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국외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할 것을 결정한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영어 실력 향상입니다. 꾸준히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지만, 직접 영어권 국가에 가서 해당 언어로 소통하고 학업 활동에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한층 실력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둘째는 시야 확장에 대한 기대입니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학생들과 소통하여 타문화에 대한 이해 및 국제적 감각을 갖추고자 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저는 런던에 위치한 SOAS University of London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습니다. 영어 실력 향상이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의 한 목적이었기 때문에 영어권 국가의 대학을 위주로 살펴보던 도중, 영국의 동양학/아프리카학 전문의 대학교라는 점에서 SOAS(School of African and Oriental Studies)에 관심이 갔습니다. “세상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개발하기 위하여 기존 선입견을 재고”하겠다는 SOAS의 취지가 제가 속해있는 아시아언어문명학부의 “주체적 시각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아시아 연구”에 대한 지향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나아가, 일본 관련 여러 강의가 개설됨을 확인하였는데, 일본언어문명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국외 대학에서 해당 강의를 수강하며 서양에서는 일본이라는 국가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더욱 다양한 관점으로 일본을 바라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비자의 경우, 6개월 이내에 귀국할 예정이라 별도의 비자 신청 없이 출국했습니다. 숙소와 관련해서는 파견 학교로부터 메일을 통해 기숙사 신청 절차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 분들은 Dinwiddy House라는 기숙사에서 생활합니다. 기숙사는 SOAS로부터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기숙사가 킹스 크로스 역 근처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며, 대형 마트도 가까운 거리에 있어 생활하기에 좋은 편입니다.
IV. 학업
저는 SOAS에서 15 Credits짜리 강의 4개를 수강했습니다. 15 Credits의 Module은 대체로 매주 한 시간의 lecture와 한 시간의 tutorial(seminar)로 구성됩니다. Lecture는 수강 인원 전원이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형태, tutorial(seminar)은 수강생을 몇 그룹으로 나누어 같은 주의 lecture에서 배웠던 내용과 관련된 발표, 토론을 진행하는 형태입니다. 평가 방식은 강의 별로 다양하니, 학교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강의 계획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수강신청의 경우 11월 초에 파견 학교로부터 메일을 통해 수강 가능한 강의의 목록과 함께 관련 가이드를 제공받았습니다. 수강하고자 하는 강의의 시간이 겹치지 않는지 확인하고, 원하는 강의를 작성해 제출하면 수강신청 과정이 완료됩니다. 수강신청 결과의 경우 파견 직전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Tutorial은 수강인원을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하는 만큼 진행되는 시간대가 다양한데, 학교에서 다른 수업과 겹치지 않게 자동으로 학생을 배정하여 결과를 전달합니다. 다만, 그렇게 배정된 결과가 일정 등의 측면에서 비효율적일 수도 있는데, 강의에 따라 학기 시작 이후 교수님께 문의를 드려 tutorial 시간대를 변경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일본이나 오리엔탈리즘 등의 주제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Cool Japan: Manga, Anime, Sushi 강의가 흥미로웠습니다. 영국의 대중음악이나 다큐멘터리 등과 같은 대중매체에서 일본이 묘사되는 방식을 살피고, 서양 국가에서 인기를 얻는데 성공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분석하고, 유럽의 유명 일식 프랜차이즈에서 일본 음식이 어떻게 판매되는지를 조사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일본이 어떻게 ‘타자화’되고 있는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수업입니다. 특히 대영박물관의 일본관을 관람하고, 전시관이 구성된 방식에 대한 비판적 보고서를 작성하는 활동이 인상적이었습니다.
V. 생활
1. 기숙사 생활 관련
침구류는 이케아나 Primark에서, 조리도구는 Argos나 Primark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Argos나 Primark는 기숙사나 학교에서 가까운 편이기 때문에, 영국 와서 구매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숙사 Dinwiddy House의 경우 개별 방을 제공하지만, 하나의 Flat에 속한 사람들끼리는 주방을 공유합니다. 하나의 플랫에는 5명에서 7명 정도의 인원이 배정됩니다. 기숙사 방음이 잘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같은 플랫을 공유하는 룸메이트에 따라 소음으로 인해 생활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으니, 소음방지 귀마개를 챙기는 편이 좋습니다.
2. 여행 관련
다른 유럽 국가로 여행을 가려면 유로스타 혹은 비행기를 예약해야 하는데 여행일자가 가까워질수록 티켓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국 대학에서는 강의가 5주차까지 진행되면 reading week를 가지는데, 대체로 교환학생 분들은 이 시기에 여행을 가는 편입니다. 따라서 Reading week 일정을 확인하고, 교통편을 미리 예약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또한, Reading week 기간이 끝날 때에 맞추어 중간과제 제출을 요구하는 강의가 많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두면 여행을 더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가항공을 이용하게 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저가항공은 짐 분실 문제도 가끔 발생하는 편이고, 추가 짐을 챙기려면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상당해서 저는 주로 기내로 들고 가는 배낭 하나만으로 여행을 했습니다. 따라서 장기간 여행에도 적합한 큰 배낭 하나를 준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영국에서의 6개월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4학년이 된 시점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닐지 고민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저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어실력 향상, 전공에 대한 심화된 이해, 여행과 같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떠나기 전에 기대했던 점들 외에도,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경험 자체가 여러 의미에서 성장의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