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생이 되면 가장 경험해보고 싶었던 활동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언어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생활하며 세계 각지의 언어와 문화를 경험하고 배우고 싶었습니다. 최근에 진로 고민이 많아졌기 때문에 여러 나라 사람들의 가치관과 문화를 접하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세계관이 확장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언어학의 세부 분야 중 사회언어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국외에서는 사회언어학이 어떻게 발전되고 활용되고 있는지, 언어학의 위상을 체험하고 싶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파견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더 넓히고, 더 나아가 다른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6개월 동안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자립성과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력을 키우고 싶었습니다. 교환 프로그램이 아니면 이런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가장 자신 있는 언어가 영어이기도 했고 언어학과생으로서 영국 영어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영국으로 교환학생을 결정했습니다. 또한 뮤지컬과 축구를 좋아해서 런던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런던은 세계적인 뮤지컬의 중심지로, 웨스트엔드에서 매일 저녁 다양한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선정 원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또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여러 유명 축구팀들이 있는 런던에서 축구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기회도 큰 매력 중 하나였습니다.
방학 동안에는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를 여행하고 싶어서 이동이 편리한 런던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런던은 유럽의 주요 도시들과 잘 연결된 교통 허브로, 저렴한 항공편과 철도를 통해 쉽게 여행할 수 있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습니다.
런던의 많은 대학들 중 SOAS 대학은 아시아 학생들이 많아서 어울리기 더 편할 것이라 생각했고, 언어학과 인류학 강좌가 열려 있어 선정했습니다. 다양한 언어와 문화 연구로 유명하며, 또 그만큼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더욱 풍부한 학습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런던은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다양하게 모인 국제도시이자 문화의 도시입니다.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적응하기도 더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디를 가나 역사와 전통이 깃든 건축물과 거리를 볼 수 있습니다. 대영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 모던 등 세계적인 문화 기관들이 많이 모여있으며 대부분 다 무료 입장이어서 비가 오는 날이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시간을 보낸 날이 많았습니다.
런던의 날씨는 변화무쌍합니다. 겨울에는 매우 어둡고 비가 자주 내리지만, 봄과 여름에는 해가 늦게까지 화창하게 떠있으며 공원이 아름답습니다. 저는 이런 런던의 날씨를 참고하여 추운 1, 2월에는 따뜻한 주변 유럽국을 여행하고 날이 점점 풀리는 3월부터 영국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어디를 가나 주변에 공원이 마련되어 있으며, 화창한 날에는 하이드 파크나 리젠트 파크에서 자유시간을 보내거나 피크닉을 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영국은 6개월 미만 머무르는 경우 비자 신청이 필요 없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학교 측에서 기숙사와 관련된 메일을 보내줍니다. 줌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지원 절차도 자세히 알려주며, 기숙사 웹사이트에서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비용을 지불하면 됩니다. 기숙사 자리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교환교 측에서 기숙사 메일을 보내면 최대한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킹스크로스역 근처에 있는 Dinwiddy House에서 거주했으며, 대부분의 교환학생들도 이 기숙사에서 거주하는 듯했습니다. 기숙사는 1인 1실로, 개인 화장실과 샤워기가 있으며, 주방은 5명과 공용으로 사용합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
16주 기준 약 한화 600만원이었습니다. 런던에 있는 다른 기숙사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합리적인 편입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국제학생증을 지참하면 관광하는데 할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국제학생증을 한국에서 만들어오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영국 유심을 사용하게 될 휴대폰과, 6개월 간 한국 유심을 끼울 수 있는 여분의 공기계를 하나 가져오는 것도 추천합니다. 한국 전화번호나 문자로 인증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SOAS 담당자로부터 해당 학기에 개설되는 강의와 수강신청을 할 수 있는 사이트를 메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수강신청과 다르게 치열하지 않으며,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과 해당 수업이 열리는 시간을 잘 고려하여 최대 4개의 수업 이름을 수강신청 사이트에 입력하면 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 Languages of the World: 이 강의는 세계 각국의 언어를 소개하며, 언어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탐구합니다. 학생들은 언어의 구조, 역사, 분류에 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서 열리는 세계의 언어 수업과 유사하며, 1학년 수업으로서 기본적인 개론을 다루는 언어학 입문자들에게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강의입니다. 특히 다중언어 사용자인 학생들이 자신의 모국어와 관련된 토론에 적극 참여하기 때문에 여러 언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는 강의입니다.
- Screen Cultures: 이 모듈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의 스크린 문화에 대해 비판적으로 배울 수 있는 강의입니다. 학생들은 21세기 작품들을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맥락에서 탐구하며, 영화 언어의 기본을 배우는 활동을 주로 합니다. 주요 주제로는 국가와 민족, 가정과 가족, 역사와 기억, 전쟁과 갈등, 식민주의와 향수, 정치와 선전, 여성과 젠더, 청소년 문화와 세계화 등이 있어서 매번 색다른 주제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매번 영화를 관람하고 수업에 참여해야 하지만, 다양한 문화권의 영화들을 보고 토론하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 Translating Culture 이 과목은 문화 번역의 개념을 중심으로 타자성(Otherness)과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적절하게 번역하는 방법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수업은 강의, 세미나, 그리고 현장 조사를 포함하는데, 런던의 박물관들을 방문하여 전시된 문화와 타자성이 어떻게 번역되고 표현되는지 등 적극적으로 문화 번역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활동들이 있습니다. 인류학과 번역학을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르게 다가온 수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 학습 방법
강의는 Lecture와 Seminar로 나뉘며, Lecture는 주로 이론 중심의 강의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여기서 학생들은 다양한 이론을 배우고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특정 주제에 대한 그룹 토론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활동을 합니다. Seminar는 소수 인원이 참여하여 진행되며, 이론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더욱 더 심층적인 토론을 진행합니다. 이를 위해 매 주차의 리딩 자료를 충분히 숙지하고 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 전기장판: 영국에 도착한 1월부터 6월 떠날 때까지 전기장판을 켜고 자는 일이 많았습니다. 기숙사 방 안에 있는 히터는 너무 건조해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전기장판으로 추위를 막았어요.
- 비옷: 우산보다 더 필요한 비품입니다. 영국은 비가 자주 오며 바람이 세기 때문에 우산이 뒤집힐 정도의 날도 많습니다. 모자가 달린 비옷을 입고 다니는 것이 훨씬 편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1 파운드에 대략 1780원 정도의 환율로 인해 물가가 상당히 높습니다. 외식을 자제하고 대신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집에서 요리하는 게 저렴했습니다. 초반에는 한국에서 챙겨온 햇반과 볶음밥 가루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 같은 주방을 사용하는 친구들끼리 함께 요리를 해서 나눠 먹기도 하였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 버스 요금이 1.85 파운드, 지하철 요금이 2.35 파운드로 꽤 비싼 편이어서 한 시간 이내 거리는 가능한 걸어 다녔습니다. 이로 인해 체력도 기르고 건강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 영국에서 약을 처방 받으려면 복잡한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므로 웬만한 약들은 미리 한국에서 챙겨오는 게 좋습니다.
- 대부분의 지하철에서는 통신이 잘 터지지 않으므로 이동 전에 내리고자 하는 역과 갈 역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 영국 내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레일 카드를 등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30 파운드를 내고 등록하면 국내 기차를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경제적입니다.
- SOAS 근처에는 뮤지컬 극장들이 모여 있는 소호 거리가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뮤지컬을 즐기러 다녔습니다. Today Tix 앱에서는 매일 오전 10시에 반값 티켓을 판매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5. 안전 관련 주의사항
런던에는 소매치기가 많습니다. 가장 흔한 방법 중 하나는 걸어다니는 동안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람이 손에 있는 휴대폰을 빠르게 훔치고 도망치는 것입니다. 항상 도난 방지 스트랩을 손목에 착용하고 다니면서 소지품에 신경 쓰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겨울에는 해가 상당히 일찍 지기 때문에 어두워진 뒤로는 되도록 혼자 다니는 것을 삼가하고 취객과 노숙자를 조심하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