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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장O원_University of Tübingen_2024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7 December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교환학생은 대학생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도전입니다. 가족의 품을 떠나 낯선 나라에서 공부하고 홀로 생활하는 것은 교환학생만이 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부모님의 보호 아래에서 생활했던 한국과 달리, 나의 삶을 스스로 꾸려나가는 과정이 궁금했습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여러 경험을 즐기는 저는 자연스레 교환학생 파견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파견 동안 ‘나’를 찾는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설레었던 1학년, 익숙해진 2학년을 지나 저는 어느새 대학생활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진정으로 공부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지, ‘나’라는 사람이 어떤 일과 생활을 좋아하는지 점점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타인과 비교하며 성취만을 갈구하는 삶을 사는 한국과 달리, 여유로운 독일의 생활을 통해 저를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습니다. 즉, 관성의 삶에서 벗어나 저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잡고자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파견된 튀빙겐 지역은 독일의 대도시인 프랑크프루트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 반 정도 더 가야하는 굉장히 작은 마을입니다. 튀빙겐은 정말 소위 생각하는 독일의 소도시를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깨끗한 마을, 친절한 사람들, 아무도 급하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서 서울과 정반대라는 생각을 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작은 마을이라고 해서 어떤 점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마트, 카페, 놀거리 등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아마도 대학교가 도시 전체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고 많은 학생들이 거주하다 보니 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문화가 발전된 곳입니다. 평균 연령이 상당히 낮고 많은 유학생, 교환학생들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또한 튀빙겐 대학교에 한국학과가 있어 한국에 관심이 많은 독일인 학생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한국어를 잘 하는 독일인 친구들도 많고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한국인이 지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여행을 다닐 때 위치적으로 단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슈투트가르트 공항을 가려면 버스를 1시간 정도 타야 도착하고, 한국에서 입독, 혹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때 프랑크푸르트까지 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제외하고는 저는 매우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특히 많은 교환학생을 받는 학교여서 교환학생을 위한 기숙사, 프로그램 등이 매우 잘 정비되어 있어 적응하기 편했습니다. 또한 많은 한국인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행 다니기에 위치가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파리까지 기차로 5시간, 버스로 9시간 정도 걸리고 스위스까지는 3-4시간 정도 걸립니다. 또한 이탈리아까지 버스로 다닐 수 있으며 동유럽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단점이 존재하는 곳이지만 장점도 분명한 곳이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 신청에 관한 방법은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있기에 간단히 적겠습니다. 먼저 한국에서 비자를 발급받아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현지에서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독일 행정과 한국 행정은 매우 다릅니다. 빠른 속도로 되지 않을뿐더러 언제 발급 받을지 모르는 불안감에 살아야 합니다. 물론 저는 한국에서 발급받아서 갔지만 다른 친구들이 비자를 받는 과정을 보며 정말 험난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침 7시-8시쯤 테아민 사이트에 접속하셔서 꼭 자리를 잡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사실 테아민만 잡으면 다른 서류는 쉽게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슈페어콘토가 조금 까다롭긴 하나 해외 송금만 잘 해결하시면 금방 처리됩니다. 따라서 테아민을 꼭 미리 잡으시길 추천 드립니다.

 

  1. 숙소 지원 방법

앞서 말한 것처럼 튀빙겐 대학교는 교환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안내가 상세한 편입니다. 메일을 보고 5/1, 혹은 10/1에 안내를 받은 사이트에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저는 공용 화장실, 주방을 쓰는 방, 그리고 가장 많은 학생들이 거주하는 who를 신청했는데 기숙사 생활에 만족했습니다. 그러나 개인 화장실을 사용하고 싶으신 분들은 신청할 때 선택해주시면 됩니다. 저는 화장실 청소가 귀찮아서 공용 화장실을 선택했는데 별다른 불편함 없이 잘 사용했습니다. 다만 예민하신 분들은 개인 화장실 쓰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남자 기숙사, 여자 기숙사 이런 개념이 없어 혼성으로 화장실을 같이 씁니다. 다만 개인 화장실을 사용하는 플랫을 쓸 경우 더 많은 사람들과 주방을 공유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지하나 낮은 층고로 배정받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저는 고층에 살았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나 햇빛에 만족하고 지냈습니다. 여름학기에는 조금 더울 수 있으나 추운 겨울 학기에 가시는 분은 좋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장단점이 있으니 잘 고민하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기숙사 비용은 257유로로 약 37만원이었고 보증금은 600유로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 기타 유용한 정보

저는 짐을 굉장히 많이 챙겨갔는데 그럴 필요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 사람 사는 곳이고 필요한 물건은 문제 없이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이 많은 지역이라 중고거래를 잘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독일어에 대한 걱정이 많으실 수도 있는데 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 상점, 카페 등 모든 점원이 영어를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소소한 팁이라면 기숙사 가는 버스는 2,3,4,6번이 있는데 6번이 가장 빠르게 도착하고, 3번이 가장 오래 걸립니다. 일요일에는 배차 간격이 굉장히 긴 편이라 구글맵, 혹은 db앱을 잘 확인하고 배차 간격 맞추어 기숙사에서 외출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IV. 학업

 

 수강 신청 방법은 원하는 수업을 골라 학교 사이트에 등록하시면 됩니다. 한국 학교들처럼 수강 신청이 선착순이거나 힘든 편이 아니라 수월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원하시는 수업이 등록이 안될 경우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 등록하시면 됩니다. 학교 측에서 안내를 상세히 해주는 편이라 별 어려움이 없이 하실 수 있습니다. 보통 기말 시험이 있는 수업들, 혹은 과제를 제출 해야 하는 수업들이 있는데, 저는 시험 있는 수업 하나, 과제 있는 수업 2개를 들었습니다. 저는 교육 학과로 파견을 가서 교육 수업 2개, 철학 수업 하나를 들었습니다. 한국 수업보다 토론식 수업이 많은 편이며 학생들이 모두 토론에 활발하게 참여합니다. 저도 처음에 영어로 토론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익숙해지면서 활발하게 참여했던 편입니다. 시험은 한국과 달리 따로 등록을 해야 합니다. 이 방법도 학교 측에서 상세하게 안내해주는 편이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 수업이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으나 금방 적응 가능합니다. 저는 문과 계열을 다니는 학생이라 이과 쪽 수업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과 쪽 수업은 대부분 리딩이 나가는 편이었습니다. 리딩을 매주 밀리지 않고 한다면 어렵지 않게 수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V. 생활

 가져가면 좋은 물품으로는 짐을 넣을 장소의 여건이 되신다면 대용량 물티슈, 비닐장갑 등 청소 용품을 추천 드립니다. 또한 한국처럼 바로 바로 편의점을 이용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기에 물을 담을 수 있는 텀블러나 물통을 추천 드립니다. 또한 아이스 음료를 파는 곳이 많이 없기 때문에 얼음 틀을 구매하시면 삶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습니다. 라면이 비싸니 라면을 많이 챙겨 오시는 것을 강력 추천 드립니다. 라면이 한국보다 2배 정도 비싸서 챙겨올 수 있을 만큼 최대한 챙겨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불닭 소스나 고추장 등 한국에서 저렴하지만 현지에서 비싼 이런 소스류를 많이 가져오시면 좋습니다. 저는 실제로 불닭 소스 2개를 가져가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현지 물가는 굉장히 저렴합니다. 외식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붙는다면 한달에 돈을 정말 많이 아낄 수 있습니다. 과일, 야채, 육류 등 비가공식품, 즉 농산물이 굉장히 저렴합니다. 특히 저는 복숭아를 좋아하는데 복숭아 6개에 1유로 정도 해서 많이 사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외에도 수박이 1유로, 삼겹살 600g에 8유로 등 굉장히 저렴합니다. 요리를 많이 해먹는다면 돈을 충분히 아낄 수 있습니다. 외식 물가는 이것에 비해 살벌하게 비싼 편입니다. 튀빙겐은 작은 도시라 외식을 할 곳이 별로 없긴 하지만 교환 학생들이 자주 가는 중식당 산바오 등 몇 개 있는 편입니다. 다만 돈이 많을 때만 갔던 것 같습니다. 외식은 별로 추천하지 않고 식재료를 사서 요리를 많이 해먹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교통은 튀빙겐 도시에서 제공하는 34유로 티켓을 결제해서 쓰시면 됩니다. 이 내용도 교환학생을 위한 오티에서 자세히 안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핸드폰은 알디톡을 사용했습니다. 알디라는 마트에서 유심을 구매해 쓰는 방식입니다. 보다폰도 많이 이용하기는 하는데 귀국 때 매장에 직접 가서 해지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어, 알디톡을 더욱 추천 드립니다. 한 달에 10유로 정도로 한국보다 저렴한 편입니다.

 학교 생활은 본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친구도 많이 사귀고 즐겁게 다니실 수 있습니다. 한국학과 학생들과 연계를 맺어 진행하는 탄뎀, 아게 같은 제도를 잘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여행을 많이 다녀서 딱히 하지는 않았으나, 친구들이 하는 것을 보니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며 영어, 혹은 독일어를 배우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여행을 많이 다닐 계획이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신다면 딱히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매주 한 번씩 만나 진행해야 하는 거라 여행 일정 조정하는데 불편함을 겪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튀빙겐은 교환학생이 굉장히 많은 도시입니다. 제가 파견된 학기에만 한국인이 67명 왔을 정도로 한국인들이 정말 많습니다. 저도 한국인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편입니다.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한국을 벗어나 새로운 인종, 사람들과 지내고 싶으신 분에게는 딱히 추천은 드리지 않는 도시입니다. 저는 외로움도 많이 타고 친구들이랑 노는 것을 좋아해서 저에게는 딱 맞는 도시였습니다. 본인의 성향에 맞게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튀빙겐은 정말 안전한 도시입니다. 제가 가본 도시 중 다른 유럽 도시들과 달리 카페에 자리를 맡기 위해 짐을 두고 주문을 해도 되는 유일한 곳이었습니다. 깨끗하고 학생들이 많은 도시라 관리도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안전은 정말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제가 가본 유럽 도시 중 가장 안전한 곳이라 자부할 수 있습니다.

 튀빙겐은 정말 작은 도시지만 알찬 도시이기도 합니다. 저는 서울에서의 복잡한 삶에 지쳐있던 터라 조용한 소도시에서의 삶이 휴식 같고 좋았습니다. 본인이 도시를 선호하신다면 튀빙겐을 추천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본인의 성향을 잘 고려해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튀빙겐은 교환학생들에게 굉장히 친절한 학교로 모든 행정적 절차를 별다른 어려움 없이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낯선 타지 살이에 이러한 점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인 교환학생이 굉장히 많은 편이라 블로그 등 다양한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재미있는 교환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물론 많은 도전들이 저에게 의의를 가지지만 교환학생은 또 특별한 의의를 가집니다. 익숙했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하고, 다시 익숙해 질 때쯤 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내가 익숙한 것에서 큰 안정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혼자 살아가는 독립심을 배웠습니다. 모든 의식주를 대부분 저의 손으로 결정하다 보니 내가 진짜 꾸리고 싶은 삶의 방식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학업적인 역량, 언어적 능력 향상 등 교환학생하면 떠오르는 다른 방면에서도 많은 것을 느꼈지만, 저는 저를 알게 된 계기가 교환학생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막연히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갔던 과거에 붙잡혀 실망할 때도 번번히 있었지만 그때마다 이런 좌절 또한 감사히 여기자고 생각하며 이겨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교환학생이 마냥 행복해 보여도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 이 유럽 사회에서 절대적 비주류와 동시에 이방인일 수 밖에 없는 순간들, 없어 보여도 존재하는 인종 차별, 언어적 장벽 등 많은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게 되면 두고 온 것들을 생각하게 되는데, 날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던 부모님, 만나고 싶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던 친구들, 익숙한 생활 반경 등 저는 두고 온 것들을 제법 그리워하며 제가 닥친 어려움에게 눈을 흘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겪다 보면 익숙함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해 준 계기가 바로 이 모든 것임을 깨닫습니다. 한국에 있다면 절대 몰랐을 내가 가진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직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깨달음에도 성향 차이란 존재합니다. 이렇게 외로움과 소중함을 느낀 저와 달리 새로운 생활과 세계에 만족해 6개월을 연장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이렇게 저의 감정을 적는 것도 사실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가서 느껴 보시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대처하는 사람인지를 살펴보실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교환 시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우물 밖에 나와 자아가 생긴 개구리 입니다. 벽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직접 밀어보니 새로운 세계, 새로운 나로 인도하는 문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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