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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김O진_Rice University_2024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7 December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다른 나라의 대학에서 그 나라 학생처럼 수업을 들으며 생활하는 것은 대학생 때만 해볼 수 있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한 경험이라고 생각하여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후회 없는 예과 생활을 보내기 위해 꼭 교환을 가고 싶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파견 지역을 선정할 때 교외보다는 도시를 선호했고, 그 중에서도 치안이 좋은 안전한 도시를 원했습니다. 휴스턴은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고, Rice 대학은 휴스턴 한가운데 가장 안전한 museum district에 위치한 학교이기 때문에 적절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따뜻한 남부 지역을 더 선호한 면도 있습니다. Rice University는 미국 중부 지역에서는 꽤나 알아주는 명문 대학입니다. 문과 계열보다는 이공계 계열이 유명하고, 교수님 한 명당 학생 수가 매우 적습니다. 교환학생을 생각하는 이과 학생이라면 Rice 대학을 한 번쯤은 고려해보시면 좋겠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비자 신청 절차로는 DS-2019를 신청하는 페이지가 따로 있습니다. 따로 안내를 해주지 않고, 학생이 알아서 신청해야 합니다. 저는 DS-2019를 몰라서 막판에 급하게 신청했는데, Rice 측 담당자가 하루 만에 필요한 서류를 보내주어 비자에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Rice에 지원을 하게 되신다면 관련자님께 적극적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교환학생은 무조건 기숙사에 입주하여야 합니다. 기숙사 문화가 잘 되어 있어서 오히려 편했습니다. Rice 대학은 호그와트처럼 여러 개의 기숙사가 있고, 각 기숙사마다 서로 끈끈하게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따라서 어느 기숙사에 배정받는지가 중요합니다. 학생들은 기숙사를 고를 수 없으며, 배정된 이후에 옮길 수는 있지만 빈 방이 없다면 옮길 수 없습니다. 기숙사마다 시설이 차이가 많이 납니다. 어떤 기숙사는 2인 1실이고, 어떤 기숙사는 1인 1실입니다. 제가 있었던 Wiess College는 한 호의 단위가 suite인데, 하나의 suite 당 화장실이 하나 있고, 1인실 4개, 2인실 2개로 구성된 suite를 4명의 학생이 공유하는 구조입니다. Wiess College는 1학년 학생은 무조건 2인실을 이용해야 하고, 고학년부터는 1인실에 입주할 수 있습니다. 저는 봄 학기에 교환을 갔기 때문에 운 좋게 어떤 학생이 12월에 졸업하고 빈 1인실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1학기 기준 Rice 대학 지불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Orientation fee $1205.00

Room and Board(기숙사 비용, meal plan 비용) $7950.00

Mandatory university fees (헬스장, 보건진료소 등 학교 시설 이용 비용) $459.00

Insurance fee(보험료, 학기마다 상이) $1028

 

Flywire라고 학비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데, 저는 환율이 낮을 때 현금을 꽤 많이 들고 가서 Chase 은행의 계좌에 넣은 후 바로 지불했습니다. Flywire가 생각보다 환율이 높게 측정되기 때문에 모인이나 트래블 월렛 등으로 미국 계좌에 돈을 입금해서 지불하면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습니다. 미국 계좌는 한국이랑 다르게 한도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편했습니다.

 

IV. 학업

Rice 대학은 교환학생 전용 수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 제한 없이 Rice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수업을 전부 다 수강할 수 있습니다. 가을 학기에 교환을 간 학생들은 Rice 신입생들과 함께 수강신청을 할 수 있고, 저처럼 봄 학기에 교환을 간 학생들은 가장 후순위에 수강신청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모두들 매우 친절하게 도와주려 하시고, 또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거나 하면 어느 정도 받아주기 때문에 듣고 싶은 강의를 못 듣는 경우는 본 적 없습니다. 선이수 과목이 있는 과목 같은 경우에는,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면 됩니다. Rice 대학 수강 신청 페이지에 가면 수강 후기를 볼 수 있습니다. 수업 후기와 교수님 후기를 각각 따로 찾아볼 수 있으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Linear Algebra(선형대수학)

선형대수학 수업 정말 추천합니다. 교수님 강의력도 정말 좋고, 정말 친절하시고, 학생들에 대한 관심도 많습니다. 제가 살면서 들었던 수학 수업 중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수학이 이렇게 재밌는 줄 살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수학 수업은 전부 판서로 이루어지고, 딱딱하고 재미없는데다 시험이나 과제도 어려운 반면, Rice 대학의 선형대수학은 학생이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게 하는 것에 방점을 두어 매 수업마다 학생이 어떠한 개념에 대해 고민해보게 만들고, 서로 토의하게 하여 이해도를 더욱 높입니다. 시험도 각 개념에 대해 묻는 정도로 매우 쉽기 때문에 서울대 학생들이라면 공부를 전혀 안해도 성적이 잘 나옵니다. 과목 특성상 나중에 서울대에서 학점 인정받기에도 좋아서 기회가 되신다면 수강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Baseball Analytics(야구 통계학)

Rice 대학은 흔치 않게 스포츠 매니지먼트 학과가 있는 대학으로, 전미 스포츠 매니지먼트 학과 1위입니다. 교수님이 메이저리그 프런트 출신으로 우승 경험이 두 번이나 있으시고, 전문적으로 야구 통계학을 배울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저는 야구를 좋아해서 정말 너무 행복하게 수업을 들었습니다. 수강 학생이 총 6명 정도라 교수님과 학생들이 원형으로 둘러앉아 야구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졌는데, 교수님도, 학생들도 모두 야구 찐팬들이라 서로 야구 얘기하면서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이 수업을 들은 인연으로 spring break 때 SABR 학회에도 참가하였습니다. 메이저리그 관계자 분들과 얘기하면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Introduction to Game Theory(게임 이론 개론)

경제학 수업을 들어보고 싶어 수강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강의는 온라인 동영상으로이루어지고, 일주일에 한 번 화요일 저녁 6-9시에 교실에 모여서 교수님께 질문을 하거나 다른 학생들과 과제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것 마저도 참여가 필수가 아니라서 Rice 대학의 꿀강으로 유명합니다. 참여가 필수가 아니다 보니 학생 수가 적어 교수님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배울 수 있습니다. 담당 교수님이 게임 이론의 창시자인 내쉬 박사를 만나본 적 있다고 해서 신기했습니다. 저는 경제학 관련 배경 지식이 없없는데도 어려움 없이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Computational Physics(전산 물리)

물리학과 수업을 듣고 싶어서 수강하였는데,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python 경험이 적어 초반에 많이 헤맸는데, 교수님께서 정말 잘 이끌어주셔서 무사히 학기를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수업 전에 교수님을 찾아가 질문도 많이 하고, 이메일로도 질문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고, 너무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다만 4학년 전공 수업이고, 대학원생도 같이 수강하였기에 공부는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이 수업도 수강 인원이 7명 정도로 소규모였기 때문에 학생들끼리 서로 친해질 수 있었고, 교수님께서도 학생 하나하나에게 더 신경을 써 주셨습니다.

 

교수님마다 office hour를 운영하시는데, 그런 office hour를 적극 이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한국에서는 교수님께 따로 면담을 요청하거나 하지 않는데, Rice에서는 오히려 office hour를 이용하지 않는 학생이 더 적습니다. 질문이 있거나, 따라가기 어려운 점이 있다면 교수님께 이메일로 도움을 요청하면 다들 정말 친절하시고, 또 학생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십니다. 저는 Rice에서 만난 교수님들 모두 정말 좋았습니다. 또한 Rice 대학은 청강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수업에 도전해볼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가져가면 좋은 물품으로는 이불과 큰 수건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미국 물가가 비싸고, 질 좋은 이불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미국 학생들도 기숙사에 입주할 때 이불을 챙겨오기 때문에 도톰한 이불과 쿠션, 인형 등을 챙겨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화장실 한 개를 여럿이서 공유하는 구조다 보니, 샤워 후 큰 수건을 두르고 방으로 돌아가곤 했는데, 그럴 때 쓸 큰 수건을 가져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큰 수건 하나가 $18 정도 했는데, 한국에서는 그것보다 훨씬 더 질 좋은 수건을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학교 수영장이 시설이 매우 좋기 때문에 수영복을 챙겨가면 좋습니다. 또한, 휴스턴 물이 한국보다 좋지 않기 때문에 탈모 샴푸를 챙겨가면 좋습니다. 샴푸는 대용량으로 챙기시는 걸 권합니다. 휴스턴은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장화나 슬리퍼를 가져가면 좋을 듯하고, 우산은 꼭 챙겨가야 합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휴스턴은 미국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물가가 저렴한 편입니다. 필요한 물건은 아마존으로 주문했고, 학교 안에만 돌아다니고 meal plan으로 식사를 하여 생활비는 거의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Rice 대학에서 요구하는 의료보험이 Aetna, Wellfleet 두 가지가 있는데, Wellfleet가 조금 더 저렴하기 때문에 Wellfleet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뉴욕 여행 중 식중독에 걸려 엠뷸런스 타고 응급실을 갔는데, 의료보험이 전액 부담하여 좋았습니다. Wellfleet의 student plan이 미국 전역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가셨을 때에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좋았습니다. 학교 안에 Brown College 근처에 보건소가 있습니다. Rice 학생들을 무료로 진료하고, 약도 무료로 줍니다.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하면 되어 저는 무척 편리하게 이용하였습니다.

휴스턴은 Metro가 발달된 도시는 아니지만, 충분히 타고 다닐 만합니다. Rice 학생이라면 Q card를 무료로 발급해주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신청하셔서 타고 다니시면 됩니다. 아니면 Uber나 Lyft를 부르시면 되는데, LA나 다른 도시에 비해 저렴해서 좋았습니다. 공항 등에 가실 일이 있다면 Rice Rideshare 앱을 이용하시면 목적지가 같은 학생과 택시를 쉐어할 수 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월요일과 금요일에 수업이 하나밖에 없어서 주말을 틈타 미국 전역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3월에 있는 spring break를 잘 활용해서 알차게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Rice figure skating 동아리에 가입하였고, 친구가 조정 클럽 회장이라 조정 연습도 몇 번 따라갔습니다. Rice 학생들이 4년에 한 번씩 Hamlet 공연을 올리는데, pit orchestra에도 참여하여 공연을 올렸습니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대학에 와서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 같습니다.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고 여행도 많이 다녔습니다. 교환 학생을 가서 밤샘 과제를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 그것마저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교환 가서도 공부를 하냐는 말을 많이 했는데, 저는 오히려 그랬기에 더 Rice 학생이 된 것 같았습니다. 수업을 열심히 들었더니 교수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셔서, 교환 학생을 다녀온 것이 단순히 경험을 넘어 경력이 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놀지 않은 것은 또 아니기 때문에, 여행도 열심히 다니고 파티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습니다. 학업과 여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 같아 매우 만족스럽고, 또 누군가가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있다면 꼭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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