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연구 생활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제가 해외 연구에도 적합한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바로 해외 대학원을 진학하는 것보다, 시간과 여유가 있을 때 미리 해외생활을 하며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남들보다는 조금 늦은 시기에 교환학생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VUB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벨기에를 꼭 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제가 원하는 조건에 맞춰 리스트업하다 벨기에가 최종 후보로 남았습니다. 비교전 안전한 유럽 국가를 희망했고, 영어밖에 할 수 없어 영어로도 충분히 일상생활 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기숙사가 있고 생활비도 감당 할 수 있는 정도로 생각하다 보니 벨기에로 최종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벨기에는 유럽의 허브라고 불릴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공용어로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사용하고 있고 브뤼셀 도시에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영어도 잘합니다. EU의 헤드쿼터가 위치한 국가인만큼 다양성이 보장되어 있고, 인종차별도 거의 없습니다. 실제 국제협력을 배우고 싶은 학생들, EU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유럽인이 많이 모입니다.
VUB는 브뤼셀에 위치한 학교로 시 중심과 아주 가깝지는 않지만 트램으로 왕복하기 편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공항과도 멀지 않아 여행다니기도 편했습니다. 영어로 진행되는 강좌만 들었는데 교수와 학생 모두 영어를 잘해서 소통에 어려움이 없었고, 우호적이라 즐겁게 교환 생활 마쳤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 비자 신청 절차
비자 신청은 벨기에 대사관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정보와 네이버 블로그 글 많이 참고했습니다. 몇 개월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어 일찍 준비 시작했고 막상 서류 넣고 대사관 수령까지는 만 6일 정도밖에 안 걸렸습니다. 다만 재정보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학교 안내대로 blocked account를 만들어야 했고, 학교와 소통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었습니다. 교환 파견 전 여행까지 생각하시는 경우라면 아예 일찍 준비하기를 추천합니다.
비자 신청 필수요건 중 보험이 있습니다. 조건(3만유로 이상)등 꼼꼼하게 확인하셔야 하고, 현지에서 비자 비용을 두번 내지 않도록 확인해야 합니다.
- 숙소 지원 방법
VUB exchange team에서 따로 이메일 연락이 오고, 학교 부지 내에 있는 U-residence에 살 수 있습니다. 이 절차로 진행해서 사기 당할 위험은 감소했지만, 저는 방 안에 빈대가 있어서 2달 내내 엄청 고생했습니다. 학교 부지지만 외부 기관이라고 학교에서도 사실상 관여하지 않고, 본교에서도 이메일 보내는 것 외에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혼자 해결해야 했습니다. 온몸이 빨간 반점으로 뒤덮이는 경험 자체도 힘들지만, 학교에서 나서서 해결해주지 않아 숙소 담당자와 싸우는게 더 힘들었습니다. 병원 찾아가고, 기관 신고하고, 포스터 붙이고, 교수님에게 호소하고 진짜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겨우 해결했습니다. 추천하지 않습니다.
-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학교에 제출하는 비용은 따로 없었습니다. 기숙사는 2인 1실 기준 월 440유로였습니다. 접수비, 수수료 다 제외한 비용이고 이번 학기 이후 대폭 상승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IV. 학업
- 수강신청 방법
학교 홈페이지에 영어로 수강할 수 있는 강좌 리스트를 따로 확인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일반 학생들과 따로 진행하기 때문에 꼭 교환학생 전용 페이지에서 안내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선착순은 아니고, 듣고 싶은 리스트를 작성해서 제출하고 단과대에서 승인 해주면 듣게 되는 방식입니다. 기간은 정확히 기억 안나지만 개강 후 수강변경 기회도 있습니다.
-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전공 위주로 들었습니다. 실습할 수 있는 수업도 들었는데 같이 팀플하며 실험/프로그램 돌려보는 기회가 좋았습니다. VUB는 출석 체크라는 개념이 아예 없긴 하지만, 실습 수업의 경우 엄격하게 확인하기도 합니다. 실험 수업은 해당 주에 출석 안하면 바로 논패스입니다.
- 학습 방법
영어로 전공 수업을 듣기 때문에 미리 연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Oral exam하는 경우 교수님이 한 주제에 대해 다양하고 깊은 질문을 하기 때문에 미리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 기타
제가 갔던 학기에는 부활절 방학이 약 2주 있었습니다. 또 5월 말이면 강의가 모두 끝나고 6월 중순에 시험 보기 때문에 그 사이에 준비할 시간이 넉넉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물건은 대체로 벨기에에서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소스류는 현지에서도 조금 비싸지만 추가 수하물 비용 생각하면 굳이 챙겨갈 필요 없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날씨가 조금 쌀쌀하고 비가 많이 오는 편이라 작은 1인용 전기매트가 있으면 도움 될 것 같습니다. 개인용 식기, 텀블러도 잘 사용했습니다.
- 현지 물가 수준
벨기에는 물가가 높습니다. 특히 외식 물가가 높아 친구랑 만나 밥 먹기가 조금 부담스러웠습니다. 대신 큰 마트에서 과일, 채소, 달걀 비용은 오히려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나 요리를 많이 해먹고, 친구를 집에 초대해서 자주 같이 먹었습니다.
교통비는 학생 교통카드 18유로 내고 발급해서 내내 사용했고, 통신비는 한달 기준 15유로 정도 나왔습니다.
전반적인 물가는 높은 편이지만, 학생 할인 등이 많아서 개인이 잘 관리한다면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습니다.
-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외식은 비싼 편입니다. 학교 바로 옆에 큰 공장형 마트가 있어 식재료 저렴하게 구매 가능합니다. 학교에서는 교내 식당에 샌드위치(4유로)나 일반 식사(6유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은행은 현지 은행 카드 발급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뱅킹도 많이 쓰는 편이라 편한 은행 어플 사용하면 됩니다. 다만, 귀국 후 계정이 어떻게 될 지는 미리 확인 후 조치 필요합니다. 국내 카드도 이용 가능하나 중간 점검시간 걸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재정보증금을 넣었을 경우 현지 계좌만 사용할 수 있어 저는 현지에서 개설해 사용했습니다.
의료는 보험 미리 들어가야 합니다. 현지 보험일 경우 부담금이 거의 없다고 들었으나, 저는 한국에서 비자 신청용 교환학생 보험만 있어서 현장에서는 전액 지불했습니다. 이후 보험 회사에서 절반 환급 받기는 했으나, 한국 의료비에 비하면 훨신 높습니다.
브뤼셀 도시 내에서는 버스, 트램, 메트로 다 잘 운행됩니다. 중간에 사고가 나거나 파업하면 많이 늦어지기도 하지만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른 도시로 가는 기차나 비행기도 다양하게 많이 운영됩니다.
-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학교 OT때 소개하는 스포츠 회원권이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춤, 배드민턴, 수영 등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추천합니다.
브뤼셀은 여행하기 매우 좋습니다. 파리, 독일, 네덜란드 등 근교는 버스로 저렴하게 왕복 가능하고, 조금 먼 나라도 항공편 많이 있습니다. 공항은 자벤텀, 샤를루아 두개 있습니다. 샤를루아가 저가항공을 많이 운영해 많이들 이용하지만 왕복 40유로 전용버스비와 왕복 시간을 생각하면 개인적으로는 크게 매력없는 것 같습니다. (불가리아만 특가항공편이 있어 샤를루아 이용했습니다). 자벤텀은 학생 교통카드로 갈 수 있고 학교에서 편도 40분 정도 걸려서 다니기 편합니다. 오히려 큰 항공사에서 학생 전용 반값 할인하는 경우도 있어 북유럽, 스위스, 이집트 등 다양한 나라 편하게 다녔습니다.
- 안전 관련 유의사항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소매치기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가장 시 중심에서는 조심해야 합니다. 또 브뤼셀은 안전한 구역과 그렇지 않은 구역의 차이가 큰 편이라 늦은 시간에 낯선 공간은 조심해야 합니다. 마약이 합법인 네덜란드와 접경 국가이기 때문에 친구들이 크게 문제 의식없이 마약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부분도 개인적으로 조심해야 합니다.
신변에 변화가 있거나 현지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을 알고 있으면 좋습니다. 대부분 영어를 하지만 프랑스어나 네덜란드어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필요할 경우 현지 친구들이나 학교 담당자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벨기에 교환 생활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보 위주로 적으니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현지 친구나 다른 나라에서 교환 온 친구와 친해져 많은 이야기와 문화를 주고 받았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나라로 떠났던 여행 기회가 많았지만, 여행은 방학에 많이 하고 주중에는 학업과 실험실 인턴을 병행하며 일상을 지켰습니다. 그냥 훌쩍 떠나버릴 여행자 신분이 아니라, 현지의 일원으로 단단하게 살아냈던 일상이 자랑스럽습니다. 초반에는 계속 여행 다니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덕분에 현지 친구와 더 강한 본딩이 생기고, 개인적으로 고민하던 문화다양성에 대한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가끔 답답하면 달려나가 쉴 수 있었던 거대한 산림공원도 너무 좋았고, 여유롭게 초콜릿 와플과 커피를 마시던 시간도 좋았습니다. 기숙사 빈대 문제가 유독 컸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룸메와 다른 홈메들과 함께 고민하고 나아가던 순간도 기억에 남습니다.
많은 것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도움을 주신 학교와 국제협력본부 담당자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