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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O아_Simon Fraser University_2023학년도 2학기 2024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7 December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박사과정 학생으로 교환프로그램을 신청했습니다. 아마 박사과정 학생이 교환학생을 신청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을 겁니다. 학부시절에는 빨리 취업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미처 경험해보지 못했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늦게나마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주변에서는 늦은 나이에 괜히 시간과 돈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일과 학업처럼 지금 꼭 해야 하는 것들로 부터 벗어나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지내고 싶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박사과정 학생으로 신청할 수 있는 대학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박사과정 학생을 받아주는 유럽, 영미권 대학은 세 군데 정도였고, 각각 스위스, 캐나다, 호주에 위치한 대학이었습니다. 스위스와 호주는 여행해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후순위로 두었고, 미국 대학에서 수학하기 어렵다면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지내고 싶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남은 선택지는 캐나다의 Simon Fraser Univ.였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 SFU 캠퍼스: SFU는 캐나다 밴쿠버의 버나비 산 꼭대기에 위치한 학교입니다. 아주 작지도 않지만 걸어서 학교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걸어갈 수 있는, 익숙해지고 나면 학교 전체가 내 생활 반경에 쏙 들어오는 학교입니다. 처음에는 다운타운 근처에 위치한, 규모가 대단해서 그야말로 UniverCITY로 불린다는 UBC에 지원할 수 없었던 게 아쉬웠지만 지내다 보니 SFU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자연환경, 분위기에 매료되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캠퍼스 안에서 지내는 내내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모든 건물이 연결된 독특한 구조 덕분에 눈에 익은 사람들을 자주 마주치기도 했고 반년 정도 지나니 학교 구석구석을 다 알고 있다는 생각에 내 집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버나비가 아니더라도 다운타운, 써리 등 밴쿠버 내 여러 지역에 캠퍼스가 있어서 원하는 경우 다른 지역에서 수업을 듣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두번째 학기는 밴쿠버 중심지인 하버센터에 위치한 캠퍼스에서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듣기도 했습니다.

 

- 밴쿠버의 날씨: 밴쿠버는 캐나다에서 가장 온화한 날씨 덕분에 살기 좋은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여름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던데 저는 여름이 끝나는 9월부터 여름이 시작되기 전인 5월까지 머물러서 밴쿠버의 여름을 즐기지 못하고 온 게 너무 후회가 됩니다. 여름이 아닌 봄, 가을, 겨울은 비와 눈이 많이 와서 밴쿠버를 RAINcouver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저는 비오는 날을 싫어하고 날씨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 가장 많이 걱정한 부분이 날씨였습니다. 막상 살아보니 우리나라처럼 쏟아지는 장대비보단 부슬비가 내리는 게 대부분이었고 거기서 비를 즐기는 법을 알게 됐습니다. 겨울은 우리나라보다 긴 느낌이지만 우리나라보다 덜 추워서 짧은 패딩으로도 충분히 견딜 만했습니다.

 

- 밴쿠버의 사람들: 밴쿠버는 친구를 사귀기 어려운 도시라는 말을 현지인들로부터 많이 듣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방인의 입장에서는 밴쿠버만큼 정착하기 좋은 도시가 또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 사는 도시의 특성,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온화한 밴쿠버 사람들 덕분에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내향적인 성격과 부족한 영어실력 때문에 자신감이 없었던 저 역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들, 캐나다 밖 다른 나라에서 건너온 사람들, 캐나다에서 나고 자란 현지인들과 교류하며 이방인이라는 기분보다는 이 도시에 섞여서 살고 있는 구성원이라는 기분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6개월 이상 캐나다에 체류할 경우 스터디퍼밋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미리미리 준비해서 신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6개월 이하의 경우 반드시 스터디퍼밋을 신청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스터디퍼밋 비자가 있어야 on-campus 일자리에 신청해 볼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저는 버나비 캠퍼스에 있는 여러 형태의 기숙사 가운데 Townhouse를 1지망으로 신청했습니다. Townhouse는 3층 주택을 4명의 학생이 함께 사용하는 기숙사로 1층은 공용주방, 2층과 3층은 두 개의 방과 하나의 욕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부생을 위한 기숙사의 경우 Townhouse와 Shell house라는 기숙사에만 별도의 주방이 있기 때문에 여기가 아닌 다른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은 24시간 운영하는 교내 Dining hall의 Meal plan을 의무적으로 신청해 식사를 해야 합니다. Dining hall은 밴쿠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뷔페식당으로 가끔 가서 식사를 하면 아주 만족스럽지만 매일 거기서 식사를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Shell house는 가장 오래된 기숙사라 낡기도 했고 직접 살고 있는 학생들의 만족도가 크지 않다고 들어서 Townhouse가 최선이라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Townhouse가 가장 인기가 많은 기숙사 유형이었고 입주를 위해 대기하는 인원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밴쿠버의 살인적인 렌트비 때문에 한 달 100만원에 가까운 기숙사비가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캠퍼스 밖에서 사는 친구들의 집을 방문해 보니 괜찮은 집을 구하려면 더 많은 돈을 내야 하거나,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 가격으로 basement를 구하거나 여러 세입자와 집을 쉐어하는 식이었습니다. 운이 좋으면 비슷한 가격으로 캠퍼스 밖에 괜찮은 집을 구할 수 있겠지만 손품, 발품을 팔기 어려운 경우라면 기숙사에 지원하는 게 가장 편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숙사 신청이 꽤나 이른 시점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서둘러야 했습니다. 저는 파견교가 정해지자마자 기숙사 신청부터 진행했는데 파견신청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기숙사 신청은 이미 시작된 상태였습니다. 파견교 기숙사 관리팀과 연락하면서 기숙사 신청이 조금 늦은 감이 있다는 코멘트를 받아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본교에 지불해야 하는 등록금 이외에 소정의 student fee가 발생합니다. 첫 학기에는 학교를 통해 guard me라는 보험 프로그램에 자동으로 가입이 되었는데 두번째 학기부터는 BC주의 의료보험인 MSP를 개인적으로 신청해야 해서 매달 8만원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기숙사 비용으로는 한 달 기준 대략 100만원을 지출하였습니다.

 

IV. 학업

1. 학습 방법

저는 일상 회화보다는 아카데믹한 영어가, 듣기나 말하기 보다는 읽기와 쓰기가 조금 더 나은 비쥬얼 러너였기 때문에 PPT를 띄우며 진행되는 강의, 과제나 시험이 라이팅인 강의의 경우 수업을 따라잡기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Chat GPT, Grammarly 같은 툴을 사용해 문법교정, 패러프레이징을 손쉽게 할 수 있기에 시간이 더 걸린다 뿐이지 과제를 하는 것도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첫 학기엔 학부수업 위주로, 두 번째 학기엔 대학원 수업 위주로 수강하였는데 모든 과목에서 A대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PPT가 없는 수업, 촘촘하게 설계된 구조적인 강의가 아닌 캐주얼하고 즉흥적인 스타일의 강의, 학생들의 토론과 발표로만 진행되는 튜토리얼 수업에서는 항상 좌절을 맛봤습니다. 두 학기를 보냈는데도 익숙해지지 않더군요. 가장 큰 목표가 영어실력 향상이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아 수업이 끝난 후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던 숱한 날들이 떠오릅니다. 성적은 잘 받았지만 기대했던 목표를 이루지 못해 늘 속상해하던 저에게 ‘내 한계를 알고, 안되는 것도 있다는 걸 깨닫는 것도 또다른 배움이다’라고 말해준 친구가 있었습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30대 중반의 학습자가 빠른 시간 안에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게 어렵다는 것, 현지인처럼 영어를 구사하는 건 어쩌면 평생을 노력해도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8개월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고 즐거운 마음으로 평생 영어를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등산 동아리에서 만난 또 다른 학생은 ‘영어를 잘 하는 것 보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주었는데요, 학업이나 영어때문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많은 것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요령

SFU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국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Conversation partner 프로그램을 통해 주1회 1:1 대화를 하는 프로그램도 있었고 현지인 학생들도 자주 이용하는 글쓰기 교정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관심과 열정만 있다면 학교 안팎에서 영어를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해 보였습니다. 캐나다에서 숨만 쉬어도 영어가 늘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말을 많이 할 기회를 만들고 집에 돌아와서도 꾸준히 혼자서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실천하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지 않는 이상 한마디도 안 하고 하루를 보내는 것도 가능한 환경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해 보였습니다.

 

3. 추천 수업

수업의 경우 전공이나 관심사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저는 philosophy, political science, sociology, international studies 총 네 개의 학과에서 수업을 다양하게 선택해서 수강했습니다. 그 가운데 sociology 전공의 ‘Crisis, Critique & Marx’s Capital’ 수업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1을 깊이 있게 다루었습니다. 수업 자체가 자본론 한 권 만을 읽으며 그 속의 이론을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밀도 있는 공부를 원하는 학생, 마르크스 이론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추천합니다. 일주일 중 이틀에 걸쳐 2시간씩 총 4시간이 진행되고 교수님의 강의로만 이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어지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교수님이 사적인 이야기를 거의 하지는 않지만 인품이 느껴지기에 여러모로 감화를 많이 받은 수업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으로는 이 수업 이외에도 제가 들은 모든 수업에서 최소 1시간 이상을 마르크스 사상에 할애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 수업을 1학기에 들은 덕분에 다른 수업에서 마르크스 파트를 이해하는 게 더 수월했습니다.

political science 전공으로 대학원 수업인 ‘Quantitative Research Methods’의 경우 10명남짓한 대학원생 가운데 현지 학부생 두 명도 끼어 있었습니다. 강의 하나당 100페이지 남짓의 PPT가 사용되지만 양적연구에 기본 지식이 있거나 이에 익숙한 학생이라면 오히려 이런 수업이 더 수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어로 진행되는 심도 깊은 철학과 대학원 수업을 듣다 보니 통계학의 전문용어와 수식이 쉽게 느껴지는 마법을 경험하였습니다. 더 심화된 양적연구 방법을 기대하였던 제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영어로 양적연구 페이퍼를 써볼 수 있어 좋았고 과제의 양이 많긴 했지만 교수님이 모든 학생들의 과제에 코멘트를 섬세하게 남겨주어 좋았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파견 전, 교환학생 설명회에 참여했을 때 두 학생의 파견 후기 발표를 들었습니다. 한 학생은 되도록이면 필요한 걸 다 가져가길 바란다는 입장이었고 다른 학생은 가서도 다 살 수 있으니 가볍고 편하게 가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저는 화물용, 기내용 캐리어를 하나씩 챙겨갔는데요 8개월을 해외에서 보내고 귀국 짐을 싸면서 느낀 건 내 몸무게만 한 짐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구나, 였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왔더라면 싶은 것들도 있었지만 필요할 땐 현지에서 다 구할 수 있었고 막상 살면서 꼭 필요한 물건은 몇 안되더라고요. 매일 쓰는 전자기기, 자주 입는 옷 위주로 짐을 챙기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짐을 적게 가져간 편이었는데 가져간 짐 중에서도 캐나다에서 손도 안 댄 물건도 많았고 거기서 버리고 오거나 누굴 주고 온 물건도 많았습니다. 한인마트, 한국 음식점도 많아 한국 대비 비싸긴 해도 한국 음식을 접하는 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평균적으로 모든 게 한국 물가의 2배라고 느껴졌습니다. 교내에서 저렴하게 한 끼 때우려면 만 오천 원은 써야 했고 외식을 하면 한끼 3만원정도가 들었습니다. 모든 소비에 10퍼센트가 넘는 세금이 붙고 서비스를 이용하면 Tip을 따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수입 없이 소비만 하는 교환학생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물가임은 확실합니다. 살다 보니 익숙해지긴 했지만 현지인들도 팬데믹 이후 높아진 물가, 렌트비 때문에 저축을 하고 주택 구입 계획을 세우는 게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한정된 예산 안에서도 생활은 가능해 보였습니다. 외식을 하는 경우 비싸긴 해도 양은 많이 주기 때문에 먹고 남은 음식을 To-go박스에 담아가서 다음 한끼를 해결하는 게 일상처럼 보였고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학생들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팀홀튼과 같은 저렴한 캐나다 커피 전문점은 항상 인기여서 주문을 위한 줄이 늘 길었습니다. 학교 내의 팀홀튼 매장 역시 스낵과 음료를 주문하려는 학생들, 노동자들로 붐볐습니다. 10달러 내외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서 저도 자주 애용했습니다. 대체로 캐나다 사람들은 유행이나 패션에 민감하지 않아 모방소비를 하지 않는 점도 좋아 보였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대학 재학생의 경우 Compass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데 밴쿠버 안에서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어디든 갈 수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만큼 편리한 것은 아니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2학기 이상 수학할 예정이라면 중고차를 구입해 사용하다가 귀국 전에 다시 팔고 오는 것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외곽에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은데 대중교통으로 가긴 어려워서 운전을 하면 더 편하게 밴쿠버 곳곳을 즐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밴쿠버는 다문화 사회여서 음식점도 다양합니다. 각국의 음식을 먹어볼 수 있고 근 몇 년 사이에 한국음식점이 또 많이 생겼고 인기가 많아 한국 음식이 그리울 겨를이 없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병원은 갈 일이 없었지만 주변 케이스를 보니 의사를 만나 제대로 된 치료나 처방을 받으려면 시간이 꽤 소요되는 듯했습니다. 비상약품을 챙겨오는 것도 좋은데 또 와보면 드럭스토어에서 각종 약품을 쉽게 살 수 있긴 합니다. 한국에서 해외 결제에 특화된 트래블로그 카드를 발급받아 왔는데 중간에 지갑을 한 번 잃어버려서 난감했던 적이 있습니다. 비상용으로 카드를 여러 장 만들어 오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현금은 거의 쓸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아주 소량만 환전해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은행에서 계좌 개설도 가능하지만 한국에서 송금할 때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수수료가 매 건 붙는다는 점에서 편리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등산 동아리, Toastmasters 동아리에 몇 번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교내 구성원들 모두에게 열려 있는 동아리들이 많아 자신의 관심분야에 맞는 동아리를 찾아 활동하는 게 어렵지 않아 보였습니다. 밴쿠버에서 지내며 빅토리아, Banff 국립공원, 밴쿠버 아일랜드 등 캐나다 내 지역을 여행하기도 했고 하와이, LA, 라스베가스, 뉴욕을 여행하기도 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해외에 거주하는 상태로는 한국 여행보험 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여행계획이 있는 경우라면 국내에서 여행자보험을 미리 가입해 오는 걸 추천합니다. 한국 여행자 보험은 한국에 거주하는 상태에서만 신청이 가능하더라고요. 캐나다 에이전시를 통해 여행자 보험을 가입하긴 했는데 가입을 하면서도 이게 교환학생 신분인 나에게 적용이 될 까 의심스러웠고 회사측에서도 제대로 된 확답을 듣지 못해 불안했습니다.

두 학기를 모두 마치고 SFU에서 만난 친구의 부모님이 살고 있는 밴쿠버 아일랜드의 Campbell river라는 지역에서 10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동안 세계 각국 여러 도시들을 여행해 봤지만 ‘여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곳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림보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러웠습니다. 캐나다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큰 땅덩어리에 우리나라보다 더 적은 인구가 사는 곳입니다. 밴쿠버가 재미없고 지루한 곳이라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한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 숨겨진 보석이 많은 곳이라 여행을 좋아하고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아무런 연고가 없는 낯선 나라에서 8개월 살아 보기. 매일매일이 신나고 즐거웠던 건 아니지만 돌아보니 거기서 저는 행복했고 제 인생에서 잊지 못할 추억들을 얻었습니다. 덕분에 박사학위가 더 멀어지긴 했지만 외국에서 살 수도 있구나, 살아도 되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환경과 문화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았습니다. 겨우 8개월 있었던 걸로 이런 말을 하는 게 조금 망설여지지만 벌써 그곳이, 거기서 만난 사람들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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