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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김O리_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_2024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7 December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코로나 학번이라 대학생활을 마음껏 즐기지만은 못했습니다. 졸업 학년이 되기 전 후회없는 대학생활을 보낼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교환학생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주변 많은 분들이 ‘교환학생은 대학생활에서 꼭 해봐야 할 경험’이라고 추천해 주시기도 했고요.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과 교류하며 국제적 감각을 기르고 싶기도 했고, 영어 실력 향상에 대한 욕구 역시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아시아권 내에서 영어를 쓰는 곳을 가고 싶어 홍콩과 싱가포르를 두고 고민했습니다. 와중 홍콩 영화 몇 편을 보고 관심이 생겼고, 최근 홍콩의 사회/정치적 변화를 탐구해 보고 싶다는 마음에 홍콩으로 정했습니다. 원래는 홍콩대를 지원하려고 했으나, 기숙사를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기숙사 100% 보장이 되는 홍콩중문대로 바꾸어 지원하게 됐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홍콩은 오랜 기간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특별자치구입니다. ‘일국양제’ 시스템을 보장받아, 행정적으로는 중국에 속하지만 본토와 다르게 자본주의 체제이고 사회적 자유도가 높습니다. 광둥어를 메인으로 쓰지만 표준중국어와 영어도 공식 언어로 지정돼 있습니다. 특히 영어가 통용된다는 점 덕에 다양한 인종의 이주민들이 많아 국제적인 도시입니다. 동북아시아의 금융 허브라고 불릴 만큼 비즈니스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홍콩중문대는 1963년 설립됐으며, 홍콩에서 홍콩대 다음으로 국제 랭킹이 높은 대학교입니다. 2025년 QS 세계 대학 랭킹에서는 세계 36위를 차지했습니다. 캠퍼스가 아주 넓고 산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서울대와 지리적으로 비슷합니다. 수업은 대부분 영어로 진행됩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국제학생들이 많고 홍콩 로컬 학생들도 모두 영어를 잘 해서 국제적 분위기가 강합니다. 기숙사 시스템의 경우 총 9개의 칼리지(colllege)로 구성돼 있어, 각 칼리지 별로 다양한 행사가 열리며 기숙사에 대한 학생들의 소속감이 높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홍콩중문대의 경우 파견교 측에서 비자 신청을 대리해 주셨습니다. 직접 대사관으로 가서 신청할 필요가 없어 편리했습니다. 10월 중순쯤 파견교 담당자분께서 이메일로 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들을 친절하게 알려주십니다. 확인하는 대로 즉시 준비해 보내야 하니 메일함을 수시로 체크하시면 좋겠습니다. 인적 사항이나 통장 잔고 증명 등에 대한 서류를 준비하면 되는데, 유의할 점은 중문대 측에 하드카피 서류를 해외우편으로 발송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준비할 서류가 복잡하지는 않지만, 어떤 정보를 누락하고 보낼 경우 처음부터 다시 우편을 부쳐야 하니 돈/시간 절약을 위해 꼼꼼히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우체국 우편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비용이 저렴했습니다(만원 후반대). 이후 11월 중순~말 즈음에 메일로 e-visa가 발송되고, 이때 비자 신청 요금을 내면 바로 비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중문대의 경우 특별히 학외에 거주하겠다고 요청하지 않으면 100% 기숙사에 배정됩니다. 학기 시작 전 어떤 칼리지에 거주하고 싶은지 우선순위를 매겨 달라고 이메일이 왔고, 1달 정도 이후 칼리지 및 호스텔 배정 결과를 알려주셨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1순위로 신청했던 Chung Chi college에 배정됐는데, 주변을 보면 우선순위 선호가 그리 잘 반영되는 것 같진 않습니다.

 

참고로 Chung Chi College, Shho College, Morningside College가 지하철역과 가까워 위치가 좋습니다. 다만 Chung Chi는 로컬 문화가 강하고 시설이 낡아서 호불호가 다소 갈립니다. 산으로 좀 더 올라가면 New Asia와 United College가 있고, 보다 더 꼭대기에는 Lee Woo Sing과 Wu Yee Sun College, 그리고 Shaw College가 있습니다. 리우싱/ 우이순의 경우 역과는 멀어도 시설이 좋아 인기가 있었습니다. Shaw는 위치도 시설도 매우 좋지 않아 모든 사람들이 기피했습니다. 마지막으로 C.W.Chu College의 경우 다른 기숙사와는 동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데, 가장 신식이라 시설은 매우 좋습니다. 더불어 고립돼 있다 보니 학생들끼리의 유대감이 더 끈끈한 것이 특징입니다. College 개념은 아니지만, I-House라고 국제학생/교환학생을 주로 수용하는 기숙사도 있습니다.

 

중문대 기숙사는 대부분이 남녀공용이지만 저는 운 좋게도 여자 기숙사에 살았습니다(남녀공용 여부를 따로 선택할 순 없습니다). 한국인 교환학생/유학생들끼리 같은 방에 배정되는 경우가 많았던 걸 보면 중문대에서 신경을 좀 써주시는 것 같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한 학기에 기숙사 비용 8,200HKD를 지불했습니다. 저희 기숙사의 경우 주거비용에 세탁기사용 비용을 합친 금액이었습니다. 비자 신청 대리료를 포함해 기타 각종 서비스 비용도 학기 시작 전에 청구되었었는데, 다 합해 20만원 이하의 금액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홍콩은 한국과 달리 아직 현금이 많이 쓰이는 사회입니다. 출국 전 1000HKD쯤 미리 환전해 가시면 좋습니다. 혹은 입국 후에 홍콩공항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셔도 됩니다. 공항에서 우버가 아닌 일반 택시를 이용한다면 기사님께서 보통 현금만 받으시니 꼭 미리 현금을 주머니에 넣어두세요.

 

더불어 홍콩공항에 도착하시면 가장 먼저 옥토퍼스 카드를 구매해야 합니다. 옥토퍼스 카드는 교통카드 기능을 비롯해 홍콩의 거의 모든 곳에서 결제가 가능한 만능카드입니다. 관광객용 옥토퍼스 카드와 거주자용 옥토퍼스 카드가 다르니 유의해야 합니다. 저는 홍콩 공항에서 airport express를 타는 쪽으로 나와서 MTR 사인(빨간 동그라미)이 있는 서비스 센터에서 구매했습니다. 옥토퍼스 카드는 현금으로 충전하는데, 지하철역마다 충전 기계도 설치돼 있고 편의점에서도 충전할 수 있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11월 중순쯤 ‘online course pre-selection’이란 제목의 메일이 옵니다. 말 그대로 듣고 싶은 몇 개 강좌의 목록을 골라 미리 제출하는 건데, 서울대의 장바구니 담기와 비슷합니다. 이후 12월 초에 pre-selection 결과를 이메일로 알려주십니다. 웬만하면 그대로 등록에 성공하는데, 수강 인원이 다 찬 등의 이유로 등록에 실패한다면 1월 초에 있는 add-drop 기간을 활용하여 수강 정정을 하면 됩니다. 대부분은 학교 온라인 시스템으로 add/drop을 할 수 있는데, 특정 강좌의 경우 각 학부의 담당자를 메일로 컨택해야 수강신청을 할 수 있기도 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Sociology and Hong Kong

홍콩의 역사를 훑어보며 홍콩의 경제, 정치, 정체성 등의 주제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접근하는 강의입니다. 저는 홍콩의 최근 정치 상황에 관심이 있어 수강했는데, 막상 들어 보니 거시적인 역사 수업에 더 가까웠지만 그럼에도 정치적인 인사이트를 중간중간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사회학 전공생이 아니어도 무리 없이 들을 만한 수준입니다. 다만 주제가 주제다 보니 교수님이 광둥어를 섞어 쓰셔서 알아듣기 힘들었습니다. 로드는 튜토리얼 팀플 발표 한 번, 기말고사 1회, final reading essay 한 번 정도였습니다.

 

2) Religion in Modern Society

서울대의 종교사회학과 유사한 과목입니다. 종교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전사회학자(뒤르켐,베버 등)의 이론을 배우고, 현대 미국/중국 등지에서 종교가 어떻게 변천해 왔고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배웁니다. 교수님께서 항상 학생들의 이름표를 보고 불시에 질문을 하셔서 집중이 잘 됐던 수업입니다. 교수님 강의력이 좋고 친절하셨습니다. 로드는 take home assessment 2번과 final field research project 정도였습니다.

 

3) Digital Video Production

영상 제작을 위한 카메라 다루기, 편집 기법 등을 기초부터 가르쳐 주십니다. 저는 영상 제작 경험이 있어 수월하게 들었는데, 아예 노베이스라면 교수님의 수업 진행 속도를 따라가기 벅차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제는 개인으로 만드는 3분 내외의 infotainment 비디오 하나, 팀으로 만드는 drama 프로젝트 하나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뉴스 만드는 과제를 하며 홍콩 사회와 깊게 소통할 수 있었어서 가장 배운 게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4) IASP Senior Seminar

국제 학생과 로컬 학생들이 모여 다양한 주제에 대한 상호-문화적 리서치 프로젝트를 하는 수업입니다. 말 그대로 리서치가 중점이라 교수님 렉쳐는 거의 없었고, 대신 매주 팀플 회의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문대 Office of Academic Links에서 교환학생들에게 딱인 수업이라고 추천해서 들었던 건데, 알고 보니 풀타임 학생들에겐 final year project 격인, 로드가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그래도 좋은 팀원들을 만나서 힘들지만 즐거웠습니다. 저희 조는 한국인 둘에 홍콩인 둘로 구성돼 한국과 홍콩의 저출산 정책을 비교하는 리서치를 했었는데, 나름 생산적인 결과를 내 의미 있다고 느낀 수업이었습니다.

 

3. 학습 방법

한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전반적인 수업이나 과제, 시험의 난이도가 서울대에 비해 평이하다고 느꼈습니다. 중간고사 기간 전엔 reading week라고 수업이 없는 주가 있어서, 이 기간을 잘 활용해서 시험에 대비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한국과 다른 점을 하나 꼽자면 중문대 수업들은 교수가 진행하는 lecture가 있고, 분반을 나눠 학생과 조교가 직접 소통하는 tutorial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Lecture의 경우 보통은 출결이 점수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tutorial은 참석해서 토론 및 발표에 많이 참여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서울대에 비해 학생 참여를 요하는 경우가 많으니 수업에서 활발히 발언하시면 좋겠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달달 암기해서 시험 보는 식의 강의보단, 토론/발표/에세이 등이 적절히 융합된 강의를 들으면 좋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영어 발표 과제를 준비하면서 영어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고 느꼈습니다. 더불어 수업 외적인 부분에서도 외국인 친구들과 많이 놀러다니며 영어를 쓸 기회가 많았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어울려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저는 표준중국어를 하지 않았지만, 주변을 보면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배우려고 홍콩에 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홍콩중문대에는 양질의 표준중국어 수업이 많으니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홍콩 로컬들은 대부분 광둥어를 사용하기에, 일상에서 중국어를 연습할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중국어를 타겟팅하고 오신다면 중국 본토 출신 친구를 많이 사귀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홍콩/중국인들로만 구성된 팀플을 하다 보면 저 빼고 광둥어나 중국어로 소통해 답답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국제학생들이 많은 팀에 들어가는 게 소통이 더 용이하다는 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홍콩의 겨울이 생각보다 매우 춥습니다. 1월 어느 날에는 영상 10도까지 내려갔습니다. 2학기 파견자께서는 한국 초겨울 날씨에 대비한다 생각하시고 두꺼운 옷(후리스, 무스탕 정도)을 한 두벌쯤 챙겨가시면 좋겠습니다. 미니 전기장판도 가져가시면 유용할 것 같습니다(홍콩 기숙사엔 난방이 안됩니다).

 

수저세트도 챙기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홍콩 음식점에선 테이크아웃 할 때 일회용 수저에 따로 가격을 매기는 경우가 많고, 컵라면 살 때도 일회용 젓가락을 안 줍니다. 더불어 한식 요리 소스도 몇 개 챙겨가시면 유용합니다. 주변 한국인들 보면 대부분 홍콩 음식이 입에 안 맞다며 기숙사에서 요리를 해 먹더군요. 홍콩에 한인 마트가 여러 군데 있긴 하나 원하는 바로 그 제품을 찾기 힘들 수 있으니, 여유가 되신다면 조미료나 소스 종류를 챙겨가셔도 좋겠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홍콩 물가가 소문만큼 사악하진 않습니다(집값은 사악하긴 합니다). 서울 물가와 비슷하거나 살짝 높은 편이라고 느꼈습니다. 캠퍼스에서 학식을 먹으면 7천원 안에서 대부분 해결됩니다. 바깥에서 먹어도 차찬텡(홍콩의 김밥천국 같은 느낌입니다) 등의 적당한 로컬 음식점으로 가면 만원 초반 대 안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베이커리는 오히려 한국보다 저렴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는 홍콩이 살짝 더 높은 편인 것 같습니다.

 

다만 조금이라도 고급진(?) 곳을 가려고 하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특히 홍콩에서 한식 먹으면 가격이 한국의 기본 2배입니다. 일식과 양식 레스토랑도 한국보다 홍콩이 더 비쌌습니다(서비스 차지도 10% 붙고요).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셔도 한국보다 20%쯤 비쌌고, 괜찮은 바에 가면 칵테일 한 잔에 기본 2만원선부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 식당

중문대는 캠퍼스가 넓은 만큼 학식당도 곳곳에 많이 분포해 있습니다. 대부분 맛있지는 않습니다. Shho 캔틴이나 Morningside 캔틴은 정말 가지 않는 걸 추천드립니다. 제 경우엔 Chung Chi College 캔틴이 위치가 좋고 영업시간이 길어 자주 이용했습니다. 청치 칼리지 소속이면 음료도 무료로 주십니다. Siu Mei라는 홍콩식 BBQ 덮밥과 똥랭차(iced lemon tea)의 조합이 무난하게 먹을 만했습니다.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New Asia 캔틴의 치킨 덮밥, Wu Yee Sun 캔틴의 삼송판(Three dishes with rice) 정도가 인기 있었습니다. 그 밖에 에비니저 케밥, 서브웨이 등 외부 음식점도 입점해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 의료

홍콩중문대 학생이면 무료로 진료받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캠퍼스 내 위치한University Health Centre(https://g.co/kgs/uWViTnZ )입니다. 예약 없이 워크인할 경우 인원이 다 차면 진료를 못 받을 수 있어서, 아침 일찍 오픈런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는데 이곳에서 무료로 진료받고 약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 근처에는 CUHK Medical Centre도 있습니다. 규모가 크고 질이 좋은 대학병원이라, 건강상 심각한 이슈가 생기시면 이곳을 방문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은행

꼭 홍콩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홍콩 계좌가 있으면 현지 친구들에게 자유로운 송금이 가능하고 옥토퍼스 카드에도 바로 이체가 가능해 편리합니다. 주변을 보면 보통 1학기 교환학생은 그냥 자국 계좌를 쓰는 경우가 많았고, 1년 교환학생일 경우에는 HSBC 등에서 계좌를 개설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더불어 1년 교환학생 친구들은 Hong Kong residency card를 따로 발급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는 홍콩 계좌도, 홍콩 신분증도 발급하지 않았지만 생활에 별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저는 홍콩에서 보통 트레블월렛 카드와 롯데의 마스터카드를 사용했습니다. 다만 홍콩은 여전히 현금이나 옥토퍼스카드의 사용이 훨씬 용이하니, 자주 돈을 인출해두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캠퍼스 내 HSBC 은행에 ATM기가 있고, 홍콩 지하철 역 대부분에 ATM기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 교통

학교가 넓긴 하나 셔틀 버스가 잘 돼 있어 다니기 용이합니다. 셔틀버스는 무료인데다가 노선도 다양하고 운행 시간이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11시 반까지라 편리했습니다. 캠퍼스 안에 university station이라고 지하철역이 있습니다. 홍콩 지하철이 워낙 잘 돼 있어서, 중문대가 꽤 외곽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저곳 다니기 편했습니다. 큰 쇼핑몰이 있는 shatin 역까지 10분, 홍콩 중심지인 central까지는 45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홍콩에서 버스와 지하철로 갈 수 없는 곳은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 홍콩 섬 쪽으로 가신다면 더욱 저렴하고 낭만 있는(?) 교통수단 트램을 이용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통신

저는 처음에 로밍을 해서 갔었는데, 생활하다 보니 홍콩 전화번호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유심을 따로 구매했습니다. 유심의 경우 가장 유명한 것은 SOSIM입니다. 왓슨스나 퓨전 등의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1개월에 30HKD 정도로 풍부한 양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 번 구매해 놓으면 SOSIM 어플을 통해 편하게 데이터 충전이 가능합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동아리는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도 동아리 활동을 한다는 로컬 친구들은 거의 보지 못했고, 기숙사 학생회나 운영위원회를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중문대는 스포츠 동아리가 잘 돼 있다고 하니 확인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홍콩에 있으면서 중국 본토, 마카오, 그리고 베트남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중국여행의 경우 홍콩과의 접경도시인 선전 시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인은 대사관에서 중국 비자를 발급받아야 본토 입국이 가능한데, 선전 시의 경우 5일간의 임시 도착 비자를 끊어줘서 간편히 입국이 가능했습니다. 홍콩과 다르게 선전은 구글맵 등이 먹통이라는 점, 영어가 한 마디도 통하지 않는다는 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알아야 안전하고 편리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카오의 경우 홍콩과 같은 특별행정구 개념이라 비자가 필요 없습니다. 홍콩에서는 버스 혹은 페리를 타고 갈 수 있는데,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했습니다. 대부분 당일치기로 많이 다녀오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시험 전에 수업 없는 주인 reading week를 활용해 베트남에 다녀왔습니다. 홍콩은 동남아권과 인접해 있기에, 베트남 역시 2시간이면 갈 수 있었습니다. 홍콩 저가 항공인 홍콩익스프레스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비행기표를 예매할 수 있습니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로도 많이 여행을 가는 것 같았습니다.

 

홍콩 내에서도 많이 여행을 다녔었는데, 홍콩 행정구 자체는 작지만 이곳저곳 다양한 매력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홍콩 중심지 센트럴의 도회적 야경 뿐 아니라, 산과 해변 등 자연을 감상하러 갈 곳도 많고, 신계(New territories) 지역에서는 복작복작한 로컬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교통이 잘 돼 있는 만큼 홍콩 구석구석을 다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홍콩의 치안 수준은 매우 우수합니다. 특히 밤에도 야경이 화려하고 사람들이 복작복작해서 늦은 시간까지 많이 돌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국만큼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으니 항상 안전 관리에 유의하시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2020년부터 생긴 홍콩 국가보안법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을 줄로 압니다. 국가보안법이 홍콩 사회상을 크게 바꿔놓긴 했지만, 외국인인 저희가 실효적으로 처벌받을 일을 생각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만큼 수업시간에 홍콩/중국 정치를 논할 일이 많았었는데, 나름의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이 가능했습니다. 주변 친구들과 영어 및 한국어로 홍콩의 바뀐 사회상에 대해 이야기한 적도 많았지만 딱히 국가보안법에 의한 처벌을 걱정한 적은 없습니다. 물론 작정하고 홍콩 독립 등의 예민한 사안을 인터넷상에서 추진한다거나 하면 당연히 위험하겠지만, 일상적으론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기숙사 침대에는 매트리스만 있습니다. 베게나 이불 따위는 한국에서 미리 가져가시거나 현지에서 구매하셔야 합니다. 저는 shatin 역의 이케아에서 침구류를 전부 구매했습니다. 늦은 밤에 홍콩에 처음 도착하시게 되면 기숙사 체크인도 못하거니와 침구류 살 시간도 없으니, 오후 2~3시쯤 중문대에 도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더불어 홍콩이 영어가 그렇게 잘 통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영어가 통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곽 지역 로컬 식당에서는 영어가 안 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광둥어를 조금이라도 익힐 수 있으면 좋습니다. 특히 광둥어 숫자를 알면 주문 나올 때 빠르게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중문대 측에서 학기 시작 즈음에 Survival Cantonese Class를 열어주시니 꼭 수강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놀랍게도 캠퍼스 내에서도 영어가 안 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학식당이야 손짓 발짓으로 소통하면 되는데, 문제는 기숙사 관리인 분들도 높은 확률로 영어를 못하신다는 겁니다. 저는 특히나 거주자 대부분이 로컬인 기숙사에 배정돼서 체크인할 때 꽤나 애먹었습니다. 다행히 체크아웃은 현지인 친구가 도와줘서 무사히 끝냈었는데요. 이런 상황을 대비해 기숙사에서 홍콩인 친구를 사귀면 좋습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솔직히 첫 한 달 간은 교환 괜히 왔다 싶었습니다. 홍콩이란 도시에 정 붙이기도 힘들고, 외국인들과의 가벼운 친구 관계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수업도 재미가 없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마법처럼 교환생활이 만족스러워지더군요. 시간이 가는 하루하루가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홍콩의 후덥지근하고 복잡한 거리가 좋아졌고, 다양한 사람들과 가볍게 친교를 맺는 것도 즐기게 됐습니다. 홍콩에 있어도 홍콩에 대한 향수를 느꼈습니다. 마지막에는 제가 홍콩을 사랑한다고까지 말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비록 중국화가 가속화되고 영어도 종종 안 통한다지만 여전히 홍콩은 너무나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더 많은 분들이 홍콩 교환학생에, 혹은 홍콩 자체에 관심 가져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개월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저는 정말 많이도 변형됐습니다. 내향적이고 융통성 없던 저였는데, 어느새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즉흥적인 것들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타지에 나를 내던져 보지 않았다면 절대 생각하지도 못했을 변화들입니다. 이토록 귀중한 경험을 하게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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