야하는데 하이킹은 어디나 무료이기 때문에 꼭 학교에서 함께 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lanikai pillbox hike, makapuu lighthouse trail, koko head trail, diamond head trail, manoa falls hike 등이 있습니다. 저는 경사진 길을 오래 걷는 것보다 뛰는 것을 좋아해서 하이킹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하이킹을 좋아하신다면 여분의 운동화를 챙겨가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비가 많이 와서 운동화가 쉽게 더러워집니다.
기타
이외에도 프리다이빙, 스카이다이빙, 패들보드, 카약킹 등 하와이에서 할 수 있는 야외활동은 무궁무진합니다. 처음에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시고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찾으시면 좋겠습니다.
헬스장
학교에서 최고의 시설은 헬스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헬스장이 2층으로 이루어져있고 1층, 2층에 온갖 머신이 빽빽하게 있습니다. 1층에는 농구와 배구를 할 수 있는 경기장이 있고 2층에는 러닝 트랙과 맨몸운동을 할 수 있는 스트레칭존도 있습니다. 러닝머신도 10개 이상 있고 락커와 샤워실도 잘 되어있습니다. 미국은 헬스를 하는 학생들이 많아서인지 특히 저녁에는 거의 모든 머신이 차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지만 친절하고 눈치 보지 않아 편하게 운동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주로 아침이나 점심 시간에 가서 간단하게 운동했는데 다 같이 열심히 하는 분위기라 에너지를 얻고 오는 기분이었습니다.
수영장
학교에서 두 번째 최고의 시설은 수영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영장은 야외 수영장으로 배구 경기장 옆에 위치해있습니다. 비교적 얕은 곳과 10m 이상 깊은 곳, 두 가지 수영장이 있어 깊은 곳에서는 다이빙도 가능합니다. 문을 여는 시간이 점심과 저녁 시간이었고, 사람이 적어 한 레인당 한 사람씩 수영할 수 있었습니다.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처음 획득할 때 이곳 수영장에서 연습을 하고 바다에 나갔습니다.
여행
하와이의 진면목은 오아후 이외의 섬들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아후에 있으면서 현지인들이 오아후가 너무 발달되었다거나 도시같다고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다른 섬을 다녀오니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3월달 봄방학에 마우이섬을 가고 종강 후 마우이섬, 카우아이섬, 빅아일랜드섬을 다녀왔습니다. 특히 마우이에서는 겨울에 혹등고래를 볼 수 있고 근처 작은 섬인 몰로키니에서 다이빙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섬들은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는 곳이 많아 세상과 동떨어진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인지 마우이, 카우아이, 빅아일랜드를 갔을 때가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 섬들은 비행기로 1시간 이내면 가기 때문에 주말을 껴서 다녀올 수도 있어 학기 중에 사람들을 모을 수 있을 때 많이 가시길 바랍니다. 이외에도 봄방학이나 종강 후 라스베가스, LA 등 미국 본토에 가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빅아일랜드의 마우나 케아 천문대, 화산 지대, 마우이의 할레아칼라, 카우아이의 와이메아 협곡은 꼭 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빅아일랜드에서는 야간에 가오리(manta ray)를 스노클링만으로도 볼 수 있으니 꼭 한번 체험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아래는 제가 갔을 때 좋았던 오아후의 바다입니다.
kaimana beach, kuhio beach, ala moana beach, diamond head beach, lanikai beach, china wall, hanauma bay, waimanalo bay beach park, makaha beach park, waimea bay, shark's cove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하와이는 액티비티가 많은 만큼 다칠 일도 많습니다. 저는 다리와 팔에 온갖 상처가 생겼는데 특히 바다에 나가 수영하면서 돌에 많이 긁히고 쓸렸습니다. 서핑을 하거나 스노클링을 하면서 성게에 찔릴 수도 있고, 해파리에 쏘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처들은 조금 있으면 없어지기도하지만 만약 아프시다면 학교 내에 위치한 보건소에 가서 치료받으시면 됩니다. 제 친구는 슬리퍼를 신고 하이킹을 하다가 미끄러져서 원래 아팠던 곳이 악화되었는데, 액티비티는 사실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하와이는 해외임을 감안했을 때 치안은 좋은 편입니다. 와이키키 같은 경우는 관광객이 워낙 많아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라면 해가 지고 돌아다녀도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어디나 노숙자들이 많고 총기 사고나 폭행도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밤에 절대 혼자 돌아다니시거나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가시면 안됩니다.
6. 하와이를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수기에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하와이가 모든 분을 위한 곳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운동, 야외 활동, 햇빛, 더움, 바다, 산 등을 좋아하지 않으시면 이곳에서는 할 것이 없습니다. 카페, 영화관, 박물관 등이 많지 않고 섬 자체가 워낙 작아 답답함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퀴벌레나 도마뱀이 많기 때문에 벌레를 너무 싫어하면 생활하기 힘드실 수 있습니다. 저는 벌레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 편임에도 마지막 에어비앤비에서 바퀴벌레 때문에 정말 고생을 했습니다. 또한 하와이는 대학의 파티 문화나 네트워킹이 미국 본토보다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또 유럽과 같이 주말에 훌쩍 혼자 여행을 떠나기도 힘듭니다. 하와이 생활에 나름 잘 적응했었다고 자부하는 저도 외롭고 한국이 그리운 때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성향과 교환에서의 목표 등을 잘 고려하셔서 가장 좋은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번외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다른 인종이 된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보는 사람들마다 탔다고 얘기해줄 정도로 정말 많이 탔습니다. 제가 하와이 교환학생들 중에서도 예외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선크림은 무조건 온몸에 바르시길 바랍니다. 얼굴 같은 경우는 SPF 50 이상으로, 2-3시간 간격으로 바르시길 바랍니다. 바다에 들어가는 경우 산호 보호 선크림을 바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제대로 타실 생각이라면 태닝 오일을 바르시면 예쁘게 탑니다. 물론 저는 갈 때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다리에 선크림도 태닝 오일도 바르지 않아 새까맣게 구워졌지만 여러분은 살아남으시길 바랍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하와이에 있을 때도, 다녀와서도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많이 타서 외적으로 변화한 것도 있겠지만 제 마음도 많이 변한 것을 느낍니다. 하와이는 한국과 확실히 달랐습니다. 사람들도 매우 여유로워 빨리 걷는 사람들도 거의 없었고, 인종과 외모, 배경도 다양해 제가 생각했던 삶과 성공에 대한 정의가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다에서 자라고 생활하는 하와이 사람들을 보며 저것보다 아름다운 삶이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교환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들 중 하나가 단단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는데, 놀랍게도 마음이 더욱 연해졌습니다. 사람들에, 풍경에 쉽게 동하고 쉽사리 지나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이 연해진 만큼 그 마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게 지탱해주는 거미줄이 촘촘히 생겼습니다. 다양한 삶을 보니 누군가의 삶이 실패라고 타인은 물론이고 본인조차도 규정할 수 없으며, 따라서 자신의 상황이 가장 비참하고 밑바닥이라고 느껴질지라도 그곳은 절벽이 아니라 다른 길을 향한 닫힌 문 앞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환학생 신분으로의 기간은 짧지만 하나의 영감을 얻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하나의 깨달음이 어떻게 가지를 쳐서 우리 삶에 파고들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저는 다시 한국에 돌아와 한국에 오기 전과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하와이에 다녀온 기억이 저를 오래 지탱해줄 듯합니다. 이제는 하와이를 단순 관광지로만 생각하지 않게 되어 하와이의 로컬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워야함을 깨달았고, 바다에 직접 들어가니 산호와 환경을 지켜야한다는 것이 체감되었습니다.
또한 하와이 사람들을 이렇게 자신의 문화를 지키려하는데 한국인인 제가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에 자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도, 해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졌던 것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해외에 나가니 오히려 저에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저라는 사람의 가장 중심에 있음을 깨달았고, 우리나라와 해외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앞에서 하와이가 맞지 않으실 수도 있다고 했지만 운동 등 위의 것들을 좋아하신다면 정말 매일을 환상 속에서 보내실 수 있습니다. 글에서 저의 하와이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이 잘 드러났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와이라는 곳을 진정성 있게 알려주신 앞서 교환가신 분들에게도 감사하고 파견 과정에서 힘써주신 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 담당자분들도 감사드립니다. 글 읽으시는 분들도 꼭 본인에게 맞는 선택 잘 하셔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다녀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