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의 교환 생활은 절반 즈음은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막연한 목표 아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대학생활이 이미 절반을 지나가던 시점, 대학생활에서 내가 배운 것이 무엇인가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고, 이 무기력함과 회의감을 벗어나기 위해서 한번 즈음은 내가 살아왔던 관습을 벗어나서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내가 살아온 환경과 완전히 다른 국가에서 공부하고 살아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교환학생을 결정했던 시점에서 저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여행’이었습니다. 따라서 자연히 여행이 어려운 미주 쪽보다는 유럽 쪽에 관심이 생겼고, 그 가운데에서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는 영국을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국가를 선택한 뒤에 결정해야 할 것은 파견 대학이었습니다. 오직 여행과 언어를 고려해 결정했던 파견 국가와 달리, 파견 대학을 선택할 때에는 여러 가지 기준을 설정한 뒤 기준들의 우선순위를 매겨서 결정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기준은 도시의 안전성과 여행지와의 접근성, 그리고 교환학생 친화도였습니다.
처음에는 영국의 수도인 런던의 교환교를 선택할까 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영국 지역이 물가가 높다는 말이 많아서 런던은 좀 후순위로 두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고민 끝에 1순위에 리즈 대학교, 2순위에 맨체스터 대학교, 그리고 3순위에 런던의 queen marry 대학교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가장 가고 싶었던 학교는 에딘버러 대학교와 사우스햄튼 대학교였는데, 에딘버러 대학교는 런던과의 거리, 사우스햄튼은 시골 같은 분위기 때문에 중부 지역의 대학교를 위주로 결정했습니다. 1순위로 제출했던 리즈 대학교로 결정되어서, 1학기 동안 영국의 리즈 대학교에 파견을 가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리즈 대학교는 교환 학생에 상당히 친화적인 학교입니다. 교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프로그램도 상당히 많고, 기숙사의 플렛 메이트 역시 교환학생끼리 맺어주어서 교환 학생들 끼리 친해지기에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본교 학생들이 아니라 교환학생들인 것이 약간 아쉬웠지만, 학교를 다니다 보니 생활 패턴이나 니즈 상 영국 본교의 학생들보다는 다른 교환 학생들과 친밀함을 쌓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깨닫아서, 돌이켜보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기숙사 이외에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역시 상당히 다양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매주 금요일 학교에서 Fruity라는 파티를 진행하며, 주말마다 리즈 근교로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 역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자체적인 행사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교환학생들 또한 별도의 조건 없이 참여가 가능합니다. 다만 여행 프로그램과 같은 경우 인기가 많아 마감이 빨리 마감되는 편이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학교가 확정된 직후부터 사이트를 확인하며 참여하시기를 추천합니다.
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대학도시’라는 점입니다. 한국에는 대학도시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생소할 수 있지만, 영국에는 캠브리지나 옥스포드처럼 대학이 중심이 되는 대학도시가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따라서 리즈 역시 리즈 대학교를 포함해 약 3개 정도의 대학교를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어 있었고, 쇼핑몰이나 영화관, 식당을 비롯해 모든 주요한 인프라들이 대학교 주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생활하기에는 정말로 편안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학교 근처의 기숙사에 살았던 저는, 리즈에 거주하는 반년 동안 공항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버스를 타 본 적이 없을 만큼 생활이 편했습니다.
다만 전형적인 유럽 분위기의 소도시를 생각하고 오신다면 꽤나 실망할 수 있습니다. 리즈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유럽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현대적인 분위기가 훨씬 강한데, 이는 리즈만의 특징이기 보다는 영국 도시의 전반적인 특징 같습니다. 덕분에 생활하기에는 훨씬 편했지만, 유럽의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소도시를 생각한다면 영국보다는 다른 국가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영국은 180일까지 무비자 체류가 가능한 국가이기 때문에, 한 학기 파견에는 학생 비자 신청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장점인데, 해당 지역에 지인이 있지 않은 이상 사설 기숙사나 쉐어 하우스 등을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설 기숙사의 경우 기본 계약 기간이 리즈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숙사보다 훨씬 긴 편이기 때문에 한 학기 파견을 가시는 분들은 리즈 대학교 기숙사를 이용하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기숙사는 리즈 대학교 측에서 보내주는 신청 폼에 따라 지원이 가능합니다. 기숙사는 1순위만 기입할 수 있지만, 1순위에서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여러 가지 조건을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실제로 원하던 기숙사에서 떨어져서 다른 기숙사에 가게 된 친구들을 봤을 때 가격과 self-catered와 같은 방의 형태에 관한 조건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배정해주는 것 같았습니다만, 원칙적으로는 랜덤으로 배정해준다고 합니다.
제가 지냈던 기숙사는 Carlton Hill Accommodation이었는데, 2023년 하반기에 새로 오픈한 기숙사여서 매우 깨끗하고 다른 유명한 기숙사 (central village 등)에 비해 경쟁률도 낮은 편이어서 정말 추천합니다! 게다가 city central과 학교 중심에 위치해 있어서 생활하기에도 정말 편리했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리즈 대학교의 경우 수학을 위해 대학교 측에 별도로 납부해야 하는 금액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대학교에 납부했던 비용은 기숙사 비용이 전부였는데, 제가 지불한 총 금액은 4225파운드(Carlton Hill 기준)였습니다. 기숙사 금액의 경우 한 번에 납부하거나 4번에 걸쳐서 분할 납부를 할 수 있는데 저는 한번에 지불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분할 납부의 방식으로 지불했습니다. 그러나 달이 갈수록 파운드 환율이 올라서 처음 지불금액과 마지막 지불 금액이 거의 100,000원 가까이 차이가 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따라서 환율이 좋은 편일 때 한 번에 납부하는 편을 추천합니다.
이외에 기숙사 보증금으로 200파운드를 추가로 지불했는데, 큰 문제가 없는 경우 계약기간 종료 1-2주 내로 바로 입금되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 지역 관련
사실 영국이라는 국가가 제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라서, 저는 교환 파견 기간 동안 절반 이상의 시간을 영국이 아닌 다른 유럽 국가에서 지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여행을 하는 계기가 되어 좋기도 했지만, 한번이라도 영국이 아닌 다른 국가를 고려했더라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라는 후회가 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여행보다 교환교 자체에서의 경험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교환 지역을 선택할 때 좀 더 신중하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때 참고하기 좋은 것이 교환학생 귀국보고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워낙 지역이 방대해서 다 읽어보는 것이 힘들겠지만, 여러 국가의 귀국보고서를 읽어보면서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국가와 도시의 분위기가 맞는지 고려해본다면 좀 더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 기숙사 관련
리즈 대학교의 경우 많은 학생들이 원하는 기숙사에 배정되지만, 1지망 기숙사에 배정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숙사가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조금 외진 곳에 있거나 (sentinel tower) 오래되어서 (leodis) 불만이 제기되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1지망 기숙사에 선정되지 않았을 때 기숙사 계약을 고민할 수 있는데, 이 때 기숙사 transfer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기숙사 transfer는 1회에 한 해서 신청할 수 기숙사 변경 시스템으로, 현재 기숙사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50파운드만 지불하면 원하는 기숙사로 transfer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리가 남아있는 경우에만 가능하지만, 생각보다 중간에 나가는 학생들이 왕왕 있기에 충분히 활용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실제로 제 친구의 경우에도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기숙사를 바꾼 적이 있었으며, 신청 후 2주 내에 원하는 기숙사로 옮기라는 제의가 왔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리즈 대학교의 수강신청은 선착순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module enrollment form을 작성해서 제출한 뒤 리즈 대학교 측에서 검토 후 Minerva에 반영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신청 가능한 학점은 최대 100 credit으로 기본적으로는 6순위 과목까지이나, 원하는 경우 추가로 신청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 때 신청한 과목을 모두 수강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 각 단과대별로 해당 과목의 수강 여부를 확인하고 정원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리즈 대학교의 1학기 수강 가능 학점인 50-60 credit 사이에서 수강을 하게 됩니다.
수강신청 시 주의해야 할 점은 1) 교환학생 수강 가능 과목인지 2) 몇 학기에 개설되는 과목인지 3) 선수과목이 있는지 등입니다. 이는 모두 module enrollment catalogue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선수 과목이 있는 경우 관련 증빙 서류를 제출하여서 인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선수 과목이 없거나, 한국 학교에서 이에 해당하는 선수 과목을 수강했을지라도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단과대학 별로 정책이 다른 것으로 보였습니다. 특히 저의 본 전공인 철학과는 수강 신청에 제약이 많았는데, Metaphysics 수업의 경우 해당 수업을 위한 선수과목의 수강 여부를 증명하기 위해 서울대학교에서의 전공 과목 수료 내역 및 성적표까지 증빙하였음에도 결국 반려되었습니다. 반면에 영화나 법의 경우 한 번도 관련 수업을 수강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3학년 수업을 수강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었습니다.
원하는 과목의 수강 신청이 반려되었을 경우에는 메일을 통해 module 관련 부서에 연락하여 수강 신청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경우 해당 과목의 여석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각각의 단과대엡 해당 과목의 여석이 남아있는지를 물어보고 수강신청을 진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철학과의 00 수업을 수강하고 싶다면 우선 리즈 대학교 철학과 모듈 관리 팀에 메일을 보내 해당 수업의 잔여 여석이 남아있는지를 여쭤보고, 가능하다면 그 과목을 수강하겠다고 말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래도 리즈 대학교는 행정 처리가 매우 빠른 편이라 몇 시간 안에 소통이 가능했지만, 답이 늦게 오는 과목들도 있어서 번거로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경우 추천드리는 방법은 원하는 단과대에 잔여 여석이 있는 과목들의 리스트를 요청한 뒤, 여석이 있는 과목들로 바로 수강을 신청하는 방법입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리즈대학교의 수업은 대부분 10에서 20 credit으로 구성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3-4과목 정도의 수업을 수강하게 됩니다. 저 역시 10 credit 수업 2과목과 20 credit 수업 2과목을 수강했습니다.
수업은 크게 Lecture 형식과 Seminar 형식으로 구성됩니다. Lecture 수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강의식 수업에 해당하며, seminar 수업은 토론 및 활동이 주가 되는 참여형 수업입니다. 저는 일부로 seminar 가 주가 되는 수업을 선택하여 수강했는데, 덕분에 다양한 전공에 관해 영어로 소통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리즈 대학교에서 수강했던 과목은 PHIL1109 How science works, LUBS2091 Sustainability in Business, FILM3027 Post War European Cinema: History, Politics and Aesthetics, LAW3055 Disability Law로, 모두 semester 2에만 개설되는 수업들이었습니다. 학기/수업 형식/선이수 내역 등은 모두 module 설명 페이지에 안내되어 있으니 확인 후 수강신청을 진행하면 됩니다.
- PHIL1109 How science works
철학과 1학년 수업으로 과학철학에 관해서 다루는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은 매주 있는 강의식 수업과 2주에 한 번씩 있는 세미나 수업으로 구성되었으며, 과학철학의 기본 전제에 관한 질문에서 시작하여 흄, 쿤 등 여러 학자들의 논증을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강의에서 다룬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논증을 구성하거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저학년 수업인 만큼 내용이 크게 어렵지 않고 세미나의 분위기도 편안해서 큰 어려움 없이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평가는 에세이 한 번으로 이뤄졌는데, 여러 주제를 주고 그 가운데 원하는 주제를 선택해서 글을 작성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제가 선택했던 주제는 흄의 외부 세계 논증에 관한 주제였고, 이외의 주제들도 크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이미 본교에서 많은 전공 수업을 들었던 제 입장에서 수업의 깊이가 깊지는 않아서 이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 LUBS2091 Sustainability in Business
해당 수업은 산업 구조 전반에서의 지속가능성에 관해서 논하는 수업입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주제였기에 수업 내용 자체가 새롭지는 않았지만, 이 부분을 영국의 관점에서 다룬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세미나는 강의에서 다룬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일례로, 한 산업에 얽힌 여러 이해관계자들 중 한 명이 되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교섭해보는 수업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수업 형식이어서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평가는 크게 조별 발표 한 번과 에세이 작성으로 이뤄졌습니다. 조별 발표의 경우 다국적 기업 한 개를 정한 뒤, 그 기업의 기존 지속가능성 전략을 분석하고 향후 추진 가능한 지속가능성 전략을 제안하는 발표였습니다. 에세이는 조별 발표에서 다뤘던 내용을 심화하여 작성하는 것이었는데, 현지 학생들과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로 함께 공부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 FILM3027 Post War European Cinema: History, Politics and Aesthetics
교환학생을 하며 유럽에서만 들을 수 있는 수업을 들어보고 싶어서 선택했던 수업입니다. 세계대전 이후 유럽 영화의 변화에 대해서 역사적, 미학적, 정치적 관점에서 다루는 수업인데, 영화학과 3학년 전공 수업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었기에 추천하는 수업입니다. 해당 수업은 Lecture 없이 Seminar 로만 구성되어 있었는데, 매주 월요일에 다 같이 영화를 감상하고 화요일에 교수님이 수업 전 30개 정도에 해당하는 질문들을 올려주면 이에 대해서 답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조별로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이 주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들은 모두 단답형 질문이 아니라 생각을 요구하는 질문이었으므로 영화에 대한 생각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으면 쉽게 답할 수 없었기에 열심히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미학적 내용이나 정치적 내용과 같이 영화의 내용적인 측면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즉석에서 영화를 분석하거나 기법과 음악을 활용하는 방식 등의 기술적인 측면까지 폭넓게 다뤄서 영화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수강을 추천합니다.
평가는 두 번의 에세이를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첫번째는 전반부에 다뤘던 영화들 가운데 특정 시퀀스를 분석하는 에세이였습니다. 3분 남짓에, 하이라이트가 아닌 파트를 분석해야 하는 과제였기에 영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 에세이는 자유주제로 진행되었지만, 교수님과 주제에 관해 논할 수 있어서 주제 선정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 LAW3055 Disability Law
장애인 법에 관한 논의를 다루는 수업입니다. 장애인에 관한 법적 논의가 개인적 모델에서 사회적 모델로 바뀌게 된 배경부터 시작해 장애인 관련 법안의 전반을 다루며, 법 자체보다도 이를 구성하는 사회의 패러다임에 더 집중하고 있는 수업입니다. 수업은 강의, 패널 섹션, 그리고 세미나로 구성되었으며 패널 섹션에는 실제 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부터 법조계 종사자분까지 다양한 관련인들이 초청되어 특별 강연을 진행합니다. 강의/패널/세미나까지 수업이 꽤 많은 편이라 수업을 들을 때에는 조금 번거로웠지만
평가는 두 개의 에세이로 이뤄집니다. 지금까지 들은 패널 세션에 관한 보고서 형식의 에세이 한 개와 기말 에세이 한 번 입니다. 전자는 질적 평가가 없어서 큰 부담 없이 작성할 수 있고, 후자는 세 개의 주제 중 선택해서 작성하는 방식입니다. 주제 자체가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영국의 법안과 장애인 관련 현황에 대해 알아야 하는 보고서였기에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3. 학습 방법
Lecture 형 수업의 경우 모두 리즈 대학교 학생 사이트인 Minerva에 올라오기 때문에 강의 내용을 다시 복습하고 싶은 경우 미네르바를 이용해서 복습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강의가 그렇게 빠르게 흘러가지 않아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지만, 영어를 실시간으로 듣고 정리해야 하다 보니 미리 강의자료 등을 읽고 가면 수업을 따라가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영국 학교에서 공부할 때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seminar 형식의 수업 준비입니다. 세미나 형식의 수업은 대부분 논문 등을 읽고 교수님이 미리 준비해 둔 질문지에 답을 해간 뒤 이를 교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자료를 읽고 답하는 과정에 충분히 시간을 쓰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이때 같은 수업을 수강하는 친구들과 친해져서 함께 공부하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영어를 늘리는 데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기숙사 플렛 메이트들과의 적극적인 교류입니다. 같이 저녁 식사를 하거나 문화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사용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고, 대화도 일상적인 내용들이 위주이다 보니 부담이 적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학교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이러한 대화는 일상적인 영어에 국한되다 보니 좀 더 학술적인 능력을 키우고 싶다면 세미나 형식의 수업을 많이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국식 영어에 익숙해지기 위한 방법이기도 한데, 처음 영국에 가면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 그리고 이외의 사람들이 구사하는 영어 발음이 달라서 알아듣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세미나의 경우 영국 학생들의 영어 활용을 좀 더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어서 영국식 영어에 좀 더 빨리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개인적으로 리즈 대학교 파견을 갈 때, 법학과도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법학과가 상당히 유명한 학교인만큼 법학과 수업이 많고, 장애인법이나 대륙법과 같이 한국에서 쉽게 배울 수 없는 법학 수업이 많습니다. 법학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행사가 많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저 역시 법학과 프로그램을 통해 Frankenstein 연극 감상이나 근교 day trip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다양한 국적의 대학생/대학원생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습니다. 꼭 모든 수업을 법학과의 수업으로 수강할 필요 없이, 한 과목 이상만 수강하면 해당 신분이 유지되니 법학에 관심이 있다면 법학과로 파견을 가는 것 역시 추천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생활에 있어서 필요한 물품들(ex. 프라이팬, 접시 등)은 대부분 시내 마트와 아시안 마트에 가면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짐의 무게를 고려할 때, 많이 가져올 필요는 없습니다. 침구류의 경우도 Unikit를 이용하면 도착하는 날에 맞춰서 배송을 해주기 때문에 굳이 가져오기보다는 미리 신청하시고 출국하기를 추천합니다. 다만 가격이 높은 불닭 소스, 떡볶이 양념과 같은 양념장과 구할 수 없는 코인 육수를 가져오면 요리할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리고 화장품의 경우, 대부분 유럽에서 구할 수 있지만 쿠션만큼은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쿠션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여분을 충분히 준비하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면세점에서 살 생각으로 여분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유럽에서는 아예 쿠션을 판매하지 않아서 파견 기간 내내 화장을 할 수 없었습니다.
1학기에 영국에 파견되는 학생들의 경우 따뜻한 겨울에서 쌀쌀한 봄 정도의 날씨를 생각하고 옷을 준비하면 좋습니다. 영국의 겨울은 절대적인 온도가 낮은 편은 아니지만 워낙 1년 내내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체감 온도는 훨씬 낮습니다. 그리고 여름의 경우에도 온도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얇은 옷보다는 어느 정도 두께감이 있는 옷이 훨씬 좋습니다. (리즈에서는 4월까지도 가끔 코트를 입었습니다.) 그러나 유럽 여행을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여름 옷도 충분히 준비하기를 추천합니다. 영국과 달리 동유럽의 경우 4월에도 30도에 가까우며, 그리스/이탈리아 등지는 여름에 30도 후반에서 40도까지 가기 때문입니다. 여행 여부를 고려하여 적당히 옷을 챙기면 좋습니다. 여행에 관해 첨언하자면 작은 기내용 캐리어, 또는 여행용 백팩을 준비하면 여행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됩니다. 유럽의 저가 항공사는 캐리어를 추가할 때에 많은 비용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출국 전 이 사실을 모르고 학교용 백팩과 큰 캐리어만 준비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현지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비용이 적지 않으니 한국에서 준비해오기를 추천합니다.
이외에도 꼭 한국에서 가져와야 했지만 가져오지 못한 물품이 있다면 해외 택배를 이용하면 됩니다. 저는 우체국 택배를 이용했는데 명절이 끼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3일 이내에 배송이 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따라서 꼭 필요한 물건이거나 너무 무게가 많이 나간다면 출국 후 해외 택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영국은 마트 물가와 외식 물가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릅니다. 식료품 물가는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식당의 경우 한국보다 훨씬 비쌉니다. 우스갯소리로 영국인들은 사람 손만 거치면 몇 배가 된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식료품의 경우 주식인 빵/파스타 면 등은 1파운드 정도면 구매할 수 있고, 요거트 류 역시 종류도 다양하고 저렴합니다. 과일 역시 저렴한 편인데 제가 자주 먹던 자두는 400g에 1.5파운드 정도였고, 유럽에서 유명하다는 납작 복숭아도 2파운드면 먹을 수 있습니다. 아시아 마트를 가야만 구매할 수 있는 아시아 음식은 이것보다 조금 비쌌는데, 떡이나 과자처럼 기호 식품의 가격은 꽤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많이 먹던 스시 라이스는 3파운드 내외, 라면은 봉지당 2파운드 내외이므로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외식을 할 경우 가격이 훨씬 뛰는데, 저렴한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최소 13파운드로 한화 25,000원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비싸지는 경우 17-8파운드 정도도 흔합니다. 그래도 리즈는 런던과 달리 서비스 차지가 별도로 부과되지 않아서 조금 나았습니다. 그래서 식당의 대안으로 많이 이용하게 되는 곳이 학생식당이나 케밥과 같은 간단한 음식을 포장해서 먹을 수 있는 곳인데 이러면 한 7-8파운드 정도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현지 학생들은 테스코/모리슨 등의 마트에서 판매하는 meal-deal도 많이 이용하는데, 약 5-6파운드 정도의 가격에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트 샌드위치나 학생 식당인 refectory의 음식은 맛이 없어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영국은 외식보다는 식료품을 직접 구매해서 요리해먹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며, 이렇게 하면 생활비를 많이 아낄 수 있었습니다.
집세나 교통비 등은 확실히 다른 유럽권에 비해서도 비쌉니다. 독일이나 다른 유럽권 기숙사 가격을 봤을 때 대부분이 50만원 안쪽이었고, 물가가 저렴한 체코의 경우 30만원도 채 하지 않지만, 리즈 대학교 기숙사는 한 달 기준 160만원 정도 였고, 사설 기숙사도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교통비 역시 리즈에서는 버스 한 번에 2파운드, 런던은 지하철 한 번에 2.75파운드 정도로 상당히 비쌉니다. 따라서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식비와 같은 측면은 줄일 수 있지만, 집세와 같이 줄일 수 없는 기초비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 식당
리즈에 살면서 가장 많이 이용한 편의시설은 마트였는데, 리즈에는 정말 다양한 마트가 있습니다. 먼저 식료품에 관해서는 시내 중심에 있는 Morrison을 비롯하여, 유럽 전역에 있는 tesco, Sainsbury, M&S, Aldi 등이 대표적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한 곳은 Morrison 이었는데, 거리도 가깝고 가격도 저렴하고 물건도 많아서 좋았습니다. 가장 저렴한 마트는 Aldi 이지만 시내에서는 약간 떨어져 있고, tesco 등은 늦게까지 운영하는 데다가 tesco club card를 적용할 경우 저렴합니다. M&S는 물건이 좋은 편이지만 가격이 비싸고 제가 있던 기숙사로부터 멀어서 상황에 맞게 다양한 마트를 이용했습니다. 이외의 생필품은 poundland나 Argos, home bargain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rice cooker나 토스트기와 같이 가격대가 좀 나가는 물품들은 amazon을 이용하면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영국에는 영국 음식이라고 할 만한 것이 많이 없습니다. 제가 영국에 살면서 먹었던 영국 음식은 fish&chips, 티와 스콘,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그리고 선데이 로스트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래서인지 리즈에서 외식을 할 때에도 브런치나 중식 등이 위주였습니다. 의외로 맛있는 음식은 중식인데 아무래도 중국인이 많아서인지 한국의 중식보다 훨씬 중국 본토의 맛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리즈의 식당은 중식당인 home, 이탈리아 식당인 Sarto, 스콘을 파는 Just Grand! Vintage tearoom, 길거리 음식점인 Akkawi 정도입니다. 종종 배달 어플을 이용한 경우도 있었는데, Deliveroo 아니면 uber eats를 이용했습니다. 대부분의 식당이 배달 어플에 있고 배달비는 의외로 저렴합니다.
- 의료
영국에 살면서 영국의 의료 시스템을 이용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웬만한 것은 다 한국에서 준비해 간 약으로 해결이 되었고, 약이 부족할 경우 Boots Pharmacy에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병원을 이용해 본 친구의 말에 따르면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무료로 진료를 볼 수 있고, 병원 위치 역시 시내에서 가까워서 필요한 경우 충분히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은행
제가 영국에서 주로 이용했던 카드는 하나카드의 Viva X 카드였습니다. 수수료도 없고 결제가 막히는 일도 없어서 편하게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트레블 월렛을 발급받아서 이용했는데, 주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하나카드를 잃어버릴 경우를 대비해서 가져갔습니다. 저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추천하는 카드로는 트레블로그도 있는데, 수수료도 없고 원하는 시기에 미리 환전을 해둘 수가 있어서 추천을 많이 받았습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한국에서 쓰는 주거래 은행 계좌와 연동된 카드는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인출 등을 통해서 카드가 복제될 위험도 있고 의도치 않게 자동 결제가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평소에 사용하는 마스터/비자 카드보다는 해외용으로 새로 발급받는 편을 추천합니다. 영국 현지에서 발급받은 카드는 Monzo 카드였습니다. 은행에 갈 필요 없이 앱으로만 발급이 가능해서 많이 사용하는 카드입니다. 사실 영국 현지 계좌가 필요한 일이 많지는 않지만 애플페이가 되고, 나중에 기숙사 보증금을 환급 받을 때 영국 계좌로만 환급이 가능하기에 현지 계좌를 한 개 이상은 터 두는 편을 추천합니다.
- 교통
리즈에는 지하철이 없습니다. 따라서 리즈 내에서 이동을 할 때에는 모두 도보 아니면 버스를 이용합니다. 버스의 경우 한 번 탈때마다 2파운드인데, 리즈는 시내 중심에 대부분이 모여 있기 때문에 리즈 공항을 갈 때를 제외하고는 버스를 이용할 일이 없었습니다. 영국은 모든 교통 수단에서 컨택트리스 카드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별도의 교통 카드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리즈 내부가 아닌 외부로 이동할 때에는 기차나 버스 등을 이용하게 됩니다. 기차와 버스는 장단점이 명확한데, 기차는 시간 약속을 잘 지키고 빠른 대신 비싸고 버스는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는 대신 기차보다 더 저렴합니다. 기차를 이용할 때에는 rail-card를 이용하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1년 동안 30파운드만 내면 모든 기차에 대해 30%나 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런던/에딘버러와 같은 장거리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면 무조건 rail-card를 발급받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전/후에 유럽 여행이 예정되어 있어서 유레일 패스를 발급받았는데 회차가 남았다면 영국에서도 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기회를 이용해 기차 가격이 가장 비싼 에딘버러를 다녀왔습니다. 버스는 leeds bus station에서 이용하면 됩니다. 영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 버스 회사는 1) national express 2) flixbus 3) megabus 정도가 있는데, 각자 성격이 상당히 다릅니다. National express 의 경우 가장 노선이 많고 깨끗한 대신 가격이 조금 비싼 편입니다. 그러나 national express coach card를 발급받으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Flixbus는 가격과 서비스가 모두 적당하지만, 영국 내에서는 노선이 많지 않은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메가 버스의 경우 가장 저렴하지만 지연과 연착이 너무 많고 버스 내부도 더러운 편입니다. 리즈에서 출발하는 경우에는 연착이 거의 없었지만 런던/맨체스터 등 리즈 이외의 지역에서 출발할 때는 1-2시간 연착이 기본이어서 잘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national express나 flixbus를 이용하기를 추천합니다.
리즈 근교 여행을 할 때, 저는 Omio를 이용해서 버스와 기차 가격을 한 번에 살펴본 뒤, 그때그때 버스와 기차 가운데 선택했습니다. 먼 곳을 갈 때는 기차, 맨체스터 공항이나 가까운 거리를 갈 때에는 버스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다만 결제는 omio가 아니라 각 회사 사이트에 들어가서 진행했는데, 수수료 없이 가장 싸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영국 이외의 국가를 방문할 때 늘 이용했던 것은 비행기입니다. 리즈라는 도시를 선택할 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역시 공항을 존재였는데, 리즈 시내에서 버스로 50분 정도만 타면 바로 공항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리즈는 대도시가 아닌만큼 생각보다 취항지가 많지 않고 가격도 비싸서 의외로 리즈 공항은 많이 이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만 브뤼셀, 더블린, 마요르카, 파리처럼 저렴한 도시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실제로 많이 활용했던 것은 맨체스터나 런던의 공항입니다. 런던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저렴한 대신 런던까지 가는 교통비와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어서 힘들었지만, 맨체스터는 거리도 가깝고 교통비도 저렴해서 자주 이용했습니다.
- 통신
저는 한국에서 유심을 준비해가지 않고 영국에 도착한 뒤 기숙사 웰컴 키트에 들어있던 레바라의 유심을 사용했습니다. 20GB에 10파운드로 가격도 저렴하고, 유럽 지역 전역에서 자동으로 로밍이 되어서 여행할 때에도 편했습니다. 터키/모로코 여행 때에만 esim을 개별적으로 구매해서 이용했는데, 레바라 해외 로밍 가격보다 esim 가격이 더 저렴해서 그렇게 이용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 동아리
동아리는 개강 첫 주에 진행하는 동아리 박람회를 통해서 결정할 수 있습니다만, 박람회를 가지 못하더라도 Leeds Union(LUU) 사이트를 통해 동아리 활동 내용 및 가입 신청을 할 수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동아리에 가입하는 방법은 LUU 사이트에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멤버심을 구입하는 방법입니다. 멤버십의 가격은 5-10파운드부터 80파운드까지 다양하고, 인기가 있는 동아리의 멤버십은 빠르게 마감되었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동아리는 베이킹 동아리였는데, 모임이 있는 주마다 테마에 맞게 베이킹을 해와서 나눠 먹는 구조였습니다. 다만 다 같이 베이킹을 같이 하는 게 아니라 알아서 해와서 나눠먹는 구조였고, 모임도 한 학기 동안 두 번 정도밖에 없어서 친구들과 친해지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다른 친구들을 봤을 때, 피구 동아리나 체육 동아리가 활동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 영국 국내외 여행
교환을 하는 1학기 동안 저는 약 19개 정도의 국가를 방문했습니다. 영국은 교환학생들이 여행을 다니기에 정말 좋은 국가라고 생각하는데, 기차/버스 등의 육로 이동은 어렵지만 런던/맨체스터 등의 도시에서 출발하는 비행편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1학기의 경우 학기 중간에 무려 1달 간의 부활절 방학이 있고, 학기가 끝나는 시기 역시 다른 국가에 비해서 빠른 편이기 때문에 시간 역시 충분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내륙 지역에 있는 친구들보다 훨씬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지역은 스페인 남부의 섬 마요르카, 산토리니 섬, 암스테르담 등의 지역입니다. 사실 유럽은 어느 지역을 어느 시점에 가는지에 따라서 감상이 많이 달라지기에 단적으로 추천할 수는 없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던 지역들로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마요르카나 암스테르담은 혼자서 여행을 하기에도 부담이 없어서 추천합니다. 이 외에도 모로코, 터키 등의 국가 역시 이국적이고 좋았습니다.
학기 중에는 영국 국내나 리즈 공항에서 떠날 수 있는 지역으로 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영국은 기차도 잘 되어 있고 안전한 편이어서 혼자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기에도 좋았는데, 리즈 근교 여행지로는 요크나 뉴캐슬이 주말 마켓도 크고 깔끔한 편이라 추천합니다. 영국 전역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아무래도 런던과 에딘버러였습니다. 그리고 리즈 공항에서 당일치기로 떠날 수 있는 더블린 역시 좋았는데 3.17일 Saint Patrick’s day에 더블린 시내에 있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리즈는 대학 도시로 상당히 안전한 편입니다. 물론 리즈 전체를 봤을 때에는 강력 범죄 등이 있다고 하지만, 리즈 대학교가 있는 곳은 리즈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도 위험하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강력 범죄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웠던 것과 별개로 소매치기와 같은 경범죄로부터는 그렇게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학교에 오래 있다 보면 완전히 경계를 풀고 소지품을 두고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소매치기나 도둑질을 당하는 경우가 빈번하므로 아무리 편해져도 마지막 경계심은 세워둬야 합니다.
영국 외의 지역으로 혼자 여행을 떠날 때는 훨씬 더 안전에 유의했습니다. 구글 실시간 위치 공유 어플을 통해서 영국에 있는 친구나 부모님과 위치를 공유하고, 늦은 시간에는 절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안전하다고 하는 국가들도 있었지만, 유럽은 가로등이 없는 곳도 많고 골목마다 분위기도 달라서 항상 주의했습니다. 그리고 백팩에는 항상 자물쇠를 걸어두고 움직였습니다. 실제로 이 자물쇠 덕분에 런던에서 소매치기를 당할 뻔 했을 때 막을 수 있었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영국은 정말 모든 것이 카드로 가능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현금을 준비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저는 영국에 현금을 가져와서 소진하기까지 애를 많이 먹었는데, 카드만 받는 곳이 워낙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미 현금을 가져온 경우에는 시내에 있는 coop에서 Monzo 카드에 입금할 수 있습니다. 수수료도 한 번에 1파운드 정도입니다. 반면에 유로는 현금이 필요할 일이 꽤 있습니다. 동유럽은 현금만 받는 곳도 많고, 모로코 여행 때에는 투어비 등으로 현금이 정말 많이 필요합니다. 물론 인출을 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기계별로 수수료가 천차만별이고 대체로 7-8%로로 상당히 비쌌기 때문에 여행 생각이 있다면 유로는 충분히 챙겨오면 좋습니다.
여행에 관해 첨언하자면, 라이언에어와 같은 저가 항공사는 메인 공항이 아닌 주변부 공항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즈에서 출발하는 브뤼셀이나 파리의 경우 메인 도시의 근교에 공항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때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데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경우가 있어서 잘 확인한 뒤에 예매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ENS를 발급받으면 라이언에어를 이용할 때 할인/무료 수화물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꼭 확인하기를 추천합니다. 발급 후 한 달 뒤에 내역부터 적용이 가능해서 저는 하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라이언에어를 이용할 일이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이외에도 유럽은 학생 할인이 잘 되어 있어서 관련 혜택을 잘 찾아보면 좋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을 처음 떠날 때, 4학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 정말 한국에서의 중요한 것들을 뒤로 하고 교환학생을 떠나는 것이 맞을까. 라는 고민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생각해보면 내가 한국에만 있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했던 시기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영국에서 배우는 것이 한국과 달라서 였기 때문이 아니라, 혼자서 해외에서 생활하고 나의 삶을 꾸려가며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었고, 이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던 저에게 또 다른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저처럼 졸업, 취업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교환학생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저에게 있어서 교환 생활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으며 이 반년으로 나는 앞으로 10년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 어떤 시간과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 준 국제협력본부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