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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O정_George Washington University_2024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7 December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첫 동기는 정말 막연하게 기회가 있으니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교환학생은 대학생의 특권이라고 줄곧 생각하고 있었고, 해외에서 이토록 많은 권리와 누릴 것들을 보장받으며 생활할 수 있는 기회는 정말 흔치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나와 내 미래, 그리고 사회에 대해 시간을 갖고 고민해보고 싶었습니다. 한국에서 학교 다니는 바쁜 일상 속에서는 당장의 눈 앞에 놓인 일과 거리가 먼 것들에 대해 깊고 고요하게 생각하기 어렵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게도 기회가 있고, 뭐가 됐든 배우고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참가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우선 국가를 미국으로 정한 것은 영어권 국가이며 가장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반했습니다. 특별히 할 줄 아는 제2외국어나 관심있는 문화, 가보고 싶었던 국가가 없었기에 가장 친숙한 미국이 더욱 가보고 싶은 세계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향후 유학 생각이 어느 정도 있고, 유학을 한다면 미국에서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것도 선택의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영국과 조금 고민하였는데 영국의 날씨, 유럽 여행에 대한 욕구가 크게 없음, 토익으로 갈 수 있는 영국 학교에 제한이 있음 등의 이유로 최종적으로 미국으로 선택했습니다.

 국가를 정한 이후 대학을 정할 때에는 선발 인원 2명 이상인 학교를 추리고 위치와 대학 순위를 고려했습니다. 선발 인원 1명은 불합격의 위험성이 높고 무엇보다 준비 과정과 파견 시기 전부에 있어서 혼자서는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치를 보며 날씨와 주위 인프라를 확인했고, 대학순위는 사실 큰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만 별다른 기준이 없어서 고려사항에 추가했습니다. 그 중 조지 워싱턴 대학교는 수도인 워싱턴DC에 위치하고 국제관계학이 유명하다는 것이 핵심 선정 이유였습니다. 운이 좋게도 찾다 보니 국제관계학이 대표적인 학교였고, 실제로 파견 가서도 이 점으로 인해 매우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어학 성적 기준이 토플 100점이었기에 상대적으로 합격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워싱턴DC(이하 DC)는 매우 깔끔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였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단조롭고 인위적이기도 합니다만, 학생으로서 잠시 머무는 교환학생에게는 깔끔함과 안전함, 편리함이 최고의 특성이었습니다. 특히 조지워싱턴대학교(이하 GWU)가 위치하는 포기 바텀(Foggy Bottom)은 DC 중에서도 가장 위 세 특성이 두드러지는 곳입니다. 각종 정부기관이 바로 옆에 있어서 그런지 치안이 매우 좋고, 캠퍼스 내는 당연하고 외곽도 늦은 시간까지 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날씨는 한국 서울과 거의 똑같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서울과 유사한 점이 많아 적응하기에 편했습니다. 다만, 같은 이유로 누군가에게는 재미없다고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리 자체가 대단히 새롭거나, 낯선 문화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한편 익숙함 이외에 돋보이는 DC의 특징은 당연 미국의 수도라는 점입니다. 백악관, 의회의사당, 연방 대법원은 물론이고 각종 정부기구, 국제기구, 기념관, 기념비, 국립 박물관 및 미술관 등이 정말 많습니다.

GWU는 DC의 특징을 많이 닮은 학교입니다. 깔끔하고 편리하며 한편으로는 다른 대학보다 파티 문화 등 노는 문화가 적은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앞서 국제관계학으로 유명하다고 언급했는데, 직접 가보니 GWU의 정체성이 국제관계학(Elliot School이라고 부릅니다)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전공생 수도 압도적으로 많고 수업도 정말 넓고 다양하게 있습니다. 국제기구 관계자, 정치인 등이 연사로 오는 경우도 많고 캠퍼스에 IMF, World Bank 등의 본부 건물이 위치해 있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국제관계학을 공부하는 학생에게 엄청난 자원과 경험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대학원생 포함 모든 국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협력본부 주관 몇몇 행사를 제외하면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사실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문화와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하고 학교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거의 전적으로 개인 학생에게 달려있다는 점이 부담이자 단점인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1) DS-2019: 교환교가 SEVIS번호, Program 번호와 함께 메일로 파일 전송해줍니다.

2) DS-160: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설문.

3) SEVIS I-901 Fee & 비자 수수료 지불

4) 인터뷰 예약 후 인터뷰

*인터뷰 후 도장 찍힌 DS-2019는 입국 심사, 교환 중 해외여행 등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서류

2. 이외 행정 절차

정확한 순서는 기억나지 않지만, 최종 합격 후 교환교에서 메일을 받으면 순차적으로 해야 할 일을 안내해주며,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크게 어려운 일은 없었습니다. 학교 계정 생성, 숙소 및 식사 계획, 보험, 예방접종, 수강신청의 절차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 숙소 및 식사 계획

기숙사를 확정적으로 제공해주며, 오히려 기숙사가 아닌 곳에서 살고자 할 때 면제 서류(Waiver)를 제출해야 합니다. 선호하는 기숙사 설문조사를 받는데, 그닥 중요하게 반영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비용은 6천에서 8천 달러이며, 2인 1실부터 4인 2실, 5인 3실 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주방이나 세탁기가 공용인 곳도 있고 룸 안에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처음 해봐서 비교군이 없지만, 불편함 없이 쾌적하게 지냈습니다. District Building이 도서관, 학생회관과 붙어 있는 캠퍼스 중심에 있으며 지하철역까지도 가까워 위치적으로는 가장 좋습니다. 제가 지낸 1959 Building은 가장 외곽에 있는 기숙사였는데,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장 먼 학교 건물까지 15~20분 정도입니다. Meal Plan이라는 식권 패키지를 판매합니다. 바깥에서 사먹는 것보다는 가성비가 좋고 요리해먹는 것보다는 안 좋습니다.

  1. 보험과 예방접종

학교 보험 가입 메일이 오고, 외부 사보험을 가입하려면 면제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5월 10일이 프로그램 종료일이고 6월 10일이 미국에 머물 수 있는 마지막 날인데, 8월까지 보장되어 있어 학기 종료 후 여행 다니면서도 따로 보험 가입이 필요 없었습니다. 예방접종은 학교 보건진료소에서 받았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

Housing $8,280, Student Health Insurance $1,739

비용 내는 시점에 다른 항목들도 Statement에 같이 나와있는데, 위에 해당하는 금액만 지불하시면 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 방법이 조금 번거롭습니다. ETF라는 파일에 수강하고자 하는 과목을 기입해 학교 웹서비스를 통해 제출하고 국제본부와 등록처를 거쳐 최종 승인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수강신청이 확정되지 못하고 Waitlist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ETF를 여러 번 내야 했습니다. 일정 기한이 지나면 ETF가 아닌 웹을 통해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열리지만, Prerequisites가 있는 경우에는 여전히 ETF가 필요합니다. Pre 확인을 위해서는 직접 교수님께 메일을 드려 답장 메일을 첨부해야 합니다. 여러모로 상당히 불편한 수강신청 시스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사회학 강의는 적은 편이었던 것 같고, 국제관계학 강의가 굉장히 많습니다. 새롭고 다양한 주제로 정말 많으며, 다만 같은 이유로 본교 학점인정 안되는 과목이 많습니다. 허나 관심이 있다면 흥미만으로 듣기에도 충분히 가치 있는 수업들이라고 생각합니다.

3. 학습방법

수업 분위기가 굉장히 자유롭고 토론이 활발하다는 것 외에는 수업 형식, 리딩, 과제, 시험 등 유사한 수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서울대보다 쉬운 수준으로 요구한다고 느꼈습니다. 교수자와의 소통이 굉장히 자유롭고 자연스러워서 그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V. 생활

1. 편의시설

GWU는 그리 크지 않은 사각형 지대의 캠퍼스로, 캠퍼스 내에 모든 필수적인 편의시설(식당, 편의점, 상점, 우체국, 마트,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이 갖춰져 있습니다. 워싱턴 기념탑 주위로 정부기관과 박물관이 놓인 내셔널 몰과 각종 상점과 레스토랑 및 카페, 영화관이 있는 조지타운과 듀퐁 서클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대중교통 또한 굉장히 잘 되어있어서 가까운 곳이나 (DC 내에서) 먼 곳 모두 큰 불편함 없이 갈 수 있으며 다른 도시로 가는 버스와 기차를 탈 수 있는 Union Station 또한 가까이에 있습니다. 학교에서 DC내의 교통카드인 Upass를 무료로 제공해줍니다.

박물관과 미술관이 굉장히 많고 대부분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무료입니다. 박물관, 미술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매일 갈 수 있고, 매일 가더라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넓고 많은 미술관이 있습니다. 어딘가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넓은 내셔널 몰 파크는 산책, 러닝, 피크닉 하기에 매우 좋고 특히 벚꽃 개화시기에는 벚꽃이 정말 아름답게 놓여 있습니다. 물가는 미국의 다른 대도시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적힌 가격으로만 본다면 서울보다 2~3달러 비싼 수준이지만 세금이 10%로 높은 편이고 환율까지 고려하면 꽤나 부담되는 가격이었습니다. 다만 마트 식료품 가격은 한국보다 더 싼 편이어서 요리해 먹기에 좋습니다. 대중교통 30분 거리에 버지니아 아난데일 코리아타운이 있어 한식과 한국 식료품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학교생활

동아리 문화가 한국과 조금 달라서, E-Board 라고 부르는 임원진 외에는 고정적으로 참석하거나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활동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시에 소속감 느끼기에는 조금 어려운 구조라, 흔히 기대하는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다면 공연 동아리 등을 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동아리를 포함하여 학교에서 진행하는 크고 작은 행사가 매우 많습니다. 한국학 교수님께서 한국학을 배우는 학생들과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이후 그 친구들과 관계를 이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3. 여행

뉴욕에 살지 않으면서 뉴욕에 가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버스/기차로 4시간 정도에 갈 수 있으며 편도 20$ 안팎을 오갑니다. 마찬가지로 버스 타고 갈 수 있는 곳으로 버지니아,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등이 있으며 보통 비행기 타고 이동하는 동부 여행 도시로 보스턴, 시카고, 나이아가라와 토론토 등이 있습니다.

 

 

V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아주 솔직하게 기쁘고 즐거운 날들보다 낯설고 혼란스러운 날들이 더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혼란 속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것들이 무척 많아 대체 불가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겪어보지 못했던 여유와 그동안 직면하지 않았던 불안감을 동시에 느꼈고, 싫어하던 것을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던 것을 더 좋아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기존 시선을 모두 깨뜨렸다가 다시 쌓아 올렸으며,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매만지기도 했습니다. 사람마다 어떤 것을 느끼고 얻는지는 모두가 다르겠지만, 각자의 삶에 결여된 무언가, 그러면서도 없는지도 몰랐던 무엇인가가 찾아간다고 생각합니다. 한 학기로 끝나는 경험이 아니라 앞으로의 제 삶에 은은하면서도 확실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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