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비대면 시절로 보낸 1학년, 생기를 되찾기 시작한 캠퍼스를 즐기기 바쁘던 2학년, 진로를 고민하며 보낸 3학년까지, 입학 후 3년 간 달려오며 지쳐온 제 자신을 위해 4학년 1학기는 색다른 경험을 하며 쉬어가고자 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생각한 것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이었고,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경험의 폭을 넓히고자 하였습니다. 학생 신분으로 해외 경험을 쌓고 싶었고, 이는 제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향후 진로에 있어서도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1)파견 지역 선정 이유
저는 영국의 런던에 위치한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에서 한 학기를 보냈습니다. 제가 영국이라는 국가를 선정한 것에는 언어가 가장 크게 작용했습니다. 영어를 제 2외국어로 사용하는 국가들은 많긴 하지만, 일상에서 현지인과의 소통, 학교생활 및 행정처리 등을 비롯하여 다방면으로 영어가 주 사용 언어인 국가가 편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미국과 영국 중에서 고민하게 되었는데, 두 국가의 특징이 다르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실제로 두 국가 모두에서 교환 생활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험적으로는 알 수 없지만, 미국에 간다면 비교적 학업과 미래 유학 가능성에 집중할 수 있을 듯 했고, 영국에 간다면 유럽 여행 및 문화 체험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제 이번 경험의 목적은 후자에 더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영국을 택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영국에 가서 영문학을 공부하는 것에 대한 단순한 로망을 갖고 있었다는 점도 작용하였습니다.
영국 중에서도 런던을 택한 것은 비행기, 기차 등 다양한 교통 수단으로의 국내외 이동이 용이하며 영국의 경제, 정치, 문화의 중심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영국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가 끊임없이 피어나는 도시이기 때문에 6개월 동안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파견 대학 선정 이유
퀸메리 대학을 선택한 것에는 기숙사 거주 가능 여부와 위치가 가장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퀸메리 대학은 1학년과 교환학생만이 기숙사에 거주할 수 있기 때문에, 교환학생은 학교 기숙사에 신청할 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들었습니다. 또한, 기숙사비가 한화로 월 100만원이 넘는데, 그나마도 런던의 사설 기숙사나 아파트를 구하는 것에 비해서는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기숙사 거주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또한, 퀸메리 대학은 영국에서 흔치 않게 학교 건물들이 흩어져 있지 않고 한 캠퍼스에 모여 있는 특이한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의대 등 일부 건물들은 외부에 위치해 있으나, 저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습니다), 기숙사에 살았을 때 다양한 단과대의 건물 및 학교 시설들에 접근이 매우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엘츠가 아닌 토플 점수로 지원 가능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저는 지원 당시 미국과 영국 중 마지막까지 고민하였기 때문에, 두 국가 모두의 대학에 지원 가능한 토플을 미리 따 놨었습니다. 따라서 영국에 지원하길 선택했을 때, 지원 가능한 대학이 한정적이었는데 그 중 하나가 퀸메리 대학이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1)치안
퀸메리 대학은 런던의 동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웨스트 런던은 대체로 오래된 부촌이 많아서 안정된 분위기가 크고, 이스트 런던은 현재는 새로운 문화지로 부흥하며 발달하는 중이지면 역사적으로 (그리고 여전) 남쪽, 서쪽 런던보다는 치안이 좋지 않다고 인식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이민자 비율이 매우 높아 웨스트 런던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고 치안이 안 좋다고 느꼈습니다. 밤에 이 지역을 혼자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자제하였고, 친구들과 다닐 때에도 밤 늦게 다니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특히나 학교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White Chapel쪽은 동런던 중에서도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해가 진 이후 절대 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캠퍼스의 출입과 그 내부는 보안이 철저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습니다. 항상 경비원이 상주하며 저녁에는 교문에서 학생증, 기숙사키를 확인하고 들여보내 주어 외부인 출입을 방지하였습니다. 제가 있었던 기간 중 5,6월은 학교 내 학생 시위도 빈번하게 일어나던 시기였기 때문에 낮에도 교문에서 학생증 검사를 할 만큼 철저하게 관리되었습니다.
2)교통
퀸메리 대학은 런던의 Zone 2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철(Tube 혹은 Underground라 부르는)을 이용하면 30분 내외로 센트럴 런던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도보 5~10분 정도의 거리에 Mile End역이 위치해 있으며, 가장 자주 이용하게 될 Central과 District Line, 그리고 Hammersmith&City Line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반대편으로 10~15분 도보 거리에 Stepney Green역이 위치해 있으며, Central Line은 안 다니지만 District, Hammersith&City Line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N25, N205 등 야간버스도 교문 앞에서 이용할 수 있어 밤 늦게 시내에서 돌아올 때에도 용이합니다.
3)날씨
영국은 겨울에 특히나 흐린 날이 많고 비가 자주 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도착한 1월부터 4월 초반까지는 대부분이 흐리거나 비오는 날씨였으며, 4~5월부터는 맑고 해가 쨍쨍한 날도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비가 온다고 해서 한국처럼 쏟아지는 비가 아니라, 가볍게 흩뿌리는 형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들이 우산을 쓰지 않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항상 우산을 갖고 다녔으나, 비가 유난히 많이 오는 날이 아니면 맞고 다니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계절별로 온도차가 크지 않다는 것은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 눈이 오는 것을 1월 초에 한 번 봤을 만큼 한국 겨울보다 춥지 않으며, 여름도 최고 기온이 23도 정도에 그칠 만큼 많이 덥지 않습니다. 4월까지는 꽤 쌀쌀하기도 하여, 1월에 입던 겉옷을 4월까지 입기도 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한 학기만 머무르는 경우에는 별도의 비자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6개월을 넘어서 1년 교환학생으로 가는 경우에는 Tier 4 Visa가 필요합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기숙사 입소인 1월 13일보다 약 3달 앞선 10월 중순~말에 기숙사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학교 측에서 신청과 관련하여 사전에 메일이 오며, 선착순으로 배정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비교적 늦게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1순위에 신청한 형태로 배정되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며, 교환학생이 기숙사 신청에서 아예 떨어져 off-campus에서 생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숙사는 1학년과 교환학생이 위주로 사용하기 때문) 기숙사는 4가지 형태가 있으며 1~4순위로 지원이 가능합니다. Ensuite Standard, Ensuite Economy, Single Standard Plus, Single Standard 순위로 지원했으며 Ensuite의 경우 욕실이 방 안에 위치해 있고,
저는 공용 욕실이 불편할 것 같아 Ensuite을 위주로 지원했습니다. 저는 Creed Court 건물에 배정받았고, 더 큰 건물인 Pooley House에 머무르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모든 기숙사는 Flat 형태로 되어 있어, 건물마다 다르지만 5~9명 정도가 각방을 두고 한 플랫에 생활하며 공용 주방을 사용합니다. 한 층에는 2~3개의 플랫이 존재합니다. 참고로, 제가 지낸 플랫은 남녀공용이며 동성 플랫의 경우 공용 욕실 형태로만 지원이 가능하여 회피했습니다.
지원을 하게 되면 11월 중순에 결과가 나오고 housing offer을 accept하면 완료되며 1월 초에 한 학기 기숙사비를 한 번에 납부하였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서울대에만 등록금을 납부하면 되기 때문에 파견 대학에 따로 tuition fee를 지불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숙사 관련 비용인 보증금 300파운드와 기숙사비 3,900파운드만 지불하면 됩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1)유학생 보험
출국 전 유학생 보험을 신청하였습니다. 다양한 회사가 존재하는데 대부분 가격대도 비슷하며 크게 다른 점이 없기 때문에 가장 무난한 것으로 신청했습니다.
2)해외 사용 카드
출국 전에 한국에서 트레블월렛을 발급 받아 주로 사용하였고, 혹시 몰라 결제 기능이 탑재된 국제학생증도 항상 소지하였습니다. 다만 주변 친구들을 봤을 때 트레블월렛보다는 트레블로그가 수수료 부분에서 유리하다고 들어서, 두 개 모두 발급받아 오는 것도 추천합니다.
3)해외 유심 신청
유심을 한국에서 발급받아 가는 경우 한국으로도 배송 가능한 Giffgaff 유심을 주로 사용합니다. 저는 영국에 도착한 직후에는 하루이틀 이심을 사용하다가, 현지에서 VOXI 유심을 구매했습니다. 영국에서는 통신사 가게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마트에서도 다양한 통신사의 유심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한국에서 발급받아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넉넉하게 데이터 100기가에 20파운드인 상품을 이용했고, 학기 중 해외 여행을 다닐 때에는 VOXI 사이트 내 Roaming pass를 구매해 사용했습니다.
4)증명서 발급
혹시 몰라 챙겨간 서류들에는 여권 사본, 토플 성적표, 서울대 영문 재학증명서&성적증명서,
여권 사본, 영문 보험 증명서, 퀸메리 대학의 입학 허가서 (offer letter), 기숙사 확인증 (계약서/허가서)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은 영국 입국 시 자동심사로 간단하게 통과할 수 있어 각종 서류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학기 중에 여행 목적으로 타 국가에 입출국 시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증명서나, 영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있다는 확인증을 요구했다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혹시 몰라 해당 서류들을 휴대폰에 파일로 저장해놓고 종이로도 뽑아 들고 다녔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 안내는 11월 초에 Module Registration과 관련된 메일을 통해 받게 됩니다. 수강편람 목록에서 해당 학기에 열리는 과목인지, associate students에게 허용된 과목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신청이 선착순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와 다르게 즉시 승인 완료 여부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대신, 한 과목이 승인될 때마다 메일로 알려주십니다. 만약 선착순에 밀려 비승인될 경우 수강신청 사이트에서 다른 과목을 신청하면 됩니다.
퀸메리 대학의 경우 3년제로 구성되기 때문에, 과목 옆에 써 있는 레벨에 따라 Level4는 1학년, Level5는 2학년, Level6는 3학년 과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교환학생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 학기에 60 credit을 들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module은 15 credit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간혹 수업 횟수가 많거나 시간이 긴 수업들은 한 moduel임에도 불구하고 30 credit, 즉 2개 수업 분량으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수업들은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15 credit짜리 수업 4개를 수강하게 됩니다. 하지만, 교환학생의 경우 개강 후 수업 하나를 드랍하고 3과목만 수강하는 것이 가능한데, 이때 서울대 측에 문의를 하여, 서울대 측에서 드랍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메일(=이 학생의 Underload를 허용한다)을 퀸메리 측에 보내야 합니다. 저는 이 방법을 이용하여 한 학기 동안 3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단순 수업시간 자체는 적지만 매 수업에 해가야 할 리딩의 양은 서울대에 비해 훨씬 많다고 느꼈기 때문에, 3과목에 온전히 집중하고자 하였습니다.
각 과목의 시간표는 대략적으로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와 또 하나 다른 점이, 대부분의 수업들이 lecture 뿐만 아니라 seminar/lab section과 함께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1시간의 lecture과 1시간의 seminar 수업에 참여해야 합니다. seminar/lab의 경우 분반의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강의는 모든 수강생이, 세미나는 그 학생들이 여러 시간대에 흩어져서 참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세미나 혹은 랩 세션이 어느 시간대에 배정될지 미정이기 때문에, 개인의 확정된 시간표는 개강 후에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배정받은 분반에 따라 시간표가 확정되었는데 세미나끼리 겹치거나 이동 동선을 고려했을 때 불가능한 시간표일 경우, 담당 학과에 문의하여 다른 세미나 분반으로 변경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캠퍼스 외부에서 수업하는 Walking the City 과목을 위해 약 30분~1시간의 이동 시간이 필요한데 타 과목의 seminar이 직전에 끝나도록 배정받아서, 문의를 통해 다른 요일로 변경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개강 후 약 2주 동안 수강 과목을 변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때 수강 가능한, 자리가 남은 과목들은 학과에서 개별적으로 엑셀 파일이나 웹사이트 등을 통해 안내하기 때문에 변경 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혹은 단과대/학과에 따라 수강 가능 여부를 안내하지 않아 직접 문의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School of English and Drama(SED) 단과대 소속의 세 모듈을 수강하였습니다.
1)London: Walking the City (Level 5)
매주 런던의 다른 장소에 모여서 약 1.5~2시간 동안 세미나 리더와 걸어다니며 도시 곳곳을 살펴보고 관련된 역사나 텍스트에 대해 논의하는 강의입니다. 예를 들어 Shakespeare의 생애 및 작품에 대한 리딩을 한 후 Globe을 방문하고 관련 주변 장소를 둘러본다던지, King’s Cross 기차역 및 Waterloo 역을 직접 둘러보며 영국 내외로 이동하고 정착하던 역사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시 과제로 매주 주어진 리딩을 하고 수업 전 이에 대한 감상을 약 100~200단어로 짧게 포스팅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는 전혀 부담이 되지 않고 오히려 이번 리딩에 대한 학우들의 감상평을 미리 읽어갈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중간 과제로 1500단어 포트폴리오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다룬 수업 내용 중 3개를 선정하여 각 배운 내용 등을 500단어로 정리하는 과제였습니다. 기말 과제로는 새로운 런던의 장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개하는 8분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해당 내용과 관련된 1500단어 에세이를 작성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과제가 모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편이고, 런던이라는 도시에 대해 역사, 문화적으로 새롭고 다양한 내용을 얻어갈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교환학생만 수강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서 모인 학생들을 만나보고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수업이었기에 수강하기를 추천합니다.
2)Modernism (Level 5)
서울대 영문과 전공 수업으로 비슷한 강의를 수강했었는데, 파견 학교에서 이의 연장선 상에서 비슷한 작가와 시기의 새로운 내용을 얻어가고 싶었고, 유사한 주제에 대해 강의하고 논의하는 방식과 내용에 있어 한국과 어떤 점이 다른지 살펴보고 싶어 수강하였습니다.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의 작품들을 읽고 논의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중간에는 해당 작가들이 활동한 지역을 직접 돌아보는 야외 수업도 포함되어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과제로는 1000단어짜리 중간 에세이와 2000단어 기말 에세이가 있었습니다. 1000단어 에세이는 교환학생에게만 주어지는 과제였는데, 지금까지 배운 텍스트 중 몇 개를 선정하고 각 지문에 대해서 질문이 주어집니다. 예를 들어, 해당 소설의 발췌된 부분이 소설의 소재/주제 중 이러한 부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논리적으로 답하라는 형태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주어진 약 3가지의 질문 중 하나를 골라 답하는 방식으로 에세이를 작성하면 되었습니다. 기말 에세이는 7개의 주제가 주어져 이 중 선택해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모더니즘 전반의 특징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수업에서 다룬 2개 이상의 텍스트를 활용하여 작성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또한 해당 과목은 유일하게 세미나 참여가 점수에 반영되는 수업이기도 했습니다.
3)Renaissance Literary Culture (Level 5)
르네상스 영시를 다루는 수업이었으며, 한 수업에 4-5개, 많게는 8개의 작품을 다룹니다. 매주 혁명, 표현의 자유 등의 큰 주제 하에 유기적으로 구성된 영시를 읽고 와서 수업하는데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작품을 비교적 깊이 있게 배워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중간 과제는 교환학생에게만 주어지는데, 1000단어 에세이로 수업시간에 다루지 않은 새로운 영시를 주고 이를 자유롭게 분석하는 과제였습니다. 시의 내용 뿐만 아니라 언어, 톤, 이미지 등 형식적이고 스타일적인 부분을 자유롭게 분석하는 것이었는데 크게 부담되지 않았습니다. 기말 과제는 2000단어 에세이로, 역시 새로운 텍스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주장, 문학적 전략, 설득력을 분석하되, 수업시간에 배운 텍스트 중 하나를 선정하여 관련성을 함께 논의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이 모듈은 유독 수업에서 다룬 분석 방법과 아이디어를 응용하되, 이를 새롭게 주어지는 텍스트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적용하는 연습을 요구하는 것 같아 흥미로웠습니다.
3. 학습 방법
제가 수강한 과목들이 열리는 단과대(School of English and Drama)는 모든 수업을 시험이 아닌 과제로 평가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시험을 치른 적은 없습니다. 모두 상시 글쓰기 과제, 에세이,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에 리딩을 꾸준히 따라가고 제때 그에 맞는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대부분의 과제도 단순히 수업에서 이야기 나눈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자신만의 통찰과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수업 및 동아리에서 외국인 친구를 사귀거나, 같은 플랫을 공유하는 플랫 메이트들과 자주 대화하는 것이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접근성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업을 수강하는 것만으로도 영어가 많이 늘었던 것 같습니다. 매번 많은 양의 영어 소설 및 논문을 리딩해가고, 영어로 강의를 듣는 것에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무엇보다 약 10~15명의 학생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교류하는 세미나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리딩 및 강의 내용에 대한 제 의견을 영어로 발표하고, 학생들과 토론하며 영어 실력이 가장 크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만 수강하는 수업에서는 모두 처음 보는 사이이며, 각국의 다양한 학생들과 친해질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수업 내용 뿐만 아니라 일상과 관련된 많은 대화를 하며 영어 회화 실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1)필요 없다고 느낀 물품
샴푸&린스 등 세면용품은 영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무게와 부피를 차지하면 챙겨가지 않아도 됩니다.
요리도구는 이케아나 M&S 등의 마트에도 많이 팔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숙사측에서도 입주 전 판매하기 때문에 저는 미리 출국 전 요리도구 풀 세트를 학교에서 구매해 놓았습니다.
2)꼭 필요한 물품
젓가락, 욕실&실내 슬리퍼, 어댑터, 도난 방지 용품(휴대폰 스트랩, 가방 자물쇠, 자전거 자물쇠 등), 보조배터리, 물티슈(유럽에서는 물티슈를 판매하는 곳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통 챙겨가서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의약품(Boots 같은 드럭스토에서 기본적인 구할 수 있지만, 처방받아야 하는 약은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종류별로 구비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3)그 외 가져가면 좋은 물품
스킨케어 제품: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외국에서 찾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평소에 쓰는 제품을 넉넉히 가져가면 좋습니다. 여분 토너 3통, 수분크림 2통을 가져갔습니다. 유명한 제품은 아마존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가격이 한국보다 2~3배는 비쌉니다.
클렌징폼: 물론 현지에서도 다양하게 판매하지만, 영국의 클렌징폼은 우리나라의 것처럼 거품이 많이 나지 않고 물비누 같은 느낌이라 익숙하지 않고, 깨끗이 세안되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니 밥솥: 기숙사 주방에서 자주 밥을 해먹을 경우 밥솥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지에서 한인 마트나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도 있지만 저렴하고 작은 밥솥을 원한다면 한국이 더 구하기 쉽기 때문에 챙겨오면 좋습니다.
전기장판: 영국은 봄까지도 꽤나 쌀쌀하기 때문에 히터를 틀며 지냈는데, 기숙사 난방이 히터로 사용되기 때문에 건조해서, 전기장판을 가져간다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런던은 물가가 매우 비싼 편입니다. 마트 물가는 한국보다 저렴하지만 그 외에 외식, 쇼핑 등의 물가는 한국의 1.5배~2배 정도라고 할 수 있기에 한 달 생활비가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2~3배에 육박하였습니다. 시내에 한번 나갔다 오면 하루 교통비가 1만원이 넘곤 하며,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인당 평균 3만원 혹은 그 이상의 지출을 생각해야 합니다.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마트에서 파는 식재료를 사서 요리해 먹는 방법이나, 지하철 피크 시간대를 피해 다니며 교통비를 조금이나마 아끼는 방법이 있습니다. 국내외로 여행 다닐 때에는 미리 숙소와 교통권을 예매하면 직전에 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식당
학교 근처 식당으로는 Nando’s, KFC, WNGZ, 서브웨이, Pizza Room 등이 있습니다. 이 중 WNGZ는 윙을 파는 가게로, 퀸메리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입니다. 학교 주변 카페는 스타벅스나 Costa Coffee도 있으나, 도보 5~10분 거리에 International Comrades Coffee Shop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공부하기도 적합하며 분위기도 좋고 메뉴가 모두 맛있어서 만족했습니다.
런던 추천 맛집으로는 Bancone(생면 파스타), Dishoom(인도 음식), Gail’s(스콘), E5 & Forno & Yeast Bakery(빵, 브런치), The Old Bank of England(펍), Honest Burger(햄버거), Kensington Palace Café(애프터눈티), Golden Union(피쉬앤칩스), Beigel Bake Brick Lane Bakery(베이글), Bread Ahead(도넛) 등이 있습니다.
2)마트
학교 주변에서는 Coop, Sainsbury’s가 가장 가까우며 도보 15분 정도의 거리에 Tesco, 20분 거리에 Asda, 약 25분 거리에 Lidl이 위치해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Sainsbury’s나 Tesco가 가장 무난한 마트 체인점이며, Tesco는 멤버십 활용을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Lidl은 마트 중에서도 전반적으로 가장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대량으로 구입할 때에는 많이 활용했습니다. M&S는 가격대는 좀 더 있지만 퀄리티가 좋은 마트로, 학교 근처에는 없기 때문에 센트럴 런던에 나갈 때 자주 방문했습니다. M&S의 쿠키와 베이커리류도 맛있습니다. 한인 마트는 소호에 K-Plaza, Oseyo 등이 있습니다. 라면, 간식 등 뿐만 아니라 다양한 냉동식품과 소스류도 팔기 때문에 한식을 요리해 먹고 싶을 때 이용했습니다.
3)의료
영국에서는 정식으로 진료받기 위해 NHS를 등록해야 합니다. 그 외에 학교 보건실에도 예약을 통해 방문할 수 있습니다. 저는 모두 이용해보지 않았는데, 감기기운이 있거나 조금씩 몸이 안 좋을 때에는 챙겨온 비상약을 이용했습니다.
4)카드 및 현금 사용
저는 한국에서 발급받아 간 트레블월렛, 국제학생증 카드를 주로 활용하였습니다. 영국 현지 계좌를 개설할 경우 대부분 Monzo를 사용합니다. Monzo는 온라인으로 발급을 진행하고 우편으로 카드를 배송해주기 때문에 간편합니다. 영국에서 현금 사용이 필요했던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혹시 몰라 500파운드 이상을 환전해 갔으나, 대부분 컨텍리스 카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쓸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5)생필품 및 의류
생필품은 슈퍼마켓, 아마존, 이케아 등을 통해 다방면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무거운 제품은 아마존을 통해 배송시키고, 그리니치에 있는 이케아에 종종 방문해 필요한 것들을 한번에 사오기도 했습니다. Primark는 저렴한 의류 브랜드이지만 생활용품도 저렴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하면 좋습니다. 의류는 자라, H&M, Primark에서 저렴하고 무난한 것을 구매할 수 있으며, 제가 런던에서 애용했던 브랜드는 Subdued, Brandy Melville이 있습니다. 영국을 비롯해 유럽의 10대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은 브랜드라고 하는데 한국 스타일의 옷들도 많아 자주 가곤 했습니다. 학교 근처의 Stratford에 위치한 Westfield는 대형 쇼핑몰인데 필요한 것들이 대부분 입점해 있어 필요한 용품과 의류를 모두 구매해 오기 좋습니다.
6)교통
지하철과 버스는 컨텍리스 카드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oyster card 학생 카드를 발급받으면 더욱 편리하고 Daily cap을 넘으면 더이상 요금이 나가지 않아 좋습니다. 지하철 가격은 시간대에 따라 다르니, 피크 시간대를 피해 다니면 교통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버스도 자주 이용했지만, 지하철으로도 이동이 가능한 경우 버스에 비해 지하철이 훨씬 빠르고 편리했습니다. 다만 지하철에서는 대부분 데이터가 터지지 않아 미리 길을 찾아서 어떤 역에서 내려야 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기차는 trainline 어플을 이용해 예매했는데, 16-25 Railcard를 발급받으면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1)여행
저는 학기 중과 종강 후를 틈틈이 이용하여 국내외로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포르토, 리스본,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세비야, 암스테르담, 아이슬란드, 스위스, 벨기에의 브뤼셀과 겐트, 프랑스 파리와 니스, 이탈리아의 로마, 피렌체, 밀라노, 포지타노, 아말피, 몰타, 프라하, 잘츠부르크, 할슈타트, 비엔나, 부다페스트,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 등 수많은 국가의 도시를 방문했습니다. 그 외에도 UK 내에서는 에딘버러, 더블린, 바스, 브리스톨, 캠브릿지, 옥스포드, 헤이스팅스, 라이, 세븐시스터즈 등을 다녀왔습니다. 추천할 만한 국외 여행지로는 이탈리아 남부 해변인 포지타노와 아말피의 바다가 예뻤던 기억이 납니다. 오스트리아의 할슈타트와 잘츠부르크도 가장 좋았던 곳들 중 하나이며, 아이슬란드의 자연 풍경과 오로라를 보던 그 순간도 기억에 납니다. 국내 여행지로는 세븐시스터즈와 캠브릿지를 추천하며, 에딘버러는 당일보다는 1박 2일, 혹은 그 이상으로 다녀오면 더욱 좋습니다.
런던은 히드로 공항을 포함해 5개의 공항이 존재합니다. 그 중 Heathrow 공항은 가장 크지만 유럽 내에서 이동하고 특히나 저가 항공사를 이동할 때에는 방문할 일이 없습니다. 대신 Gatwick, Luton, Stansted 공항을 주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 중 Stansted 공항은 공항버스인 National Express를 이용하면 학교 앞 Mile End역 앞에서 타서 직행으로 갈 수 있어 가장 편리했습니다.
항공사는 대부분 저가항공사인 Ryan Air, Easy Jet을 이용했습니다. 이러한 저가 항공사들은 종종 기내용 가방 크기를 엄격하게 검사할 때도 있는데, 주어진 크기의 칸에 들어가지 않으면 현장에서 꽤나 높은 요금의 추가비용을 받기도 합니다. 기내에 들고 탈 수 있는 가방 크기의 규격을 미리 알고 지킨다면 마음 졸일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뒤늦게 알았는데, Ryan Air는 Erasmus에 가입하게 되면 수하물 추가가 무료로 가능하기 때문에 일주일 이상 여행갈 때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종강해서 영국을 떠나고, 한국에 귀국하기 전 3주의 장기간 여행을 했는데, 이때 28인치 캐리어를 추가해야 했기 때문에 무료로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 예산 절약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유럽 내에서 기차보다 버스가 저렴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버스로도 많이 이동했는데, 유럽 국가 내에서 버스로 이동 시 대부분 Flix Bus를 이용했습니다. 가격도 타 버스사에 비해 저렴한데다 꽤나 쾌적하며, Student Union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버스는 캐리어 도난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짐 보관 칸에 친구들끼리 캐리어를 자전거 자물쇠로 묶어서 보관했습니다. 목적지 전 경유지가 있는 경우에 다른 여행객이 저희 캐리어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창문으로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2)문화생활
런던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무궁무진합니다. 뮤지컬은 Todaytix 어플을 통해 예매할 수 있는데, 뮤지컬별로, 그리고 좌석의 위치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많이 납니다. Frozen, Lion King 등 일부 뮤지컬은 데이시트로 예매할 수 있는데, 남은 자리를 공연 당일 정해진 시간에 30파운드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저렴하게 좋은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 박물관은 대부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런던의 큰 장점입니다. 제가 방문해본 곳으로는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모던, 테이트 브리튼, 코톨드갤러리, 대영박물관, 월리스 컬렉션, V&A, 사치 갤러리, 웰컴 컬렉션, 그 외의 다양한 갤러리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테이트 브리튼과 코톨드 갤러리를 좋아했습니다. 테이트 브리튼은 영국의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감상하며 영국의 역사와 문화적인 발달을 따라갈 수 있는 것이 흥미로웠고, 관광객이 아주 많지 않기 때문에 특히 평일에 방문하면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코톨드 갤러리는 유료이나, 학생증을 이용해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크기도 크지 않아 천천히 둘러보기 좋습니다.
또 좋았던 것은 Rooftop Cinema였는데, 날씨가 좋은 날 해질녘에 노을을 바라보며 영화를 감상하길 추천합니다.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은 Mile End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보러가기 좋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앞서 작성한 것처럼 퀸메리 대학이 위치한 Mile End, 그리고 동런던 전반이 치안이 안 좋은 편이기 때문에 해가 진 후에는 늘 조심하며 다녀야 합니다. 특히 런던에서 밤에 공원을 가는 것은 위험하며,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소매치기 걱정이 상대적으로는 덜한 편이지만, 늘 소지품을 잘 챙기고 옷가게나 지하철에서 특히나 유의해야 합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돌이켜 보면 저의 교환학생 경험은 새로운 도전이자, 회피였던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 6개월 동안 지내고 온전히 영어로만 수업이 이뤄지는 학교 수업에 따라가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과정이 저에게는 굉장한 도전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한국에서 보내왔던 바쁜 일상에서 회피하여 휴식을 취하고, 나 자신에 더욱 집중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출국하기 전 교환학생으로서 얻어오고 싶은 것들의 리스트를 작성해본 적이 있습니다. 지내는 동안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기, 동아리에 가입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기, 여행을 많이 다니며 견문을 넓히기, 수업에 열심히 참여해 좋은 학점 얻어오기, 진로에 대한 계획 구체화해보기 등등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갔으나, 이 중 달성한 것도 있고 달성하지 못한 것도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면 더욱 알차게 교환생활을 보냈다고 할 수 있었겠으나, 그 모든 것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단순히 6개월 동안 대학생 신분으로서 해외 경험을 한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매 순간순간이 새롭고, 즐겁고, 소중했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나열해 보자면 교환학생 오티 날 조용히 앉아있다가 용기내서 옆자리 친구에게 말을 걸던 순간, 날씨 좋은 날 돗자리를 들고 학교 근처 공원에 달려가 별거 아닌 피크닉을 즐기던 순간, 외국인 친구가 초청해준 파티에 가서 생각보다 소박하고 귀여운 그들의 파티 콘텐츠에 웃음을 터뜨리던 순간, 영국을 떠나는 것이 아쉬워 괜히 관광객인 척 템즈강 유람선을 타보던 순간, 그리고 수도 없이 나열할 수 있는 수많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으로서 쌓은 이러한 기억, 추억들은 그 어떤 경험과도 맞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시간들은 온전히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자주 돌이켜보고 활력을 얻을 수 있는 순간들로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