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누구나 그렇듯이 졸업하기 전에 꼭 교환학생을 갔다 오고 싶었습니다. 특정 나라에 흥미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살면서 해외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반드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진입하게 되면 불가능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졸업이 늦어진다거나 수업이 꼬인 다거나 하는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앞서 언급했듯이 특별히 지역에 대한 선호가 없었기 때문에 파견대학의 선정은 의외로 수월했습니다. 저는 ‘한국과의 거리’와 ‘비용’, 두가지 측면을 위주로 파견지역을 골랐습니다. 가까운 나라로는 일본, 중국, 싱가포르가 있었고 비용적인 메리트로는 일본이 유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두가지 요건 모두 충족하는 지역이 일본밖에 없었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일본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고르는 과정은 그냥 수도이면서 유명한 대학교로 골랐고, 운 좋게도 1순위로 지망했던 도쿄대학에 합격하여 도쿄대로 파견을 가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일본은 한국과 매우 가깝고 음식이나 문화도 어느정도 비슷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응도 쉽고 혹시 교환학생 생활에 피로가 나타난다면 잠깐 한국에 들어와서 심신회복하기도 수월한 나라입니다. 실제로도 저는 교환기간동안 3번정도 한국을 왕래하면서 지친 마음과 위장을 한국음식으로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렇게 언제든지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 교환학생 생활의 고달픔 속에서 큰 힘이 되어 주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고작 6개월인데 버티면 되는거 아니냐라고 말씀하실 수 있지만, 생각보다 타지에서 산다는 게 외롭고 힘든 일이라는 사실을 저도 이번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만약 제가 유럽에 갔다면 향수병 때문에 조금 더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본인이 외향적이고, 타지에 적응을 잘 하는 성격이라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은 생각보다 매우 힘든 생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이부분에 대해 고민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어쩌면 좋은 선택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 비자 신청 절차
비자를 비롯해 출국 전 모든 절차는 기본적으로 서울대 국제협력본부와 도쿄대 측에서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 문에 시키는대로 잘 따라하시면 문제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헷갈리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필요한 서류나 일정정도만 간략하게 적어보겠습니다.(24-1학기 파견 기준입니다)
우선 도쿄대 파견 후보자로 선정이 되면 국제협력본부 담당자님께서 연락을 주십니다. 저희가 직접 도코대측에 application을 넣는 절차가 필요한데, 이때 준비물이 아래와 같습니다.
- Application form(도쿄대측에서 보내주는 메일 링크에 첨부 되어 있음)
- Consent Form(상동)
- 여권 사본
- 어학성적증명서
- 증명사진 파일(평범한 여권용 사진파일)
- 추천서(지원하는 학과 관련 교수님)
- 서울대학교 영문 성적표(이미 국제협력본부에서 제출했기 때문에 제출할 필요 없었음)
신속하게 처리할 수록 비자발급도 신속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저는 메일을 받기 전에 서류들을 미리 준비해놓고, 메일을 받자마자 준비한 자료를 제출해서 지원을 완료하였습니다.
23년 8월 25일에 위와 관련한 메일이 왔고 26일에 제출을 모두 완료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가만히 있으면 COA를 받을 수 있습니다.(나중에 비자신청 할 때 필요) )
23년 11월 쯤 되면 COE를 신청하라고 메일이 옵니다. 이 경우도 도쿄대 측에서 설명해주는 대로 COE를 신청하면 됩니다.
COE는 신청 후 한달 정도 기다리면 발급이 되는데, COE를 받자마자 바로 비자를 신청하시면 됩니다. 비자 신청은 기본적으로 개인으로는 불가능하고 대행사를 통해 신청해야합니다. 필요한 서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 비자 신청서(비자 신청 대행사 가면 작성요령 설명해줌, 가서 작성해도 됨)
- 여권
- 증명사진
- 주민등록등본
- COE
위 준비물을 준비해서 대행사로 가시면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기 때문에 혹시 모르겠거나 어떻게 적어야 할지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면 빈칸으로 남기고 대행사 가시면 됩니다.
저는 강남역이 제일 가까워서 강남역 근처 대행사로 갔습니다.
- 숙소 지원 방법
숙소도 도쿄대에서 메일이 오는데 이때 시키는 대로 진행하시면 수월하게 신청가능합니다.
숙소 고르실 때 주의하셔야 할 부분이, 도쿄대는 캠퍼스가 크게 Komaba 와 Hongo, 두가지로 나뉘어져 있는데, 교환학생분들은 대부분 komaba에서 수업을 들으시기 때문에 Komaba에 있는 기숙사를 신청하시는게 좋습니다.
Komaba 기숙사는 main, B/C/D, Annex 세종류가 있는데 main이 가장 뽑는 인원수도 많고 방에 화장실이랑 냉장고도 있어서 가장 무난한 픽이라고 생각합니다.
B/C/D는 main과 비슷한 크기에 방에 화장실이 없으며
Annex는 main보다 조금 넓고 방 안에 화장실 + 주방이 있는 형태입니다.
가격은 Annex > main > B/C/D 입니다.
Main은 한층에 32개의 방이 있는데 1번부터 16번까지는 근처 지하철 선로와 마주하고 있어 소음이 상당히 심합니다. 방 배정은 랜덤이지만, 혹시 배정 후에 본인방이 선로와 마주한 방인 것 같다면… 안타깝지만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시길 추천합니다.
-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기본적으로 기숙사비 7만엔, 식비 7만엔, 기타 여행비 7만엔 이렇게 해서 월 21만엔 정도 고정적으로 소비한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초기 정착할 때 침구류나 목욕용품같은걸 구매하면서 초기에는 이보다 더 많이 소비했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최대한 가볍게 오시는 게 좋습니다.. 여기와서 다 산다는 마인드로 가볍게 오시면 정신건강에 좋을겁니다.
- 현지 물가 수준
한국보다 싼 편, 허나 요즘 인플레이션때문에 일본도 물가가 미친듯이 오르고 있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과 비슷한 수준 ~ 더 비싼 수준으로 수렴될 것 같습니다.
-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기숙사나 학교 근처 맛집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여기 나온 곳들은 제가 지난 6개월간 일본생활을 하면서 정말 맛있다고 생각한 가게들 중 추리고 추려서 적은 것이기 때문에 한번쯤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코마바 캠 근처>
- Hishidaya : 거의 매일 먹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 가정식 집입니다. 쇼가야끼나 마파두부, 아니면 히가와리(날마다 바뀌는 메뉴)를 주로 먹었습니다.
- Samurai : 이에계 라면 집입니다. 개인적으로 요코하마에 있는 이에계 라면의 원조집과 비슷할 정도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 센리간 : 지로계 라멘 맛집입니다. 오픈런 하지 않으면 줄을 오래기다려야하기 때문에 오픈런하시길 추천드립니다(기숙사와 가까워서 부담 없음). 지로계 라멘은 처음 접하면 당황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미리 검색해서 주문방법이나 먹는 방법을 숙지하고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 로지우라 카레 사무라이 시모키타자와점 : 시모키타자와에 위치해 있긴 하지만 스프카레가 먹고싶을 때 자주 갔습니다. 삿포로에서 먹었던 스프카레의 맛이 나서 좋았습니다.
<혼고 캠 근처>
- Morikawa : 마찬가지로 일본식 가정식 맛집입니다. Hishidaya에 비해 맛은 떨어지지만 가격도 그만큼 쌉니다. 개인적으로 튀김요리는 별로였고 생선류는 수준급이라고 생각합니다.
- Seasamitei : 참깨 베이스의 고소한 국물이 특징인 탄탄멘집입니다. 다 먹고나면 쿠폰을 주는데, 다음에 와서 보여주면 아지타마고를 서비스로 줍니다.
- Yōjimbō Hongō : 지로계 라멘 맛집입니다.
- Fire house : 수제버거 맛집입니다. 고기 육향도 풍부하고 개인적으로 한국의 쉑쉑이나 파이브가이즈 보다 훨씬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부야 근처>
- 시부야 모리모토 : 야키토리 맛집입니다. 맞은편에 백종원의 스푸파에 나온 야키토리집(토리타케 총본점)이 있는데 거기보다 한단계 더 맛있고 가격도 싸서 훨씬 나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오픈 20분전부터 줄을 서기 때문에 오픈런 하지 않으면 드시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생활하면서 먹었던 야키토리 중에 제일 맛있었습니다.
- 니이가타 카츠동 타레카츠 시부야점 : 가츠동의 두께가 얇고 소스가 가츠동이 소스에 적셔진 채로 나옵니다. 근데 너무 바삭하고 소스도 적당히 달고 맛있어서 자주 갔던 집입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소망을 이룰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남들처럼 교환학생 생활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좋은 인연을 만나고, 해외에서 현지인과 섞여 생활하고,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교환학생에 가서 가장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것이 아르바이트입니다. 원래는 학교생활에서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수업 듣고 과제하고 하다 보니 학교에서는 인연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생활비에 조금 보태고자 시작했던 카페 아르바이트에서 소중한 인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동료들도 친절하게 대해줬고, 점장님도 외국인임에도 차별하지 않고 따뜻하게 대해주셨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남들에게 민폐끼치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 그런 문화…), 그속에서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여러가지 부분에서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꼭 어떤 나라에 가실지 모르겠지만, 노동을 하면서 접할 수 있는 해당 나라의 문화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꼭 적극적으로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모두 즐거운 교환학생 생활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